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아무 약속도 없이 집에서 떨어진 곳으로 떠났다 오기로 한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집에 있는 게 지겨우면서도 한 발짝 나가는 게 귀찮아서 자꾸 집에 있게 되는데, 사실 그 시간은 아주 위험하기 때문이다. 점점 무기력의 힘에 끌려가기 때문이다.
4년간의 지방살이를 마치고 굳이 다시 집값도, 생활비도 비싼 수도권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 이유는 대중교통의 편리함과 어디든 갈 곳이 있다는 점이었기 때문이었으니까.
이번 주는 신촌이다.
준비를 마치고 선 버스정류장에 가장 먼저 온 버스도 다행히 신촌행이다.
버스에서 내려 늘 가던 아래쪽이 아닌 위쪽으로 움직인다.
신호등도 없는 좁은 찻길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이 줄지어 핸드폰 카메라로 무언가 찍기 바쁘다.
'뭐지?'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만개한 벚꽃나무의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나도 나도!'를 속으로 외치며 핸드폰을 꺼내 든다.
오늘 안 나왔으면 이 광경을 놓칠 뻔했다.
이번 주말에는 비소식이 있으니까.
안 들르면 아쉬운 쇼핑몰 1층에 들어서자 빈티지 팝업이 나를 불러 세운다.
컬러감이 예쁜 맨투맨 티를 점찍어 두고 이따 가는 길에도 생각나면, 그리고 아직 팔리지 않았다면 데려가야지 하고 위층 그리고 그 위층을 둘러본다.
커피가 질리던 차에 특이한 음료를 파는 카페에서 커피보다 2배는 비싼 고급 건강 음료를 마신다.
이제 슬슬 쇼핑몰에서는 벗어나야겠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가 아까 점찍은 옷을 찾는다.
역시 너는 내 것이었구나. 나랑 가자.
건너편 홍익문고.
와~나 대학생 때도 있었던 서점인데.
그렇다고 특별한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브랜드 서점, 프랜차이즈 매장 등 사이에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반갑기도 신선하기도 하다.
입구에는 무슨 책이 들어있을지 알 수 없는 랜덤봉투가 있다.
오늘 이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도, 필요에 의해서도, 의무감으로도 선택하지 않기로 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마음에 끌려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른다.
이번 주 그냥,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여행
기분 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