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드니 Feb 28. 2025

카지노 게임인 줄 알았는데 임찬규네


묵묵하고 차분한 줄 알았는데

깨발랄한 예비 성대결절인





들려오는 것은 분명 말인데 아무것도 기억에 남질 않는다. 회의시작 당시만 해도 경쾌하게 치던 타자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모두가 회의실을 나간 후, 파트너사 담당자가 묻는다.

“그런데, 00회사 분들은 원래 이렇게 말이 많으신가요?”


자사의 복잡하고 방향성 없는 (일명 거지같은) 오더를 찰떡같이 이해해서 정리해온 파트너사의 뛰어난 보고서가 문제였다. 딱딱한 워드파일만 보다 세상 모든 정보를 군집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를 보고 많은 이들이 흥분하며 한마디씩 하다보니 1시간으로 예정된 회의가 3시간이 지나버렸다.

“아, 모두 그런 건 아닌데... 유난히 그런 분들을 만나셨네요.”


거짓말이다. 요즘 내가 같이 일카지노 게임 회사 내부인들은 모두 유난히 말이 많다. 말 못 해서 죽은 귀신이 단체로 빙의라도 했나 싶을 정도로 방금 말이 트인 3살 아기처럼 쉬지 않고 말을 해대는 인간들.


그중에 가장 말이 많은 건 D다. 일단 회의를 시작하면 회의가 끝날 때까지 D는 90%이상 말을 한다. 처음에는 후배들만 있으니 저런가 싶었다. 하지만 윗사람이 와도 대화 지분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동공이 텅빈 사람들의 눈을 보면서도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카지노 게임 D를 보며 한 가지 추측한 것이 있었다. D는 분명 와이프랑 사이가 나쁠 거라는 것.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집에서 아내가 남편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지 않으니 밖에서 저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불운하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D와 마주치는 일이 많았다. 핵심만 짚어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야카지노 게임 일이 많은데 D는 자신의 생각을 주절주절 말한다. 결론만 짚으면 한 문장조차 안될 것 같은 말을 저렇게 다양한 어휘를 사용해서 카지노 게임 것도 재능이라고 생각되던 날, 그와 회식을 가게 되었다.


그와의 회식은 예상대로 D의 지분 99%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D가 흡연자라 잠깐씩 자리를 비웠다는 것. 그가 비흡연자였다면 아마도 끊임없이 소음공해에 시달렸을 거다. 담배냄새가 폴폴 풍기는 D가 내 옆에 앉는다. 문득 사모님과의 관계가 궁금해서 조심스럽게 묻는다. 아내분은 잘 지내시는지.


그랬더니 D가 잠시 당황한다. 그래, 아내랑 사이가 별로 안 좋을 것 같더라니. 흥겨운 회식판에서 아내의 무서운 얼굴을 떠올린 그가 상념에 잠겨 잠시 묵념을 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1초만에 생기를 찾더니 와이프 이야기를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이 훌쩍 커서 곁에 오지도 않고 부쩍 외로움을 타는데 퇴근하고 돌아갈 때 맥주 2,3캔을 사서 들어가 와이프랑 새벽까지 이야기카지노 게임 게 낙이라는 것.


충격이었다. 이렇게 말을 많이하고 집에가서 쉬는게 아니고 또 말을 한다는 말인가. 일반인이면 하루만 D처럼 말해도 성대결절이 올텐데 365일 저렇게 사는 D의 에너지원은 무엇인가. 맥주잔을 들이키는 D의 손목이 남자치고 유독 가늘다. 175 정도의 키에 70킬로도 안될 것 같은 마른 몸이 증명하고 있었다. 모든 에너지는 말카지노 게임 걸로 소진하고 있다고.



깡마른 그의 몸매가 이해되는 순간



D만큼은 아니길 바라지만 우리집에도 비슷한 아저씨가 있다. 우리집에서 제일 말이 많은 남자와 그의 주니어. 일단 평소에 내가 한마디를 하면 백마디를 카지노 게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다. 우리집의 대화가 가장 터지는 순간은 차에 같이 타고 이동을 할때다. 집에 있으면 각자 본인에 방에 들어가 게임이나 하기 바쁜 사람들이 차만 타면 연설자가 되어 말을 쏟아낸다. 그럴 때 묵묵히 들어주고 반응해주려고 한다. 그래, 여기서라도 쏟아내야 밖에 나가서 애먼 사람들한테 이상한 소리 안 하지. 그런데 D를 보니 집에서 들어줘도 밖에서 저러잖아?


혹시나 카지노 게임 불안감에 남편에게 묻는다.

“그런데 여보, 회사에서도 이렇게 말 많이해?”

한참 흥겹게 이야기를 쏟아내던 남편이 정색을 한다.

“나? 나 회사에는 완전 과묵남이야.”


거짓말이다. 뱉어진 말은 갈릴레이의 관성실험과 같아 끝이 없이 흘러간다. 멈출 이유가 없으면 계속 흘러가는 공처럼 말을 멈출 이유가 없는 사람들은 계속 말을 한다. 가끔 말을 하다 멈추기도 카지노 게임데 그땐 청자가 쏟아지는 말에 집중력을 완전히 잃었을 때다. 관객이 있어야 흥이 나는 무대위 가수처럼 말카지노 게임 이도 듣는이가 있어야 흥이 나는 법.


말 많은 인간의 끝판왕은 청자가 없어도 혼잣말을 계속 하는 사람이다. 야구를 좋아해서 LG트윈스 TV를 종종 보는데 임찬규와 카지노 게임선수가 나온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임찬규 선수는 다른 선수들이 골절이나 타박상을 입을 때 성대결절이 온 야구선수다. 말 주변이 좋고 유머감각이 뛰어나다. 영상을 보다보니 그는 집에서도 혼잣말을 하며 '나혼자 산다'를 매일 자체적으로 찍고 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xRxNFawIC8&t=327s

임찬규 카지노 게임 출연 엘지트윈스 티비



임찬규와 카지노 게임 선수를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명확히 알수 있다. 두 사람 다 잘생기고 야구잘하는 멋진 남성들이지만... 나는 카지노 게임를 더 좋아한다. 마킹도 카지노 게임, 인스타 팔로우도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가 너무 좋다. 돌아보면 우리 남편도 결혼 전에는 과묵하고 남자다운 카지노 게임 스러운 남자였다. 결혼하고 살다보니 임찬규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거지.


그나저나 그가 회식에 가서 집에 오는 길이다. 손에는 아마도 신상 맥주가 들려있을 거다. 얼른 잠자리에 들어 도피성 렘수면을 맞이해야겠다.




ps. 당신은 카지노 게임파 인가요, 임찬규파 인가요?^^








여기서부터는 작가의 창작물 홍보입니다. 다음 글을 보시려면 넘어가주세요! :)



★ 브런치북 100만 조회수, 소시민의 부자동네 관찰기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판매 중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7879



브런치 대상작가 시드니의 <온라인에서 주목받는 글쓰기 강의 및 연재 브런치북 강의 판매 중 ★

https://kmong.com/gig/63459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