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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Feb 18. 2025

사람 참 피곤하게 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걸 좀 고쳐야겠더라?


작가님이 또 내 방으로 쪽지 하나를 들이미신다. (마치 주문서 같다.) 받아 보니 꼭 고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고치신다고 한다. 뭐, 다 작가님의 깊은 뜻이 있으신 거니 두말없이 고치고 보...려는데?


-아부지?

-왜?

-근데 그때 해양경찰청이 있었어요? 60년대 초에?


나는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모드가 되어 송곳처럼 작가님을 쑤신다. 소설은 허구지만 그 안에 담긴 모든 내용은 사실에 바탕을 두고있어야 한다는 주의다. 대충은 없어야 한다, 되도록 말이다.


-몰러. 그냥 그렇게 써라.


눼?


뭐라고요? 작가님, 그런 무책임한 말씀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작가님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3년 가까이 글을 뜯어고치다 보니 좀 질리고 물리신 거다.(작가는 자기 글에 질릴 때가 수시로 온다. 그리고 나 같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가 자꾸 고치라고 부추기면...)가제본까지 나온 마당에 '처음부터 다시'라는 마음으로 작업하면 정말 이 소설책이 세상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허점투성이 같은 게, 바로 자신의 글이니까.


그래도 그건 아니고요. 제가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선언하고 인터넷을 싹 다 뒤지기 시작한다.


해양경찰청 누리집에 들어가서 연혁을 확인한다 → 수상 관련 법률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살펴본다 → 해양경찰청이라는 명칭이 변경되었던 시점을 알아낸다 → 이전 명칭으로 검색한다 → 국가기록물 사이트로 연결된다 → 해당 용어를 집어넣고 구체적 연혁과 업무를 확인한다 → 작가님께 보고한다


그리하여 탄생한 변경 전후의 글.

<변경 전

사진



<변경 후

인디자인 사진 혹은. 글로...



엄마에게 '변경 전' 문구를 들려드렸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는 아무 언질도 없었는데 곧바로 이리 말씀하심.)


"근데 그때 해양경찰청이 있었어? 헬리콥터로 환자를 나를 시기도 아닌 것 같고."


이것 봐요, 아부지. 독자가 바로 알아차리고 지적한다니까? 작가님은 그제야 수긍한다. 그래, 정확한 용어로 다시 한번 써 봐라. 그리해서 우리는 1961년을 기점으로 어업 관리 업무나 해양의 범죄자 관련 치안은 '해무청' 소속 '해양경비대'가 이끌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 용어를 소설에 넣기로 합의를 본다.



이런 사달(?)이 나는 이유는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아버지의 소설은 시대적배경을 현재로 설정하지 않은 소설이라 신경 쓸 일이 더 많았다. 에세이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해 보았지, 소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인 나도 처음이라 조심스러웠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여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힘을 기울였다. 내가 소설의 독자였을 때를 가정하고, 독자가 의구심을 품을 만한 부분은 작가님과 함께 파헤치고 또 파헤쳤다.아무리 처음 정해진 줄거리가 있다 해도 독자의 끄덕임을 받지 못하는 과정과 결말은 큰 의미가 없다.


원고지로 머물렀던 글을 그럴듯한 소설로 만드는 일은, 작가님뿐 아니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에게도 어렵고도 지난한 길이었다.무엇보다도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세부적인 정보 또한 독자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 내 소설을 대체 누가 읽겠어? 라고 우리 같은 무명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나 무명작가는 이리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 읽든 읽지 않든, 작가님과 내가 안다.
최선을 다했는지, '대충' 넘어가고 말았는지.


그러다 보니 총작업에 2~3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로서 (작가님을 향해) 막바지 민원도 자꾸 늘어만 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민원1: 그때 젊은 사람들은 사투리를 덜 썼어요? 아버지 소설 속 젊은 주인공들이 여기 이 장면에서 죄다 서울말을 쓰는데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민원2: 여기서 여자 주인공 화가 이유정이, 왜 갑자기 주인공이랑 연결되는 것 같은 분위기죠? (의도하지 않으신 것 같지만).매우생뚱맞은데요? 이야기의 흐름을 꺾지 않나요? 갑자기 잘 나가다가 주제에서 벗어난 듯.
편지자 민원3: 고수레, 를 고시네, 고시네, 라고 방언으로 불렀던 거 확실해요? 확실하다고요? (그래도 한 번 더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사전으로 방언 여부를 확인한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민원4: 아버지 '몰초'라는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데, 사투리예요? 아버지 의도와 비슷한 말이 '절초'라고 있는데 이걸로 쓰면 어때요?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민원5: "확실해요? 네? 진짜요? 확실해요?" (내가 가장 많이 했던말이기도 하다.)


서슬 퍼렇게(?) 달려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때문에 아버지는 그래그래, 알아서 해라, 그게 맞겠다, 이렇게 동의해 주실 때가 많았다. 물론 끝까지 굽히지 않아야 하는 '작가만의 고유 영역'은 당연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로서 한 발 물러서서 존중해 드린다.32000자는 소설가의 것이고, 그것들을 어엿한 소설로 만들어 낸 사람은 분명 작가님이시니까.

(그리고 아버지가 나의 작가님이라 이렇게 몰아세울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서 오늘의 작업은 여기까지!

를 외치고 나서 돌아보니 작가님이 뭔가 내게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이다.


-그런데넌 좀..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서...

-왜요, 뭐요?

-좀 그래.

-그런 게 뭔데요?


너무 혹독해. 작가들이 너랑 작업하면 좀...



좀 뭐요? 피곤했겠다고요? 피곤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고요?


부정하지 않고 돌아서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시는 작가님...


그래, 나도 부정하지 않겠다. 늘 흐리멍덩하고 덤벙대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남의 글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할 때만큼은 좀 표독스러워진다. 예전에 동생 동기가 한국어 감수를 요청해서 나와 동생이 한꺼번에 감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주 무~~서운 자매들'이라는 평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 자매가 좀.. 글을 너무 헤집어 놓긴 했지.)


사람을 들들볶고 피곤하게 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내가 들어도 질린다.그래도 난 멈추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 소설이 세상에 나올 때까지,


그치지 않고 볶을 테다.

계속해서 작가님의 글을 지지고 부치고 볶아서,

아주 그럴듯한, '소설 같은 소설'로 내놓고 싶다.



그게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선택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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