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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저르 Mar 05. 2025

부동산 가치로 버텨온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회생절차, 유통 시장의 구조적 변화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997년 대구에서 첫 매장을 연 이후 테스코에 인수되며 외형을 키웠고, 홈에버(구 까르푸)까지 흡수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장해왔다. 현재도 이마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브랜드로도 소비자들에게 익숙하다.


2015년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매각할 당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7조 2,0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이를 인수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대형마트의 현금창출력과 부동산 자산 가치를 감안하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매물이었다. 국내 주요 유통사는 대형 부지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그 자체로 상당한 부동산 가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의 패러다임 전환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유통업계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쿠팡과 네이버는 온라인 중심의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며 빠른 배송, 가격 경쟁력, 구독 모델 등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며 소비자들의 유통 경험을 온라인 중심으로 고착화시켰다. 결과적으로 이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들은 경쟁력을 점차 상실해갔다.


지금의 대형마트가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코스트코는 초저가·대량구매·회원제 모델을 통해 여전히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백화점들은 체험형 매장으로 변신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매장 구조조정과 부동산 매각을 이어오며 사업의 방향성을 잃었다.


MBK의 전략, 회생절차 이후의 방향성


이번 회생절차 신청은 단순한 적자 누적이나 경영 실패로 인한 것이 아니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핵심 매장들의 부동산을 개발업체에 매각하며 상당한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홈플러스의 이번 결정은 사업 위기가 아니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재무적 선택에 가깝다.


다만, 이번 사태는 대형마트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오프라인 매장은 대량구매 기반의 저가형 유통이나 프리미엄 전략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는 자체 브랜드 강화나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이 부족했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유통업의 새로운 승자들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글로벌 자본이 온라인 유통업에 집중되고 있으며, 중국계 유통기업들까지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온라인 기반 유통 기업들이 부상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가 여전히 상당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붕괴 가능성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의 내재적 성장보다는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 회수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결국 홈플러스의 사례는 유통업이 부동산 중심의 운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이제 유통업의 성공 방정식은 명확해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혁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대형마트 업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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