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제출된 조력사법 관련한 현지 반응 그리고 이야기
세상에 의지 있으면 못 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암 환자의 보호자로 병원에서 만난 세상은 만사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작고 무력한가를 실감케 한다.
아무리 의술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몸에서 진행되는 죽음의 과정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 밖이다. 말기 환자는 거미줄에 걸린 곤충처럼 저항할수록 더 집요하게 조여 오는 힘과 마주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환자가 되어 빠져드는 블랙홀을 옆에서 속절없이 바라보는 무력함은 큰 좌절감과 상처가 된다.
대부분 말기 환자들은 병 뿐만 아니라 그 합병증까지 더해져 극심한 고통을 경험한다. ‘삶에 대한 의지’가 ‘희망, 애원, 원망, 포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토록 원하던 삶도 이제는 떠나야 할 때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단계에 선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마지막 존엄의 기회를 주자는, ‘조력사법(Assisted dying bill)’이 현재 영국 의회에 상정되어 있다.
영국 조력사법은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성인이 자신의 삶을 마칠 수 있도록 의학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때 본인이 분명한 자기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 결정에 대한 두 명의 의사 확인, 법원 판사의 인정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 덧붙여져 있다. 법원 판사의 인정을 통과하는 데에만도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 대상자가 이 법안의 적용을 받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국 의회에서는 관련해 갑론을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는 조력사법의 투표권을 가진 각 지역의원(MP)들에게 소속당의 노선을 감안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투표하라 공식적으로 주문하면서, 정부는 중립적인 입장임을 강조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생의 마지막 개인 존엄성을 존중하자는 목소리와 생명을 법이 논할 수 있는 영역인가 하는 쪽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 법안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삶의 질과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연명의료결정법을 통해 소극적 안락사는 허용되고 있으나, 존엄사와 같은 적극적 안락사는 법적으로 금지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내가 만약 조력사를 고민할 단계가 된다면?’ 스스로에게 묻는다. 도움을 받는 인위적인 죽음이 내가 꿈꾸는 자연스러운 삶의 선택은 아니겠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요청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영국 이민자로써 이번 조력사법의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