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물은 언제나 즐거워.
매년 2월 말쯤 되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학원 시간표를 짜느라 분주하다. 우리 집도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 후 수업과 피아노, 미술, 영어 학원 따위를 요리조리 짜 맞추는 시간표 테트리스에 며칠이나 머리를 맞댔다. 다행히 크게 붕 뜨는 시간 없이 예쁜 테트리스를 완성했다. 그래도 해가 질 때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것은 아이도 우리 부부도 원하지 않았기에, 아이의 귀가시간은 4시 무렵으로 수렴되었다. 내가 사무실에서 6시에 칼 같이 퇴근한다고 해도, 아이는 두 시간가량을 혼자 집에 머물러야 한다.
그래서 남편의 복직을 앞두고 가장 먼저 주문한 물건은 카지노 쿠폰, 홈캠이다. 요즘 세상에 없는 집이 드물다는 홈캠이지만 우리 집에는 지금껏 둘 일이 없었다.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라 봤자, 가끔 우리 부부가 산책을 다녀오거나 멀지 않은 마트에 잠시 다녀오는 정도였으니까.
처음 홈캠 설치를 제안했을 때, 남편은 반대했다. 홈캠이 있다고 해서 내내 쳐다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카지노 쿠폰의 안전은 휴대전화로 확인하면 될 일이라는 이유였다. 머리로는 남편 말에 동의하면서도, 내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막상 매일매일 두 시간 넘게 카지노 쿠폰 혼자 집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이지 않더라.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남편은 기꺼이 한 발 물러났다.
택배상자가 카지노 쿠폰 도착한 날, 나는 신이 나서 박스를 개봉하고 설명서를 읽기 시작했다. 뽀르르 아이가 다가와서 물었다.
"엄마, 그게 뭐야?"
"이거 카지노 쿠폰야. 거실에 설치하려고."
"왜?"
"별이가 안전하게 잘 있는지 확인하고 그러지."
"안돼. 하지 마."
이런, 홈캠 설치에 동의를 얻어야 하는 가족이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예상하지 못한 아이의 반대에 부딪혔다. 자기에게도 사생활이 있다는 아이의 항변에, 콩알만 한 게 무슨 사생활이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
"별이 휴대전화에 엄마가 앱마다 사용시간도 정해놓고, 위치도 확인할 수 있잖아.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 카지노 쿠폰도 똑같아. 별이를 감시하려는 게 아니라, 집안이 안전한지 살펴보려는 거야. 별이가 혼자 있을 때 위험한 상황은 없는지 엄마가 밖에서도 볼 수 있어야 마음이 놓여. 별이가 이해해 주면 안 될까?"
아이의 방 안은 볼 수 없고, 단지 거실과 현관을 살펴볼 뿐이라는 거듭된 설명과 카지노 쿠폰를 계속 쳐다보고 있지는 않겠다는 약속 끝에 마지막 가족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동의를 얻기가 참으로 힘들었다는 사정이 무색하게, 막상 홈캠을 설치하고 나니 제일 신난 것은 아이였다. 카지노 쿠폰 돌아와서 아이는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지금 카지노 쿠폰 봐봐!"
그 한마디를 끝으로 전화는 뚝 끊겼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황급히 홈캠 앱을 열었더니, 화면 속에서 귀여운 아가씨가 훌라훌라, 엉덩이를 삐쭉삐쭉 흔들며 춤을 추고 있었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음성 지원 버튼을 누르고 말했다.
"너무 멋진 춤을 봐서, 엄마 행복해졌어."
함박웃음이 더 커진 카지노 쿠폰가 화면 속에서 외쳤다.
"엄마, 내가 가끔 한 번씩 또 춰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