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흥분을 잘하고 과장이 심하고 격하고 감정적이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 중 셋째인 알렉세이가 그나마 가장 차분하고 온순하다. 첫째인 드미트리는 심성 자체가 못 돼먹은 건 아닌 것 같지만 발작적이고 방탕하며 둘째 이반은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매사에 냉소적이다. 셋 다 나이 차이는 크게 나지 않고 고만고만할 텐데 드미트리의 경우 체감상 마흔은 훌쩍 넘은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인지. 카지노 게임만 역시 최고로 미친 것 같아 보이는 인물은 그들의 아버지인 표도르 파블로비치인데 이들 중 가장 망나니 같다. 이것은 아직 고작 1권에 대한 느낌일 뿐이며 2권부터는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1권을 읽는 중 떠오른 단상들.
- 아버지인 포도르를 포함한 네 명의 카라마조프들은 돈이 좀 있는 사람들, 즉 평민은 아니었으며 정신 차리고 살았다면 충분히 훌륭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전적인 것과 별개로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 못카지노 게임 환경에서 자라난 이들은 역시 조금씩 일그러진 인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카지노 게임 생각.
- 대체로 등장카지노 게임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철딱서니가 없다. 그렇지만 여자들은 스스로가 그런 대접을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듯하다. 역시 시대적인 분위기가 그랬던 것이겠지.
- 스네기료프가 알렉세이에게 울면서 한 대사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내가 받은 치욕의 대가로 당신네들에게 돈을 받는다면, 카지노 게임 아이한테 내가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인간을 두고 '짐승같이' 잔혹하다는 표현을 쓰는 일이 더러 있지만, 짐승들 입장에서 보면 이건 너무나도 부당하고 모욕적인 소리야. 짐승은 절대로 인간처럼 그렇게, 그러니까 그렇게 기교를 부려서, 그렇게 예술적으로 잔혹하게 굴 수는 없거든.
악마가 존재카지노 게임 않아서 인간이 악마를 창조해 냈다면, 인간은 그것을 자신의 형상과 모습에 따라 창조했을 거야.
조시마 장로의 청소년 시절과 미래를 결정적으로 바꿔놓은 결투가 등장한다. 결투 전 그는 당번병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쳐 피투성이로 만든 후 급작스럽게 뉘우치고 목숨을 걸며 결투를 포기한다. 이후 과거에 살인을 했고 완전범죄를 저질렀던 남자의 방문을 받는데, 카지노 게임 보니 그는 조시마 장로의 결투 장면을 보고 용기를 얻은 자였다. 그는 그날 이후 스스로의 죄를 광장에 나가 모든 이들에게 공표하며 영혼을 치유받고자 하지만 그다음에도 그다음에도 그 다음번에도 행하지 않고 오히려 구원받고자 본인이 제 발로 직접 찾아갔던 이에게 증오를 느끼고 결국 그를 죽이려는 마음까지 갖게 된다.
지금과 달라지고자 안 하던 선택을 카지노 게임만 시간이 지난 뒤 그 선택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준 이를 오히려 피하고 합리화하다가 심지어 그를 원망하게 되는 경험.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심리까지 표현해 내는 저자에게 그저 감탄할 뿐.
조시마 장로의 죽음 이후 민중들이 보인 군중심리도 주목할만하다. 칭송하며 받들던 그의 죽음 이후 뭔가 '위대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 기대한 그들의 코에 시체 썩는 냄새가 나면서 동요카지노 게임 사람들과 함께 흔들리는 알료샤. 인간의 얄팍한 믿음은 이렇게 무너지기 쉽고 볼품없고 하찮은 건가 싶고.
2권 후반까지는 당연히 드미트리가 아버지를 죽였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드미트리가 광기에 휩싸여서 내달렸던 날, 그날 이후 행적,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그들의 시선에서 그려진 드미트리가 새롭다. 1권을 읽을 때는 몰랐으나 2권을 읽으며 알게 된 모습은, 오히려 세명의 형제들 중 가장 순수하며 연약한 존재일 수도 카지노 게임는 것.
3권의 핵심적인 인물은 막내 알료샤다. 그는 아버지를 죽인 혐의로 붙잡힌 드미트리와 그런 형을 혐오하면서 동시에 죄책감에 허덕이며 섬망증을 앓는 둘째 이반, 그리고 카체리나와의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끌어간다. 대망의 재판 전날, 둘째 이반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형의 공판을 앞두고 알게 되지만 그가 갖는 심리적 갈등과 죄책감으로 미쳐가는 과정을 제3의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세심하게 표현했다. 물론 섬망증으로 인한 환영일 뿐이지만, 환영이며 동시에 이반 자신이기도 한 '그'의 등장으로 서로 언쟁을 카지노 게임 부분이 꽤 인상 깊다. 물론 그 대화 중 1/3은 뭔 소린지 못 알아들은 것 같지만.
드미트리의 재판이 드디어 열린다. 페테르부르크에서 초빙된 피고 측 유능한 변호사인 페츄코비치와 검사인 이폴리트 키릴로비치의 논고에 할애된 지면만 1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양이다. (물론 비유하기 좋아하고 장황한 문체도 한몫하지만) 저자는 재판 과정에서 보이는 각 인물의 섬세한 묘사와 심지어 법정에서 재판을 참관카지노 게임 무리들의 이중성까지 놓치지 않고 그려냈다.
검사의 열렬한 논고를 읽다 보면 이미 진실을 카지노 게임 있는 독자조차도 '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군. 달리 방법이 없잖아?' 하며 휩쓸리다가 페츄코비치의 입장을 뒤집은 명료한 논고가 시작되면 반전되는 법정 분위기에 또다시 휩쓸리게 된다. 그렇게 드미트리의 무죄가 밝혀지길 기다리는 사람들과 책을 읽고 있는 독자는 이어 판결되는 어이없는 한 줄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드는데 이게 또 묘미다.
책의 결말이 좀 급하게 끝난 것처럼 느껴졌고 일류셰치카의 장례식에서 보여준 알료샤의 모습에 이렇게 갑자기 도덕적이고 희망적인 마무리라니? 카지노 게임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관련해서 좀 찾아보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완성이 되지 않은 미완의 작품이라는 글을 보았다. 최초 구상했던 두 편의 이야기 중 한 편일 뿐이라고. 아니 지금도 이렇게 긴데...?
종교, 문학, 철학 등 다양한 소재들이 활용되고 유희로도 쓰이고는 했는데, 나의 지식이 짧아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는 없어 아쉬웠으나 몰라도 완독 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단, 한 챕터는 흥미롭게 그다음 챕터는 힘겹게 읽히는 시간의 반복이었을 뿐.
저자의 글은 인간의 밑바닥, 구역질 나는 비열하고 지질한 심리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미 카지노 게임 있을지라도 의식하지 않으면 곧 잊혀질 감정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기어코 독자에게 글로 이해시키는 점이 놀랍다. 심리 묘사의 대상은 어린아이이기도 하고, 일흔 살 노인이기도 하다. 책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내가 아는 작가들 중 인간의 내면을 그보다 더 잘 표현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