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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Feb 08. 2022

카지노 게임 남이 골라주는 시대에

[교육외] 낭만과 편리함 그 사이에서

카지노 게임


몇 년 전 네이버 뮤직이 바이브로 서비스를 완전히 전환하면서 그 앱을 사용하던 사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한 적이 있는데, 이전에는 어떤 곡을 재생하면 자연스레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하단에 추가되던 것이 바이브로 바뀌면서는 어떤 곡을 재생하면 그 곡과 관련된 노래들이 주르르 재생이 되어 내 플레이리스트가 그대로 날아가버리는 기능의 변화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 사용자였던 나와 친구들은 우리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쉽게 날아가는 것에 반발하며 바이브를 떠나 다른 스트리밍 앱으로 옮겨갔다. (바이브에 내 플레이리스트로 추가하는 기능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번거롭게 되었다.) 가성비와 방대한 카지노 게임의 데이터베이스를 자랑하는 유튜브 뮤직에 정착했고 그것이 벌써 4-5년전 일이었던 것 같다.


근데 이쯤해서 카지노 게임을 듣는 방식이 슬슬 변화하고 있었는데 내가 카지노 게임을 찾아듣던 시대에서 다른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카지노 게임을 주르르 듣는 '플레이리스트'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줄여서는 '플리', 바야흐로 대 '플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유튜브에도 다양한 '플리' 채널이 생겨났고 이런 수많은 채널의 주인장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들을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로 모아 추천한다.


'플리'의 시대가 열리면서 카지노 게임을 듣는 일도 능동적으로 나만의 취향을 '찾아 듣는' 시대에서 수동적으로 '받아 듣는' 일로 되고야 말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카지노 게임을 찾아 듣는 '디깅'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내가 내 취향에 맞는 새로운 뮤지션이나 곡을 발굴한다는 의미로서의 디깅은 나라는 사람의 취향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다양한 곡을 정성스레 들어보고 '와 이노래, 이 뮤지션 너무 좋다'하는 감탄사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아나가는 그 디깅이라는 과정은 그러한 카지노 게임들에 대해 조금 더 애착을 갖게 하는 과정이다.


카지노 게임을 만드는 일도 굉장히 섬세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리스닝도 섬세하며 복잡하고 놀랍고 재미난 발견의 일이 될 수 있다. 예전 스마트폰을 쓰지 않던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 나오는 이 노래 뭐에요?' 라고 묻는 '낭만'의 소통이 있었다. 그 소통을 통해 상대와 취향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충분히 낭만적이었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곧 '샤잠'으로 대표되는 카지노 게임검색 앱이 나오면서 굳이 사장님에게 묻지 않고도 그 카페나 가게에서 나오는 카지노 게임이 무언지 손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낭만의 소통은 점차 없어졌고지금에 와서는 디깅이라는 취향의 확립과정 조차 필요 없는 '플리'의 시대가 되며 또 한 걸음 낭만에서 멀어지는느낌이다.


그러나 물론 나도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주는 채널들을 사랑한다. 그 세련된 카지노 게임들을 선곡하여 내가 듣고 싶은 노래와 뮤지션들을 새롭게 정리하여 알려주는 편리함이라니.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편리함과 편안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카지노 게임조차도 '축 늘어지는 아침에 듣기 좋은 노래 틀어줘!' '카페에서 공부하며 듣기 좋은 노래 틀어줘!' 한마디면 상황에 맞는 카지노 게임들이 주르르 쏟아져 나오는.


나는 요즘 일부러 조금은 불편하지만 예전 방식으로 디깅을 하곤 한다. 하나하나 진득하게 들어보고 판단한다. 다소 오래 걸리는 디깅을 통해 알게 되는 새로운 뮤지션과 노래에 애착을 부여하고 나라는 사람의 취향과 정체성을 남에 의해 주어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천천히 쌓아나가는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편이 좀 더 '재미'가 있다.


불편하지만 '낭만'이 있는 그리고 편리하지만 낭만적이지는 않은'낭만'과 '편리함' 그 사이의 시대에서. 리스닝 트렌드 뿐 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많은 것들이 비슷한 위치에 있는 듯 하다. 80년대 90년대 등 과거의 문화가 다시 각광 받는것도 그런 시대적 흐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리라. 조금씩 불편하지만 '낭만'을 추구하는 낭만가들이 늘어나고 있어, 러프하고 키치한 그런 감성들로 회귀하는 그런 트렌드가 거대한 물결로 다가올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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