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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짱 Feb 13. 2025

헤드헌터의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


헤드헌터들 사이에 채용이 시작된 지 오래된 오더를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라고 부릅니다. 그에 대한 기준은 제각각이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채용 포지션이 오픈된 지 3개월 정도가 지나면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의 기준에 들어가지 않나 합니다. 때로는 6개월, 1년이 지나도 채용이 되지 않은 오더들도 흔치 않게 발생합니다.


많은 헤드헌터들은 이러한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를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오랫동안 채용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에서 요구하는 인재의 기준이 '매우 높다'라는 것이고, 대부분 포지션에 적합한 경력과 역량을 갖춘 분들은 이미 다수의 헤드헌터들에게 제안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컨택할 후보자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된 포지션은 우선 회사에서 정말 채용의지가 있는 것일까 하는 우려도 되기 때문에 헤드헌터 입장에서는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특히 기한을 정해두고 서류 접수나 면접을 진행하는 중견기업 이상이 아닌 스타트업 들은 상시 채용으로 인원을 뽑고 있으며 한 명, 한 명의 역량과 컬처핏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높기도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느끼는 희열(?)이 있기에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많은 후보자들이 지원을 하고 탈락을 하면서 거기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기도 합니다. '묵은' 만큼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에 대한 기준이 더욱 또렷해지고 명확해지기에 헤드헌터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명확해진 기준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명확하다면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오히려 다른 많은 헤드헌터들이 포기하고 더 이상 찾지 않는 '보물섬'같은 오더들을 가지고 끝까지 파고드는 것을 선호하는, 다소 변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특히 제가 처음 거래를 맺은 고객사들의 경우 회사의 문화를 파악하고 적합한 인재의 추천을 성공하는데 3개월에서 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 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인사담당자분과 소통하며 가장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그 과정이 저에겐 보람된 시간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점점 흐르며 회사와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무료 카지노 게임지'만큼 깊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오더'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묵은지'처럼 묵직하고 깊은 맛이 있는 오더가 아닌가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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