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로부터의 사색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기계다.
정지하고,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고, 후진도 하지만 가장 큰 목적은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 목적지는 대개 나로부터 먼 곳에 있다. 그러하므로 더 효율적으로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자동차는 발명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매일 이용한다.
운전을 하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카지노 게임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이 자동차의 그것을 닮은 것인지, 자동차가 카지노 게임의 순리를 따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간혹, 앞으로 나아가는 무빙벨트에 탄 느낌이 든다.
태어나면서부터다. 가만있으면 뭔가 뒤처지는 느낌, 삶이라는 무빙벨트에 있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 나보다 앞서가는 카지노 게임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강박. 옆 차는 나를 추월해 가고, 내가 가는 길만 막히고, 목적지엔 늦게 도착하거나 아예 도착을 하지 못할 것 같고.
'나아가는 존재'로서의 숙명은 자동차나 인간이나 매 한 가지다.
그것뿐인가.
카지노 게임 자동차는 닮은 구석이 참 많다.
에너지가 필요하고, 카지노 게임에겐 심장이 있듯 자동차엔 엔진이 있다.
생각보다 자주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수명은 제한되어 있다. '연식'이란 말은 둘 중 어느 하나에만 쓰이지 않는다. 둘 다 써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삶도, 운전도.
'속도'와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
왜 이토록 닮은 구석이 많을까.
'운명(運命'의 '운(運)'은 '운전하다'란 뜻이다. 삶 자체가 우리의 '명'을 '운전'하는 것이란 뜻이다. 소름 돋지 않는가. 그러니까 우리는, 핸들을 잡고 있지 않아도 매 순간 운전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삶이 고단한 건,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건.
어쩌면 운전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목적지를 몰라서가 아닐까.
자동차와 카지노 게임의 공통점을 떠올리며, (교통 체증의 스트레스가 사라질 정도로)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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