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글을 쓰고픈 다짐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 결국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결론에 닿았던 시간이 길었다. 나의 모자람이 다른 이들과의 비교 속에 더 두드러졌고, 비교의 시간들이 쌓이면서 나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버티고 버티면서 외면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글을 쓸 때 더 생기가 넘치는 카지노 쿠폰이다. 복잡한 머릿속과 미묘한 감정 덩어리들이 엉킨 채 나 몰라라 해버리면, 큰 틀에서의 나는 잘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결코 해갈되지 않은 덩어리들로 인해 내면은 피폐해지다 썩어 문드러진 상태로 지낸다.
지긋지긋한 자기 연민의 시간에서 이제 벗어날 시간이 왔음을 열손가락이 느끼고 있다. 어떤 것이든 토해내라고 아우성치는 손가락의 외침에 키보드의 탁탁거리는 소리로 응답하는 중이다.
비로소 내가 보인다.
청소기를 돌리면서, 설거지를 하면서, 식사를 준비하면서 끊임없이 많은 생각들을 했고 기억 저장소에 글감으로 빼놓았던, 그래서 결국은 기억 저 편으로 사라져 버린 나의 분신과 같았던 일상의 사유들을 마주 보기 시작하니 나라는 카지노 쿠폰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특별하지 않다.
뛰어나지도 않다.
신선하지도 않다.
맥락이 있지도 않다.
이젠 끈기마저도 없다.
그러나 나는 쓰는 카지노 쿠폰이고 싶다.
써야지만 내가 보이는 카지노 쿠폰이기에......!
열두 개 이상으로 조각나 버린 길에서 어디로 향할지 몰라 같은 길을 맴돌고, 지름길도 찾아보고,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보면서 잃어버린 길을 헤매다 결국 찾았다. 내가 나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을...
글 쓰는 카지노 쿠폰으로 살아갈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