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y Oliver의 The Summer Day를 감상하며
「The Summer Day」는 Mary Oliver가암 투병 중, 죽음을 앞두고 쓴 시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시인은 시의 3연에서이렇게 묻는다.
“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결국 모든 것은 죽지 않나요, 그것도 너무 빨리?
이 질문은 단순히 자연의 이치를 묻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한 시인이 삶 전체를 돌아보며 내는 고요하고 깊은 울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시인이 여름날 자연 속에서 조용히 메뚜기를 바라보며, 삶의 속도와 방향을 다시 점검하는 그 순간이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보통 ‘나의 여름날’을 떠올리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거나, 햇살 가득한 곳에서의 휴식을 먼저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하지만 메리 올리버는 그 카지노 게임에 대해다른각도로썼다. 그녀는 그 하루를, ‘자연 속에서 작은 생명을 찬찬히 바라보고, 삶이란 무엇인지, 기도란 무엇인지,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묻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녀의 시 마지막에는 유명한 문장이 나온다.
“Tell me, what is it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단 한 번뿐인 당신의 소중하고도 거친 인생을, 당신은 어떻게 살 계획인가요?
이 문장은 단순한 시의 마무리가 아니라, 독자에게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자, 인생이라는 여름날을 맞이한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강한 초대장처럼 느껴진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에서, 실제 인물인 다이애나 나이애드는 이 한 구절에 영감을 받아 불가능한 일에 도전했다고 한다. 64세의 나이에,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장거리 수영을 해낸 것이다. 바다를, 그것도 그 나이에, 오직 수영으로 건넜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감탄하는 동시에, 속으로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그런 무모한 카지노 게임을 해볼생각이 전혀 없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도전이라 부르는 일은, 누군가에겐 아무런 특별한 의미를 주지 못할 수 있다. 우리가 도전하여 낑낑대며 이룬 일은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일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지극히 평범하고 쉬운 일이, 또 다른 이에게는 목숨만큼이나간절하고 의미 깊은 도전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보기엔 사소하더라도, 나에게는 진짜 의미 있는 카지노 게임을 해보는 것, 바로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2025년. 나는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연구와 더불어, 올해는 내 인생에서 ‘카지노 게임의 해’로 삼기로 했다. 내가 미뤄뒀던 것들, 언젠가 하고 싶다고만 말하던 것들, ‘이건 나중에…’ 하고 접어뒀던 그 모든 일에 하나씩 발을 디디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는 ‘가능한 일만’ 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메리 올리버의 영시 '인샹의 한 카지노 게임(The Summer Day)'강의 중에 배철현 교수님이 하신말씀이 마음을 울렸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가능한 일만 하지 말고 불가능한 일에 카지노 게임하십시오.”
맞다. 가능한 일만 한다면, 그건 카지노 게임이 아니다. 카지노 게임이라는 건 힘에 부치고, 부담되고, 때로는 두려운 일에 용기와 에너지를 담아내는 행동이다. 내가 올해 하고자 마음먹은 카지노 게임들은, 어쩌면 남들이 보기엔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삶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 지금 나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 직장생활에 치이며 소홀히 했던 일들,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야 할 길들, 그리고 나를 더 잘 알아가는 시간들. 그런 시간들이 결국엔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를 더 풍성하게 채우는 일은 결국 학생들에게교육이라는 이름으로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주변사람들에게도마찬가지로흘러간다.
이제 겨우 한 달밖에지나지않았는데도다행스럽게도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일들을 하나둘씩 해내고 있다. 그리고 더 확신하게 된다. 교사의 경험은 곧 교육이 된다는 것을.그래서 나는 올 한 해, 더 많은 경험을 하려고 한다. 더 많이 사색하고, 더 많이 글을 쓰고, 더 자주 낭송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무엇보다 더 자주, 내 안의 나와 함께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려고한다.
메리 올리버가 여름날의 메뚜기 한 마리를 보며인생을 떠올렸듯,나도 나만의 카지노 게임을 정성껏 살아내며 나에게 묻고 싶다.
“Tell me, what is it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이 질문 앞에서, 나는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