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
적어도 5년 넘게 들어온 팟캐스트, 거기에서 엄청난 분량과 지식을 쏟아내는 곽재식 작가. 최근에는 이강민의 잡지사에서 짧은 분량의 이야기들로도 많이 듣고 있다. 다작을 하는 작가라는 것도 알고 있어서, 어떤 책을 먼저 보면 좋을까.. 하다가 이번 여행 중, 리디셀렉트를 구독하고 거기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을 먼저 골랐다.
책의 제목으로는 왠지 달탐사선 다누리와 관련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더 흥미가 생겼다. 역시나, 우리나라 최초의 달탐사선과 달 탐사를 염두에 둔 책이 맞았고, 우리가 당장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달 탐사를 해야하는 이유를 다양한 관련 지식들과 함께 이야기로 풀어낸다. 특히나 좋았던 것은, 우리나의 고대 이야기들과 함께 엮어서 달과 관련된 새로운 역사나 문화, 이야기들을 알 수 있게 된 점이었다. 과학적 지식은 이미 다양한 경로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것들이라, 그것이 아닌 새로운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특히 신라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좋았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 성, 무료 카지노 게임 연못. 동궁과 월지. 다음에 경주에 가면 좀 더 달을 생각하며 둘러봐야겠다.
아래는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
다시 말해, 달력이란 나름대로 해와 달의 움직임을 나타내서 시간을 따지려고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그 세부 사항은 학자들과 관리들이 적당히 편한 대로 합의해서 꾸며놓은 것일 뿐이다. 어떻게 정무료 카지노 게임지는 그냥 그 사람들 마음이다. 그러니 거기에 따라 세상과 사람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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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긴 세월, 많은 사람들 사이에 달, 행성, 별들과 그에 따라 정해지는 날짜가 운명을 결정한다는 발상은 꿋꿋이 이어졌다. 조선시대에는 직성이라고 해서, 매년 초, 그해에 자신의 운명을 따지는 행성을 따져보는 문화가 상당히 유행했다. 하늘에 있는 달, 해, 수성, 금성, 화성, 목성, 나후, 계도, 일곱 가지가 그 사람이 태어난 연도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쳐 운수를 정한다고 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금년에 내가 금성의 기운을 받을 차례라면, 나의 직성은 금성이고, 금직성이라고 부르며 그에 따라 운수가 정해진다. 대개 해와 수성을 운이 없는 것으로 보았다고 하는데, 『경도잡지京都雜志』에 따르면 달이 직성일 때도 운이 없다고 보았다고 한다. 이런 풍습은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점성술이 흘러 전해지고 다른 점성술에 영향을 주다가 변형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무엇 때문인지 조선 시대에 이르러 큰 인기를 얻었던 것 같다. 요즘 한국어에도 “직성이 풀린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어떤 행동을 했다” 내지는, “직성 때문에 생긴 액운을 풀기 위해 하는 행동처럼 어떤 일을 했다”라는 뜻에서 생긴 말로 보고 있다. 그럼 이 일곱 가지의 직성 중에서 나후, 계도는 뭘까? 나후와 계도는 고대 인도 신화에 나오는 라후와 케투를 말하는 것이다. 인도 신화에서는 먼 옛날 태양의 신인 수리야와 달의 신인 찬드라가 우주에서 한 괴물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약을 두고 싸우다가 그 괴물을 두 동강 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괴물은 두 토막이 되었지만 그 직전에 약을 먹었기 때문에,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 몸의 반쪽은 라후, 반쪽은 케투가 되어 영영 우주를 떠돌게 된다. 라후, 케투는 옛 원한 때문에 우주를 떠돌다가 가끔 태양의 신 수리야나 달의 신 찬드라를 만나면 물어뜯는다. 그러면 그때마다 해가 줄어드는 일식, 달이 줄어드는 월식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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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 서울 마포의 ‘포’라는 글자가 옛날에 배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는 의미였다는 사실을 들은 뒤에 한 가지가 무척 궁금했다. 한강은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흐른다. 그러니 강물 흐르는 물살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것은 쉬울 것이다. 그렇지만 인천, 강화도 같은 황해 지역에서 애초에 서울의 마포까지 올 때는 도대체 무슨 수로 물살을 거슬러 온단 말인가? 나는 어릴 때, 힘이 센 사람들이 모여서 조정 선수들처럼 힘을 다해 열심히 노를 저으며 한강물을 거슬러서 인천에서 마포까지 가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런데 아무리 조선시대 그림을 보거나 기록을 봐도 그런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그림에서 한강에 배가 떠다니는 모습을 보면 덩치 큰 조정 선수들은커녕, 힘 없고 노쇠한 사람이 혼자 외로이 배에 서 있는 모습밖에 못 봤다. 그러다 고등학교 지리 시간에 감조하천에 대해 배우면서 의문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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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카지노 게임도 신라 문화를 백제나 고구려, 나아가 나중의 고려와 비교해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달을 친숙하게 여기고 달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말은 꺼내볼 수 있다. 일단 신라의 임금이 머물던 궁전 건물이 많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의 이름부터가 월성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월지라는 연못이 있었다. 각각 달의 성, 달의 연못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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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한동안 월지를 나중에 생긴 별명인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그런데 20세기에 이 연못을 조사한 결과 이곳을 신라에서는 월지라고 불렀다고 추측할 수 있게 되어, 최근에는 정식 명칭도 월지로 바뀌었다. 근처에는 임금의 후계자가 머무는 궁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무료 카지노 게임데, 임금의 후계자가 사는 궁궐을 흔히 동궁이라고 하므로, 요즘에는 월지와 그 인근을 아예 ‘동궁과 월지’라고 묶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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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카지노 게임도 해, 달, 별, 비, 바람, 천둥, 번개 등등 온갖 현상을 모두 음기와 양기의 딱딱 맞아떨어지는 조합으로 풀이해 나가는 이이의 설명은 옛사람이 보기에 멋과 우아함이 있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학자들의 철학과 세계관으로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는 방법이 시험지 답안에 잘 요약되어 있다고 할 만하다. 심지어 이이는 세상 모든 것은 그저 단 하나의 기일 뿐인데, 그 기가 움직이는 형태면 양기이고, 가만히 멈추는 형태면 음기라고도 설명했다. 세상 모든 물체를 기라는 단 하나의 생각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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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중에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풍월을 읊는다”라는 것은 흥을 즐기기 위해 시를 읊는다는 뜻이다. 풍월이란 말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바람과 달이라는 뜻이다. 한문으로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라 중국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얼핏 들으면 바람과 달이라는 말이 도대체 왜 시를 짓고 논다는 뜻으로 이어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옛글들을 보면 “바람에 대해 시를 읊고 무료 카지노 게임 대해 시를 짓는다吟風詠月”라는 말을 줄여서 풍월이라고 한다는 말도 있고, “바람에 대해 시를 읊고 달을 희롱한다吟風弄月”라는 말을 줄여 풍월이라고 한다는 말도 있다. 또, “맑은 바람과 밝은 달吟風弄月”을 줄여 풍월이라고 한다는 말도 있다. 뭐가 되었든 바람과 달이 시를 지으며 놀기에 어울리는 소재라서 생긴 말이다. 시를 지을 때, 임금님의 은혜에 대해 칭송하는 내용으로 글을 지을 수도 있고, 요즘 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는 시를 써볼 수도 있다. 그런데 풍월을 읊는다는 것은, 그런 내용이 아니라 그냥 바람과 무료 카지노 게임 대한 시를 짓는다는 뜻이다. 바람은 손에 잡히지 않고 그냥 잠깐 스쳐 지나가는 것이고 달도 삶의 가까운 문제와 관련 없이 밤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동그라미로, 그저 그 모습을 멀리서 보며 감상하는 대상이다. 그러니 풍월이라고 하면, 돈 문제와도 관계없고 출세하는 일과도 상관없이, 현실 세계의 중요한 문제를 떠나 그저 속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상을 말한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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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카지노 게임 우리는 달에 가야 한다. 우리는 달 탐사 계획을 진행하면서 우주 관광 사업을 진행해 볼 수도 있고, 또 관광이 아니더라도 민간 우주 기업이 달 탐사 사업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참여하여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하는 민간 우주 기업을 틀에 박힌 정부 관공서의 뜻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다운 다채로운 도전을 해나가도록 지원해 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달 탐사 사업은 민간 기업이 빠르게 다양한 우주 기술을 키워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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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대에 무료 카지노 게임가 다음 세대 어린이들에게 정말로 달의 들판을 구경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때에는 어느 때보다도 바람과 달에 대해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때 달에 가는 우주선의 이름을 허난설헌호나 초희호라고 붙여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