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클라베 를 통해 짐작해보는 현재의 바티칸 교회
영국 부활절 휴가는 2주가 넘는 긴 연휴다. 올해 우리 가족은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을 떠났다. 바티칸시티에 숙소를 정했는데, 얼마 전 세례 받은 딸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바티칸 시티 내, 조금만 걸어 나오면 바로 세인트 폴 성당의 돔이 보인다. 아침 산책에 나서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순례단들이 형형색색의 이름표를 달고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지역 주민 마냥 아침저녁 세인트폴 광장으로 산책할 수 있는 경험은 특별했다.
4월 6일 일요일, 평소와 같이 온 가족이 일요미사에 참석하러 나선다. 오늘은 세인트폴 광장이다. 서두른다고 나섰음에도 이미 광장에는 수백 명의 교인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나는 운 좋게 다른 순례그룹에 섞여 단상 바로 옆 자리를 배정받아 자리를 잡았다. 수십 명의 사제들이 도열해 미사 진행 준비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유난히 하늘은 높고 푸르렀으며, 이탈리어로 진행되는 미사여서 말씀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평소 미사 때처럼 차분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사 말미, 갑자기 주위가 웅성웅성 부산해지기 시작했다.
오랜 병상생활로 외부 활동이 없으시던 프란체스코 카지노 가입 쿠폰님이 휠체어를 타고 나서신 것이다. 사람들은 일제히 함성과 함께 '비바 파파'를 외치기 시작했다. 아직 회복 중이신 모습이었지만, 마이크를 통해 ‘모두에게 축복을’이라고 축사를 하시는 모습을 직접 뵈니 큰 고비는 넘기셨나 보다 했다. 유난히 시끄러운 요즘, 세계 지도자이자 어른으로써 자리를 지켜주시니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의 안녕을 기도했다.
3주가 지난 부활절 연휴 마지막날 월요일 아침, 프란체스코 카지노 가입 쿠폰님의 선종 소식을 접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부활절 일요 미사에 참석하시고 산소호흡기도 없이 군중 속에서 퍼레이드를 하시는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접했던 터라 어안이 벙벙하다.
지난 2월부터 카지노 가입 쿠폰님의 위중했던 병원생활을 감안했을 때 가톨릭 각료 사이 다음 카지노 가입 쿠폰을 선출할 이미 많은 준비가 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의 빈자리는 놀랍고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딸들과 함께 콘클라베(Conclave) 영화를 본다. 2025년 아카데미, 바프타 등 세계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로, 심장마비로 갑자기 선종하신 카지노 가입 쿠폰을 대신할 다음 카지노 가입 쿠폰을 선출하는 바티칸 사제들의 상황을 묘사한 작품이다. 새 카지노 가입 쿠폰 선출을 위해 앞으로 진행될 상황을 영화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콘클라베(다음 카지노 가입 쿠폰을 선출하는 과정)를 주관하는 로렌스 경(랄프 파인즈)은 투표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후보자의 자질을 살피고 투표 과정을 세심히 관장한다. 선거 과정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이 뽑히는 때까지 참여자들은 외부와 연락이 불가능하고 지정된 장소에서만 생활한다. 참여자 삼분의 이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는 계속된다.
카지노 가입 쿠폰청 내 성, 인종, 언어, 문화, 지역 등 다양한 배경의 추기경들이 모였다. 야심을 품은 자, 급진적 전통 가톨릭관을 가진 자, 성추문을 가진 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그간 물밑에 있던 사제들의 사생활, 카지노 가입 쿠폰청의 비리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의심을 품는 것 그리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우리 종교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내면적 번뇌와 종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끊임없는 고뇌와 어려움이 묘사된다. 결국 다름에 대한 포용과 이해를 위한 노력이 종교의 근간임을 항변하고 있다.
은밀하고 내밀한 콘크라베 과정과 주변 상황을 영화 속에서 상세히 표현하고 있어 기본 지식이 없던 나도 충분히 따라가며 영화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 반전이 이어지며 영화는 끝까지 관객들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영국 문화의 뿌리는 대부분은 가톨릭 문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부활절 전 사순절 40일, 이 기간 동안 먹는 음식들은 청렴하고 간결하도록 한다. 얇게 부친 밀전병에 설탕과 레몬즙을 뿌려먹는 팬케이크 데이, 사순절 마지막날에는 밀가루에 건포도와 레몬, 계핏가루 등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흔한 향료들을 넣어 핫크로스번 빵을 굽는다. 예수가 돌아가신 날은 고기 섭취를 금하고 대신 생선을 먹는 굿 프라이데이, 예수가 환생하신 부활절은 오븐에 구운 두툼한 고기와 음식들을 만들어 잔칫상처럼 든든히 준비한다.
참석한 부활절 미사에서 신부님은 의심과 배척으로 예수의 희생을 낳게 한 우리들은 그 '원죄'를 잊지 말고 겸허하게 기도하는 삶을 살라 말씀하신다.
종교가 인간에게 묻는 원죄란 옳음에 의심 없는 자아, 다름에 대한 근거없는 거부감이 아닐까 영화 말미 생각해 본다.
전 세계가 극적인 대립의 상황을 향해가는 어려운 시기에 민중을 보듬고 평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종교적 지도자의 탄생을 기원하며, 항상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고자 평생을 살아오신 카지노 가입 쿠폰 프란체스코님의 영면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