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조슈아트리
내 인생 사전에도 없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가게 되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여러모로 나의 성미와 맞지 않는다. 무언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줄줄이 설명할 수 있는 것도 귀한 일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이 나에게 얼마나 번거롭고 귀찮은 일인지 설명하자면 반나절을 꼬박 새울 수 있다. 도착하자마자 자야 하는 장소를 만들어야 하고, 또 저녁을 먹기 위해 부산스레 움직여야만 하는 게 싫었다. 평일에도 밥벌이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여야 하는데 쉴 때마저 그래야 한다는 게 나에게는 꼭 벌칙을 수행하는 것만 같았다. 그뿐만일까. 씻지 못하는 찝찝함도 안고 가야 하며, 우여곡절 무료 카지노 게임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흙이 잔뜩 묻은 텐트 처리부터 씻지 못한 식기류 또한 나의 몫이다. 캠프 파이어까지 한다면 옷에 잔뜩 묻은 불 냄새를 지우기 위해 잔뜩 빨래도 해야 한다.
나는 찝찝하고 불편한 것들을 웃으며 넘겨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무료 카지노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한번 다녀온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재미를 찾았냐고 묻는다면 아니. 무료 카지노 게임만의 재미를 찾았다기보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그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 나의 의지가 무료 카지노 게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진 모르겠다. 고기도 남이 구워주는 고기가 더 맛있는 것처럼, 맛있게 차려진 밥상 앞에 앉는 것이 아무래도 좋은 사람이다. 맛있게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을 수 없다면, 그냥 먹지 않는 것을 택할 사람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맛있게 차려진 밥상을 바랄 순 없는 행위니까. 이생에 무료 카지노 게임의 묘미를 알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다면 당연히 알 수 없겠지. 그 묘미를 알아보기 위해서 많은 의미부여를 하고, 후회를 번복하며 계속해보려 한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데에도 시간과 연습이 필요한 법이니까.
그래도 미국까지 왔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은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에 흔쾌히 승낙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니 또 구색은 맞추고 싶었다. 고기도 구워 먹어야 하고, 캠프파이어도 해야 했다.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아이스박스, 에코백에 가득 채워 넣었다. 5월의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참으로 애매했다. 해가 떠있을 땐 온몸이 타버릴 듯 뜨거웠다가도, 해가 지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추워졌다. 덮고 잘 수 있게 담요와 두터운 옷들을 잔뜩 챙겼다. 짐으로 트렁크가 닫히지 않을 만큼 이것저것 챙겼다. 오후 5시가 다되어 출발하는 바람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는 기울고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텐트를 펼치고, 저녁을 해 먹어야 했다. 한국처럼 환한 가로등이 없었기 때문에, 해가 져버리면 암흑으로 뒤덮인다. 게다가 저녁 10시가 되면 조용히 해야 하는, 조슈아트리 무료 카지노 게임 구역의 약속이 있었다.
점점 어두워져 주위가 잘 보이지 않는 탓에 핸드폰 빛에 의지하는 것도 모자라, 불도 약해지는 바람에 고기를 굽는 데 한참이 걸렸다. 광고에서 나오는 하하호호 산뜻한 무료 카지노 게임은 없었다. 다른 의미에 하하호호만 있었을 뿐. 앉아있는 사람 한 명 없이 돌아다니며 각자의 몫을 하느라 바빴다. 다람쥐 같이 생긴 녀석은 우리의 소세지를 훔쳐 달아나기 바빴고, 우리는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느라 바빴다. 바람의 변덕으로 매운 연기가 나를 덮쳐와 눈물이 찔끔 나도 괜찮았다. S와 J가 주는 고기를 새모이 먹듯 받아먹을 수 있었기에. S가 싸준 쌈에는 쌈장이 들어있었다. 맛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입맛이 변한다고 들었는데, 입맛이 변했나 보다. 엄마가 싸주던 쌈에 쌈장이 들어 있으면 못 먹겠다며 징징거리던 나였다. 그랬던 내가 쌈장을 맛있게 먹는다니. 항상 입에서 외딴섬처럼 놀던 쌈장이 처음으로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매운 연기를 먹으며 먹은 고기가 그렇게 맛있었다. 그래서였는지 이제는 쌈장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물론 어릴 때 베어든 습관을 아직 버리진 못했지만, 소금을 대신할 선택지가 늘어났달까. 우리는 먹으러 무료 카지노 게임을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기, 소세지, 불닭까지 야무지게 끓여 먹었다.
부산스레 요리를 해 먹고 난 뒤에는 어둠이 진득하게 내려앉았고, 주변 텐트들의 불빛도 옅어지며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하나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내일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서둘러 정리를 마치고, 장작에 불을 붙였다. 불 색상이 파란색으로 바뀌는 재미난 물건도 함께 넣었다.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 오손도손 의자를 깔고 좋아하는 과자 한 그릇씩 안았다. 타닥타닥 나무가 타오르는 소리와 가끔가다 들려오는 실없는 농담소리만이 들린다. 바쁘게 움직이다 마침내 쉬는 순간의 고요와 평안은 그 무엇보다 달콤했다. 장작을 두 묶음이나 사 왔지만, 금세 다 타버렸다. 긴듯 짧은 1시간 정도 불멍을 뒤로 하고, 별을 보러 가기 위해 자리를 정리했다. 이미 주변에 말소리와 인기척은 옅어진 지 오래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 오는 사람들은 다들 밤 잠이 많은지, 왜 이렇게 일찍 자는지 의문이 가득했는데 아침이 되고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을 떠난 그 무렵은, LA에서 오로라가 보인다는 말도 안 되는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을 때였다. 별도 볼 겸, 오로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진 채 우리는 가장 높은 뷰 포인트를 향했다. 뷰 포인트로 가는 길은 본래 어두컴컴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날은 길을 잘못 들어왔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차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빛을 내고 있었다. 뷰 포인트를 향하는 갓길에 많은 차들이 차를 세워두곤 트렁크를 열고 앉아있거나, 무료 카지노 게임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으로 조슈아트리에 별을 보러 갔던 날엔 한치의 불빛도 없어 조심조심 천천히 길을 올라야 했다. 캥거루쥐가 자꾸만 불빛 방향으로 뛰어들어 그들이 다치지 않게끔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LA를 강타한 오로라 소식 덕분에 도로를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조슈아의 뷰 포인트는 높은 만큼, 사막의 매서운 바람이 불기 때문에 단단히 채비를 해야 한다. 담요로 몸을 둘러싸도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로라가 나온다는 말에 한참을 추위에 서성여 보았지만 우리의 체력은 한계에 달했다. 결국 오로라도 무색해질 만큼 졸음과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래서인지 돗자리를 야무지게 깔고는 이불을 덮고 누워 안락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우면서도 그 열정에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결국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몰려오는 피곤함을 달래러 차를 돌렸다. 차를 돌렸던 시간도 이미 늦은 시간이었으나,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감기는 눈으로 인사를 하고서 각자 저마다의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S는 오로라를 한번 찍어보겠다며 바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선 부지런히 카메라를 확인했다. 귀찮음을 무릅쓰고 나가 별을 구경했다. 아무것도 없는 조슈아에서는 별을 보지 못하는 게 이상한 일이다. S를 따라 겨우 한번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곤 들어와 누웠다. 새벽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열기가 느껴진다. 더 이상은 누워있을 수 없어 시간을 확인하니 7시였다. 고작 7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바깥은 오후 1시 같았다. 밖에 나와보니 함께 했던 이웃들은 이미 떠나고 없는 상태였다. 말 한마디 섞지 않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꼭 나만 빼고 일어난 명절 아침 같았달까. 다들 피곤했는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나무 그늘을 빌려 S와 함께 요가라고 말하고 싶은 스트레칭을 했다. 하나밖에 없는 요가 매트에서 어떻게든 나눠 앉아 스트레칭을 하다, 번갈아가며 요가를 했다.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에서 한숨 쉬고 나니, 한 두 명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해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여기를 빠져나갈 생각밖에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날수록 찌를듯한 더위에 이웃들이 왜 그토록 일찍 떠났는지 알고 싶지 않았지만 알아버렸다. P와 P의 짝꿍 J는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라면을 끓여 먹겠다고 했다. 이글이글 덮쳐오는 더위에 입맛이 뚝 떨어져 우리는(나, S, J) 인사를 하곤 뜨거운 사막을 뛰쳐나왔다. 쨍쨍한 LA의 더위와 날씨는 우리를 금방 지치게 했고, 가는 길에는 판다익스프레스를 들려 끼니를 때웠다. 아무도 없는 매장은 꼭 전세를 낸 듯 했다. 지금 우리에겐 시끌벅적한 가게보다는 조용한 식당이 알맞았기에 좋았다. 신속하게 주문을 하고선 먹는 것에 집중했다. 다들 진이 빠진 채, 내일 출근을 위해선 얼른 집에 도착해 쉬어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우리는 빠르고 신속하게 집으로 향했다.
흙바닥에 나뒹군 물건들과 제대로 씻지 못한 주방용품들을 정리하고, 불 냄새가 가득 밴 옷들을 빨래한다. 하나 같이 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일이지만 개운하게 쉴 생각을 하면 그리 싫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집 떠나 여행을 마친 뒤, 그 귀찮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내는 순간이 좋다. 모든 일을 끝내고 난 후, 깨끗해진 몸으로 나의 안식처에 누워 큰 숨을 내뱉는 일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오직 여행을 다녀온 자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는 순수 행위에서 의미를 찾기란 나에게 힘든 일이다. 그저 가기 전에 맛있는 음식을 해 먹을 기대감과 집에 돌아와 씻고 푹 쉴 수 있는 기대감 뿐이다. 고생을 한 뒤, 집에 돌아와 쉬는 행복. 나의 안식처를 느낄 수 있는 순간. 그 행복감이 나를 또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데려다줄까?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하며 오는 잔잔한 기쁨과 평안함 그리고 돌아올 곳이 있다는 행복을 즐기기 위해. 매일 쳇바퀴 같은 일생의 소중함을 느끼기 위해. 나의 무료 카지노 게임은 돌아올 곳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과 즐거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