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 : 선생님의 브런치를 구독 중..
이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편지 끝부분에 적은 추신 속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 있었기 때문이죠!
구독 중이라고 합니다. 제 제자가요!
그것도 지금 가르치고 있는 3학년 중 한 명인데요. 요 녀석이 제 글에도 나온 아이입니다.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아이들이 제 카지노 쿠폰를 찾을 거라고는요. (물론 구글링을 하면 됩니다만 그 정도의 정성이 있을 거라 예상을 못….)
갑자기 얼굴이 화아악 달아오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지노 쿠폰는 아주 오래전부터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듬뿍 담았기 때문입니다. 가정 형편, 가족 관계, 그리고 매일 같이 지질한 나의 고민들.
아이들 앞에서는 되게 멋있고 어른스러운 교사 1로 남고 싶은데 들켜버리니 여간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워낙 입이 무거운 녀석이라 어디에 밝힐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열쇠로 단단히 잠가 두었다고 생각한 비밀일기장의 열쇠가 봉인 해제된 기분이랄까요? 허허.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공개를 각오한 것이니 부끄러움이 밀려오는 마음을 진정시켜 보기로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글을 계속 쓰고 싶으니까요. 오히려 확실한 독자 1명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요동치던 마음의 물결이 잔잔히 가라앉습니다.
매일같이 만나는 제자가 제 글을 읽는다는 것이 조금 쑥스럽지만 그래도 계속 쓰기로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카지노 쿠폰일까요?
282명의 구독자 중에 도대체 누가
그 녀석일까요?
궁금해 미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