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브랜드의 이름인 컨버스converse와 화가들이 이젤 위에 올려 놓고 사용하는 캔버스canvas가 헷갈리곤 했었다. 한국발음으로는 둘다 비슷하게 캔(컨)버스로 들리기 때문이다. 당연히 두 단어의 뜻은 완전 다르다.converse는 회화를 의미하는 컨버세이션conversation의 동사형태이기도 하다. 'converse'에는 '대화하다',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명사로도 사용되는데, 이때는 반대라는 의미도 있다.
컨버스 운동화의 이미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영화 <아이로봇(I, Robot)에서 였다. 윌스미스가 주연으로 등장한 이 영화에서, 윌 스미스가 활동을 나서기 전 운동화 끈을 질끈 묶는데, 그 운동화가 컨버스였다.
그런데, 컨버스 운동화의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패션브랜드라서 소통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일까? 정말 컨버스는 대화하다는 뜻의 영어단어 converse에서 유래했을까?
메르세데스 벤츠, 롤스 로이스, 할리 데이비슨, 필립 파텍, 휴렛 페커드, 에르메스, 샤넬 같은 다른 많은 서구의 브랜드들처럼, 컨버스 역시 회사를 설립한 창업자의 이름카지노 게임 유래했다. 회사 창립자인 마르키스 밀 컨버스Marquis Mills Converse의 성 컨버스가 브랜드 이름이 된 것이다. 그는 1908년에 Massachusetts카지노 게임 "Converse Rubber Shoe Company"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겨울용 고무 신발을 생산했지만, 1917년에 농구화로 알려지게 될 "Converse All-Star"를 출시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컨버스운동화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며 시대적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문화 사이의 '대화'를 상징하는 신발이 되었다는 점에서, 브랜드 이름이 우연히 그 역할을 잘 나타내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Converse 운동화는 농구화에서 힌트를 얻어 디자인 된 것뿐만 아니라, 배드민턴, 음악, 예술, 스트릿 패션 등 다양한 문화적 영역에서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Converse라는 이름은 창립자의 성카지노 게임 비롯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가 상징하게 된 문화적 '대화'와 '소통'이라는 의미와도 우연히 잘 맞아떨어지게 된 것이다.
내가 컨버스 운동화와 헷갈렸던 캔버스canvas는 그림을 그리는 천을 의미한다. 어릴때는 막연히 캔버스가 일종의 도화지 종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어서 직접 보게 되니까, 캔버스는 일종의 마 같은 류의 투박한 재질의 천같은 느낌이었다. 캔버스Canvas는 라틴어 카나비cannabis에서 유래했는데, 카나비는 대마라는 뜻이다.
그렇다, 종종 뉴스에도 나오는 향정신성 의약품. 연예인들이 종종 연루되어 구속되기도 하는 그 대마다.
고대에는 대마 섬유로 튼튼한 천을 만들어돛, 텐트, 그림 천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마는 삼베와 재질의 느낌이 비슷한데, 캔버스의 느낌도 역시 그렇다. 바로 이 삼베와 질감이 비슷한 천이 캔버스가 된 것이다. 영어로는 중세 프랑스어 canevaz, 또는 이탈리아어 canavaccio를 거쳐 'canvas'로 굳어졌다.Cannabis → Canevaz → Canvas즉, 원래는 '대마로 짠 천'이라는 뜻이었고, 이후 '그림을 그리는 천'이라는 의미로 확대된 것이다.
캔버스천을 보면 질감이 두껍고, 질기다. 마치 컨버스 운동화의 패브릭 재질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가 더 헷갈렸던 것 같다.
“대마”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금지된 식물, 혹은 환각작용과 자동적으로 연결된다. 캔버스와 대마초는 모두 섬유, 로프, 직물 생산에 사용된 최초의 재배 식물 중 하나인 대마와 관련된 원시인도유럽어(PIE) 어근 -kan(n)카지노 게임 유래했다. 그리스어 kánnabis (κάνναβις)→ 라틴어 cannabis→ 영어 cannabis로 변한 것이다.
면과 합성 섬유가 등장하기 전에는 대마가 직물의 주요 재료 중 하나였기 때문에, 식물 이름카지노 게임 직물 이름으로의 전환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러한 의미 변화는 르네상스 시대에 그림 표면으로서 캔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더욱 강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5세기, 스키타이 유목민들이 장례 후 대마를 불에 태우고 그 연기를 들이마시며 정화의식을 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대마는 단순한 환각제가 아니었다. 고대 중국카지노 게임는 대마섬유를 옷감과 종이에 활용했고, 고대 유럽카지노 게임는 돛, 밧줄, 천막, 그리고 화가들의 캔버스(canvas)재료로도 쓰였다. 이렇게 일상적인 용도의 기능이 있었던 대마가 후대에 금지되고, 낙인찍히고, 음지의 약물로 인식된 것은 근대 국가들의 법과 의료 정치가 본격화되면서였다고 한다.
대마와 비슷한 “헤시시(hashish)”가 있는데, 헤시시는 대마카지노 게임 추출한 수지(樹脂, resin)를 정제한 일종의 응축물이다. 19세기카지노 게임 당시 유럽의 유명한 작가들이 해시시를 흡입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즐기기도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정식 명칭은 <헤시시클럽Club des Hashischins이었고, 이들은 프랑스 파리의 어느 호텔카지노 게임 주로 모임을 가졌다. 여기 모인 작가들은대마(해시시)와 오피움(아편) 등의 약물을 사용하며 인간 정신의 확장, 환각 경험을 실험하고 기록하면서, 약물로 인한 인간의 의식 변화가 창조성과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려고 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보들레르, 테오필 고티에, 알렉산더 뒤마, 심지어 오노레 드 발자크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발자크는 그의 사실주의적인 경향으로 인해, 굳이 환각이 필요하지 않아서 결국 헤시시에 반감을 표시했었다고 한다.
헤시시라는 단어의 어원은, 환각과 폭력의 역사와 직결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랍어로 헤시스 “ḥašīš (حشيش)”는 ‘풀(grass)’ 또는 ‘건초(dried herb)’를 의미하는데, 영어단어 hashish는 18세기 후반 유럽에 도입된 프랑스어 haschisch를 통해 유입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암살이라는 뜻도 있다. 중세 이슬람 세계에는 하산 이븐 사바가 이끄는 전설적인 종교-군사 조직 “하사신(Assassins)”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페르시아의 산악지대카지노 게임 활동하며, 정치적 암살을 감행하던 집단이었다. 유럽 십자군은 이들의 잔혹함과 치밀함에 놀라 이들을 ‘Assassins’라 불렀는데, 일부 기록카지노 게임는 그들이 임무 전 해시시(hashish)를 흡입하고 황홀경 상태카지노 게임 살인을 감행한 것카지노 게임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정확한 어원의 출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해시시와 어새신의 발음이 유사한 것은 그런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암살을 의미하는 assassination이라는 단어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카지노 게임 처음 등장한다고 하는데, 단어의 용례를 너무 잘 묘사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단어로, canvass(광범위하게 의견을 구하거나 논의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 단어 역시 '캔버스'카지노 게임 유래했으며, 원래는 누군가를 캔버스 시트에 던져 넣는 행위(일종의 처벌이나 거친 대우)를 의미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이 단어는 어떤 주제를 철저히 조사하거나 토론한 후 투표나 의견을 구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역, 산업, 일상생활카지노 게임 대마초와 대마와 관련된 이단어들은 여러 언어카지노 게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대마는 선박용 로프, 종이, 군복 등을 만드는 데 중요하게 사용되어 널리 재배되었고, 동시에 대마초의 향정신성 특성은 의식적, 의학적 용도로 이어지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화가들의 캔버스가 종종 초현실주의적 나래를 펼칠수 있는 완벽한 자유의 공간이 되는 것은 캔버스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마초의 향정신적 특성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