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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네이트 Apr 25. 2025

프롤로그

프롤로그


오전 9시.


출근길 지하철 안,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아직 이 회사에 다니고 있지?”

책상에 앉자마자 들려오는 소식.

지난달 큰 성과를 낸 동료는 승진에서 누락됐고,

기껏해야 ‘눈에 잘 띄는 사람’이 승진했다.

회의 시간마다 누구는 말을 자르고,

누구는 끝까지 듣지도 않는다.

같은 실수를 해도 누구는 지적을 받고,

누구는 눈감아진다.


익숙한 장면인가?

대부분의 직장인은 공정하지 않은 순간을 안다.

공정성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고 반복되는 불공정함이 누적될 때,

사람은 카지노 게임에 ‘소속되었다’는 감정보다

‘갇혀 있다’는 감정을 먼저 느끼게 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왜 나는 여전히 이 카지노 게임에 남아 있는가?”


그 이유는 복잡하다.

금전적인 이유, 이직 시장에 대한 불안,

익숙한 인간관계, 육아, 대출,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그저 ‘어떻게든 버텨야 하니까’.


경영학자들은 이런 상태를‘유지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이라 부른다.


남고 싶어서가 아니라, 떠나기 어렵기 때문에 남아 있는 상태.

이는 더 이상 카지노 게임에 감정적으로 몰입하지 않으면서도, 물리적 조건이나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유지적 몰입 상태에서 점점 자기 감정을 닫고, 열정을 낮추고, 결국 ‘카지노 게임의 소음’에 익숙해져 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지만,

속으로는 하루하루 정서적 에너지를 잃어가는 과정이다.

이 책은 이 익숙하고도 복잡한 현실에서 시작한다.


왜 이 책을 써야 했는가?


많은 리더십 서적과 카지노 게임심리학 연구는

‘좋은 카지노 게임’, ‘성과 높은 팀’, ‘몰입하는 직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거꾸로 질문하고 싶었다.

“왜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은 카지노 게임을 알면서도 남아 있는가?”

“그들은 무엇을 감내하고, 무엇을 희생하며 그 자리에 머무는가?”

“그리고 그런 카지노 게임은 어떻게 그들의 에너지를 서서히 고갈시키는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 자신의 경험이기도 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책은 단순한 카지노 게임 비판서가 아니다.

또한 퇴사를 부추기거나, 긍정심으로 무장하라는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이 책은 카지노 게임 속에서 유지적 몰입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어떤 심리적 메커니즘 속에 있으며, 그 경험이 어떻게 개인과 카지노 게임 모두를 병들게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동시에, 공정성이 회복될 수 있는 카지노 게임의 방향성, 유지적 몰입을 넘어서기 위한 개인의 전략을 함께 제시한다.


어쩌면 당신은 지금 이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면서 이미 마음속에 어떤 결정의 조짐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이 당신의 선택을 돕는 나침반이 되길 바란다. 카지노 게임은 단번에 바뀌지 않겠지만, 당신의 시선과 삶은 지금 이 순간부터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 카지노 게임에서 더 이상 기대하지 않지만 쉽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공정하지 않은 현실 앞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

– 그리고, 카지노 게임도 나도 함께 건강해지길 바라는 사람들


시작은 질문에서다.


“나는 왜 아직 이곳에 남아 있는가?”

그리고 이제는,

“그 선택이 나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를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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