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생일파티를 두 번 했습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9번째 생일을 이삼주 남겨둔 시점부터 고민이 많았다.
유치원 때는 생각보다 친구들까지 불러서 따로 생일파티를 하기보다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 하는 분위기라면 다들 초1 때만큼은 친구들을 초대해서 성대한 생일파티를 한 번쯤은 치러주는 것 같았다. 조카네도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그 엄마들까지 초대해서 크게 파티를 해주었다. 유치원 때야 그냥 가족끼리 해도 괜찮았지만 초등 때 한 번은 크게 파티를 해줘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하고만 있었다.
하지만 막상 초1이었던 작년에는 코로나가 과하게 창궐하던 시기라서 사람들 여럿이 모여서 한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민폐라고 불릴만한 시기였다. 하는 수없이 가족끼리 생일을 치르고 지나갔는데, 몇 달 지나고 코로나가 이내 잠잠해지자 여름 시기부터 생일이었던 친구들은 꽤 크게 생일파티를 해주는 분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아이도 다른 친구 생일파티에 두 번 초대받아서 가게 되었다. 물론 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친해져서 형성된 친구관계가 아니라 내 인맥의 힘으로 덩달아 초대받은 격이다.초대한 친구와 내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말도 거의 섞어본 적 없고 놀이터에서 몇 번 마주친 게 전부였지만 그래도 카지노 게임 추천는 굉장히 행복해했다. 친구네 집에 가서 엄마가 정성 껏 준비한 화려하고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생일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는 꽤나 의미가 큰 이벤트이자 새로운 사회적 경험이었다. 사회성이 부족한 카지노 게임 추천이기에 더더욱 이런 친교를 도모할 수 있는 행사에 참여할 수만 있다면 가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올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생일파티를 치러주자고 마음먹었다.초등 시절에 한 번은 해줘야 한다는 게 부모의 의무처럼 느껴졌다. 생일파티를 그럼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에서부터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집에서 하기에는 우리 집이 1층이 아니라 층간소음의 부담이 컸다. 다른 친구 파티에 갔을 때에도 한창 뛰어노는 아이들이 대여섯 명 이상 모이니 아무리 조용히 다니라고 꼰지발 하라고 주의를 주어도 신나서 흥분한 아이들을 가라앉히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신나게 놀라고 모인 파티에서 애들 못 뛰어다니게 조용히 시키느라 진땀 뺀다면 더 스트레스일 것 같았다. 장소는 키즈카페에 파티룸을 두 시간 정도 대여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동네 가까운 곳에 파티룸을 겸비한 키즈카페가 있었고, 규모도 크지 않고 주로 유아기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놀거리가 많긴 하지만 초등 카지노 게임 추천들도 두 시간 정도는 지루하지 않게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파티룸 대여비도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장소를 정하고 나니 그다음에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그것은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이건 나에게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고민으로 다가왔다. 이 문제를 몇 날 며칠을 고민했는지 모른다. 남편에게 토로해보기도 했지만 본디 이런 종류의 일은 결국 엄마의 선택과 결정이 좌우하는 문제다.
여러 번 언급한 적 있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친구 관계에 있어 소극적인 편이라 센터에서 사회성 수업을 받고 있다. 동네에서 나름 친한 친구들이라고 불릴만한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있지만 같은 유치원을 나왔고 그 엄마들과 내가 각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서이지 카지노 게임 추천가 그 친구들과 딱히 친하다고 말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놀이터에서 같이 놀 수 있도록 몇 년을 매일같이 데리고 나가서 어울릴 기회를 제공해 주었지만, 제대로 된 상호작용을 한다거나 대화를 나누고 장난을 칠 정도의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교나 길거리에서 만나면 "안녕"이라고 인사는 나누는 관계라는 것뿐.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래도 센터 치료 수업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는 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는 편이다.몇 년째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수업을 같이 받다 보니 친해진 것도 있겠지만, 뭔가 그 그룹에 속해있으면 본인이 말을 좀 부족하게 하고 표현이 서툴러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았다. 다른 친구들도 남의 말에 크게 귀를 기울이는 성향은 아니기에 카지노 게임 추천의 서툰 모습이 부각되지 않는 것 같고 카지노 게임 추천도 그런 점에서 더 마음이 편해 보였다.어느 순간 카지노 게임 추천는 유치원 때부터 내 친분으로 매일같이 만났던 그 "일반" 카지노 게임 추천들 무리보다 센터 친구들을 더 보고 싶어 하고 자주 만나기를 원했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아이의 첫 생일파티에 센터 친구들과 그 엄마들을 초대할 것인가, 유치원에서부터 함께한 시간은 오래됐지만 친구라고 부르기엔 애매하지만 그 엄마들과 나는 굉장히 친분이 두터운 아이들을 초대할 것인가.
두 무리를 동시에 다 초대하는 건 모험처럼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생일파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주위에서 겪은 바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친한 친구들과 그 엄마들도 함께 초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들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식이 많았다. 아무래도 어리다 보니 아이들끼리 놀다가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여러 면에서 엄마들도 함께하는 편이 더 마음이 놓이기 때문인 듯했다.
그런데 센터 친구들 엄마와 동네 친구들 엄마들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파티에 동시에 초대하면 엄청나게 어색해질 것 같았다. 센터에서 만나는 사이가 아닌 그냥 일반적인 친구들 엄마라면 덜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센터 친구들은 만나면 서로 다 사회성이 부족하니까 평범한 카지노 게임 추천들처럼 놀지 못할 때도 많고 갈등이 생길 때도 있지만 엄마들도 다 서로의 카지노 게임 추천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분위기다. 그래서 나도 확실히 마음이 더 편하다.
하지만 일반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섞여서 내 카지노 게임 추천가 놀고 있으면 나는 늘 살얼음판 위에 있는 기분이다. 겉으로는 엄마들의 수다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연기하지만, 내 신경은 온통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쏠려있는 게 사실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일반적인 카지노 게임 추천들 속에서 문제없이 잘 놀고 있는지 대화는 한 마디라도 하는지, 또 억울해하며 울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만 신경 쓰인다. 이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놀다가 잘 섞이지를 못해서 여러 번 울기도 하고 상처받으면서 도망치듯 카지노 게임 추천와 함께 놀이터를 빠져나온 것도 수십 번이다. 엄마들도 카지노 게임 추천의 이런 모습을 이해해 주고 별 말 하지는 않지만 나는 굉장히 신경 쓰이고 민망하다. 예전에 비하면 몇 년 지난 지금은 많이 극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이 부분이 작지 않은 화두다.
한참의 고민 끝에 나는 센터 친구들만을 초대하기로 했다. 사회성 수업을 받는 친구들은 둘 뿐이지만 그 형제들도 있어서 파티가 썰렁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른 동네에 살지만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의 사정을 알고 있는 동갑내기 아들을 키우는 내 친한 친구도 포함시켰다. 너무 센터 친구들끼리만 있으면 왠지 초라한 느낌이 들 것 같아서였다.
음식 메뉴를 정하는 일도 큰 고민거리였다. 내가 직접 만드는 것도 아니고 구매하거나 배달시킬 메뉴들 위주였지만 그래도 마실 음료수와 아이들의 기호들을 고려해서 너무 과하지 않은 느낌으로 세팅하려고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아이들도 먹여야 하지만 엄마들 먹을거리도 있어야 하니 어떤 메뉴를 어느 정도 양으로 살지, 엄마들 마실 커피는 어디서 어떻게 주문할지 등 결정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파티룸 세팅과 메뉴 준비는 남편이 조금 도와준 덕분에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아이는 자기 생일파티 한다고 한껏 들떠서 친구들이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지, 축하 편지를 써주었을지 궁금해하면서 천진난만하게 기대했다. 아이가 이토록 파티를 좋아하고 기대하는 게 신기했다. 어린아이에게 생일파티란 이렇게 의미가 크고 순수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라는 걸 내 아이를 보면서 몸소 깨달았다. 센터 엄마들과 내 친구는 초면이라 어색할까 봐 걱정했는데 비슷한 또래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이다 보니 금세 공유할 이야기들이 생겨났고 아이들 챙기다 보니 금방 시간이 갔다.
키즈카페에서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아 위주라 크지 않고 조금 유치하긴 해도 트램펄린도 있고 놀거리들이 꽤 있어서 카지노 게임 추천들은 땀 흘리며 열심히 놀았다. 중간에 몇 번 카지노 게임 추천가 친구들과 트러블이 있을뻔한 적이 있었지만 다행히 심각하지는 않았다. 성황리에 준비한 파티가 끝났고 그날 저녁부터 나는 몸살이 와서 일주일간 앓았다. 생일파티 준비 때문에 힘들어서 아픈 건지, 환절기 날씨 탓에 아플 때가 돼서 아픈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호되게 아팠다. 처음 치러본 파티에 여러 가지로 고려할 사항이 많다 보니 나름 골치가 아팠던 것 같다. 큰 일 없이 평온하게 생일파티가 끝났다는 사실에 나는 정말 크게 안도했다.
센터친구들과의 파티는 생일 당일 이전에 미리 치렀다. 생일 당일은 학기 초라서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엄마들 모두 바쁘고 학교 적응하느라 바쁠 것 같아서 미리 해치워버렸다.막상 아이의 진짜 생일이 다가오니 동네에 친한 그 일반 아이들의 엄마들이 물었다. 아이 생일파티 안 하느냐고.나는 따로 했다는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대충 얼버무렸는데, 그때부터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작년에 이 친구들이 했던 파티에 아이가 초대받아서 간 적도 있고, 엄마들은 작년에 못했던 아이의 생일파티를 올해는 내가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듯했다.
이 친구들을 따로 데리고 생일파티를 또 해야 하나? 생일파티를 해주는 건 사실 나에게 큰 고민이 아니다. 나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가 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느냐 하는 문제이다.얼마 전에도 놀이터에서 걔네들과 놀다가 트러블이 생겨서 카지노 게임 추천가 억울해하고 울고 불며 하며 집으로 등 떠밀리듯 돌아온 적이 있는데, 파티한다고 부르면 단 몇 시간이라도 함께 어울려야 할 텐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남편은 애들은 몰라도 그 엄마들이랑은 내가 굉장히 친한 편이니 간단하게라도 한 번 더 해주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 또 카지노 게임 추천가 다른 곳도 아니고 자기 집에서 파티를 하면 마음이 편하니 큰 문제없이 어울릴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생일 전날까지도 저번에 걸렸던 몸살이 낫지를 않아서 파티를 또 한다는 건 엄두도 내지 않고 있었다. 막상 당일이 되고 몸 컨디션도 조금 가뿐해지니 생각이 달라졌다. 동네 친구들은 모두 같은 학교를 다니니 생일파티해서 한 번 초대해 주면 학교에서 아는 체 한 번이라도 더 해주지 않을까, 이번 기회로 조금이라도 더 친해질 수도 있는데 내가 그 기회를 원천봉쇄해 버리는 건 아닐까.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한참 고민 끝에 나는 미리 말하지 못한걸 미안해하면서 다음날 오후에 간단하게 케이크만 준비해 놓고 생일파티를 해주려고 하니 올 수 있겠느냐고 단톡에 물어보았다. 다행히 다들 긍정적인 답변이 왔고 아이에게도 물어보니 의외로 그 친구들과 파티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결국 또 한 번의 파티를 준비하게 되었다. 케이크를 또 사고,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거리를 주문하면서도 나는 이게 잘하는 짓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잘 놀지도 못하는 친구들을 불러다가 생일 당사자가 놀다가 또 울거나 다툼이라도 생기게 돼서 분위기가 싸늘해지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했다. 이번엔 집으로 불렀기에 파티 시작 전에 열심히 청소를 하고 정리를 했고 남편은 내가 요구한 파티 준비물들을 사다 나르느라 바빴다. 남편도 내심 동네 카지노 게임 추천들을 초대한 파티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던지 내가 시키는 대로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고 카지노 게임 추천는 목이 빠지게 창문 너머로 친구들이 언제 오는지 바라보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잘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친구 자체를 좋아하고 함께 어울리기를 원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니 문득 목이 매여왔다.우리 집에 와본 카지노 게임 추천들도 있지만 처음 온 친구들도 있어서 친구들에게 열심히 이 방 저 바 설명하면서 집 구경을 시켜주었다. 자리에 앉아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에 촛불을 끄고 축하를 받고 선물을 받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었다.
이 모임 엄마들은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워낙 스스로 자기들끼리 친하고 잘 놀기 때문에 만나면 우리끼리 수다 떠느라 바쁜 분위기다. 우리는 따로 식탁에 모여 앉아 다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학교 이야기, 동네 사람들 이야기 등 듣고 있으면 내가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고,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재밌는 그런흥미진진한 가십거리들이 오고 간다.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다른 애들이랑 못 섞이고 있을까 봐 촉각이 곤두서있었다. 같이 어울리는 듯 못 어울리는 듯했지만 다행히 다 같이 웃고 떠드는 순간이 더 많은 것 같았고 카지노 게임 추천는 대체로 소외되지 않았다. 행복하게 웃고 떠들며 장난치는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목소리와 엄마들의 수다 목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나는 친한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 순간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이런 순간을 얼마나 고대하고 기다렸던가.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아무하고도 트러블이 없었고, 서로 싸운 카지노 게임 추천도 없었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파티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이렇게 큰 일 없이 치를 수 있었던 일인데 나는 왜 뭐가 무서워서 그렇게 두려워했던 걸까. 그냥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계획 세워서 준비해 줄걸.
친구들과 엄마들이 모두 되돌아가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서 몇 시간 동안 쓸고 닦고 버려야 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도리어 콧노래가 나왔다. 이렇게 잘 놀아도 학교에 가면 또 그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 단 몇 시간만큼은 카지노 게임 추천가 주인공이 되어서 자신의 공간에서 파티를 하고 함께할 수 있었음에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발달의 경계에 있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생일파티 하나 치르는 일도 쉽지 않고, 나의 인간관계도 이 쪽도 저 쪽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서있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좋게 생각해 보면 경계에 서 있기에 양 쪽을 다 경험할 수 있고(물론 한쪽은 원치 않은 경험이지만) 그렇기에 내가 세상을 보는 시각과 관점도 더 넓은 스펙트럼 안에 있는 건 아닐까.
한쪽에서 벗어나서 무조건 "정상"이라고 불리는 그쪽을 향해 달려가기보다 아이가 지금 서 있는 그 경계선의 위치에서도 행복을 느끼고 남들과 어울리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느껴진다. 내년 생일파티에는 이 쪽 저 쪽 나누지 않고 어색함이나 불편함을 미리 걱정하고 조바심 내지 않고 그냥 한 번에 해내버릴 용기가 나에게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