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개발협력 NGO의 TV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 연구
2013년 한국 모 NGO의 인턴으로 탄자니아 다레살람에서 일할 때, 본부에서 모 대기업 임직원들과 무료 카지노 게임을 겸한 여름 행사를 한다는 이유로 "위험한 흙바닥에서 맨발로 다니는 아동의 사진"을 요청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있던 다레살람에서 흙바닥에서 맨발로 다니는 어린이들을 찾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었고, 평소에 그 기관이 맨발도 다니는 어린이의 발 건강에 크게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었어서 황당하고 이상한 일을 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사진을 찍어 보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어린이들의 맨발을 가슴 아픈 이야기로 팔아 돈을 벌면, 길에서 우연히 만나 찍었을 그 어린이들을 찾아 한국에서 모인 돈을다시 나눠줄 수 있었을까? 나눠준다면 어느 정도 줬을까? 이런 일은 이 단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촬영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그 결과물을 볼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그들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이유로, 혹은 자기 단체는 어쨌든 좋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국제개발NGO의 무료 카지노 게임 윤리, 특히 빈곤 당사자 관점에서의 고민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렇게 십수 년이 지났다. 그 사이 '빈곤포르노'라는 말도 여러 번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국제개발NGO의 무료 카지노 게임 행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화질이 더 좋아지고, 편집이 더 정교해지고, 소셜미디어 등 채널은 더 다양해졌다. 하지만,"아프리카 어딘가에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무력한 사람이 있고 그들은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당신과 우리 단체는 이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라는 낡아빠진 서사는 여전히 이 판을 지배하고 있다.
'빈곤 비즈니스'라는 말이 있다. 홈리스행동에서 발간하는 <홈리스뉴스에 2013년 실린 한 글에 따르면 빈곤 비즈니스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되,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아닌, 빈곤을 고정하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기부금을 최대한 모으기 위해 가난한 이들의 취약함과 비참함을 집요하게 파는 국제개발NGO도 "빈곤을 고정하는" 빈곤 비즈니스를 통해 그들의 덩치를 키우고 유지해온 건 아닐까?
<홈리스뉴스 12호 요세바 통신 - 빈곤 비즈니스란 무엇인가?http://homelessaction.or.kr/xe/index.php?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B%B9%88%EA%B3%A4+%EB%B9%84%EC%A6%88%EB%8B%88%EC%8A%A4&document_srl=718318&mid=hlnews
'빈곤 비즈니스'든 '빈곤 포르노'든 그 단어만 놓고 보면 당연히 윤리적이지 않은 행태고, 그만둬야 할 일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국제개발NGO의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을 이러한 표현으로 비판해 온지 어언 10여 년이 지났지만 논란은 그저 반복될 뿐 제대로 된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작년 초, 국제개발협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애드보커시 단체인발전대안 피다에서 '빈곤 포르노'와 관련된 연구를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을 때, 모금 캠페인을 '빈곤 포르노'로 낙인찍는 것을 넘어 왜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지, 이것이 어쩌면 모금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개발NGO 생태계 전반의 문제인 것은 아닌지, 제대로 한번 파보자는 마음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 연구보고서가 작년 말 발간되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광고의 안: 무료 카지노 게임 광고 영상 분석
발전대안 피다의 연구 스타일(적어도 최근의 연구 스타일)은 우선 기초조사를 아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아마도 다른 이들이 으레 하는 이야기나 방식을 비판할 때는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서인 것 같은데, 이번 연구에서도 그 기초조사를 위해 2023년 연간 기부금 지출 중 국외 사업 지출액 상위 9개 단체*가 2022년과 2023년에 방송한 TV모금광고 중 방송광고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와있는 76개 사례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 단체: 국경없는의사회,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옥스팜, 월드비전, 월드쉐어, 유니세프, 컨선월드와이드, 플랜
분석은 광고가 문제를 어떻게 제시하고 어떤 행동을 제시하는지, 빈곤 당사자는 광고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존재로 그려지는지, 시청자는 어떤 존재로 상정되는지, 어떤 이미지나 표현이 사용되는지 등을 포함해서 광고의 촬영 장소는 어디고 시기는 언제이며, 관련 정보는 얼마나 어떻게 제공되는지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무료 카지노 게임 광고가 현실을 충실하고 솔직하게 전달하고 있을까? 문제와 대응 방안을 잘 소개하고 있을까? 빈곤 당사자를 존중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따라가다 보니 이런 항목들을 살피게 되었다.
분석 초반에는 집에 공중파나 케이블이 나오는 TV가 없어서 최근 무료 카지노 게임광고를 많이 못 봤던 터라 '요즘 광고는 좀 다르겠지'라는 생각과 새로운 방식의 무료 카지노 게임 광고가 있으면 좋은 사례로 소개하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볼수록 나머지 영상을 다 볼 필요가 있을지 회의감이 들었다. 너무나 똑같은 서사와 구성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무료 카지노 게임 광고는 빈곤 당사자를 무력해서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희생자로 그리고 있었다.마르고 병든 몸이나 고통받는 표정이 화면을 채우고, 연예인이나 성우가 이들의 상황을 굶주리고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며 "당신"이 이 비극을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무료 카지노 게임 광고에서는 캠페인의 대상이자 수혜자로 상정되는 가난한 사람들을 재난으로 가득한 삶을 사는 존재이자 저항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압도된 순수한 피해자로 그리는 희생자 프레임이 약 86%의 사례에서 핵심 프레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희생자 프레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식량이나 의료 서비스가 부족해 고통받는 모습이 부각되며, 스스로 도울 능력이 없기에 가진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 30쪽
그리고 빈곤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76개 영상 중 당사자의 목소리가 나오는 영상은 7개뿐이었고, 그마저도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말 뿐이었다. 당사자가 주요 화자로 등장한 경우는 2건뿐이었고, 나머지는 연예인이나 성우, 한국인 활동가 등이 주요 화자로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을 호소했다. 그리고 당연히 변화를 만드는 주체는 후원자나 국제개발NGO로 그려졌다.
무료 카지노 게임 광고에서 빈곤 당사자가 잃은 것은 목소리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이름도, 사는 나라나 지역도, 촬영된 시기도 알 필요 없이 그저 멈춰있는 비참한 사람으로만 제시되었다. 당사자의 실명이나 가명이 제시된 경우는 전체 영상 중 26.3%였고, 촬영 장소를 전혀 제시하지 않은 곳은 42.1%에 달했다. 심지어 촬영 시기가 특정된 경우는 3.7%에 불과했다. 물론 이름을 포함한 개인정보를 미디어에서 언급할 때는 당사자의 안전과 권리를 고려해 유의해야 하지만, 성을 제외한 이름만 밝히거나, 가명을 쓰거나, 당사자가 특정되기 어려운 넓은 지역명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음에도 이들의 목소리, 이름, 사는 곳, 촬영 시기는 생략되고 있었다.
이런 정보의 생략은 빈곤 당사자를 주체적 인간이라기보다는 빈곤과 고통, 무력함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으로 전락시킬 뿐 아니라,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관련 정보를 통해 광고가 제시하는 문제 상황과 해결책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나아가단체와 소통할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다. 심지어 유네세프한국위원회와 컨선월드와이드는 10년 전 무료 카지노 게임 방송에서 썼던 영상을 최근에도 방영한 정황이 있었다. 배고픔과 질병에 시달리는 아동에 관한 영상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그 영상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연락은 되는지, 왜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아이들의 아픈 모습을 송출하는지, 너무나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무료 카지노 게임광고의 밖: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 제작 과정에 대한 관계자 인터뷰
예상보다 더 바뀐 게 없는 모금 광고 실태를 확인한 연구진은, 왜 계속 이렇게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모금 캠페인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국제개발NGO나 영상 제작사 소속으로 모금 캠페인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7명을 만나 각각 약 2시간씩 인터뷰했고, 모금 캠페인 제작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특히 빈곤 당사자와 실무자, 단체 의사결정권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들었고, '빈곤포르노' 논란에 대한 그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우선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철저히 무료 카지노 게임 부서 주도로 기획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단체가 하고 있는 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기준으로 기획이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부서와 협의를 해야 할 텐데, 많은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들은 무료 카지노 게임 부서 실무자들이 그때그때 화제가 되는 주제나 세계 물의 날과 같은 특정한 계기, 다른 단체와의 차별성이나 과거 무료 카지노 게임이 잘 되었던 주제 등을 토대로 캠페인의 전체적인 틀을 잡았다. 그렇게 무료 카지노 게임 부서 주도로 캠페인의 컨셉이 나오면 그거에 맞춰서 사업팀이나 현지 지부가 사례를 찾고, 심지어는 사업을 발굴했다.
각 부서 모금 부서에는 1년 동안 얼마큼을 해야 한다는 목표 실적이 따로 있고 이제 그 실적을 프로젝트마다 나눠서 진행하는 거라 (...)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기획을] 시작했는데 예를 들어 여름에는 식수가 더 공감되는 소재니까 식수 소재를 하고 아니면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이 있을 때는 아동노동 이슈로 하고 이런 식으로 월별 스케줄, 소재를 먼저 정하고요. 그 이후부터 사례 조사를 진행해요. (참여자 2) - 연구보고서 52쪽
[사업 부서와] 연락하기 전에 [모금 부서] 내부에서 정리를 다 하죠. 우리가 물 콘텐츠 얘기를 하게 된다면 이거를‘물을 뜨러 가는 하루를 다룰까, 그 물이 없어서 불편한 마을의 이야기를 드러낼까 아니면 진짜 우물을 지원해서바로 변할 수 있는 곳을 우리가 찾을까?’ 이런 식으로 정합니다. 그러고 나서 [사업 부서에] ‘우리가 이런 걸 하고 싶은데 이런 걸 보여줄 수 있는 아이가 있나요?' '마을이 있나요?' 그리고 '그런 피드백이 빨리 드러날 수 있는 지역이 있나요?' 이런 식으로 접근해요 (참여자 1) - 연구보고서 52-53쪽
이게 일단은 감성적인 스토리가 있는 아동, 부모님이 한 분이 안 계시는데 이 아동이 동생들을 돌본다든지 하는이런 스토리라인이 있다든지. 아니면 질병 사례 같은 경우에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는 게, 표현하기가 좀 그렇긴 한데 시각적으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는, 근데 그러면서 또 너무 보기가 어려우면 시청자마다 불편할 수 있으니까, 너무 보기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아동들. 이런 것들로 [사례 선정 여부를] 판단합니다. (참여자 4) - 연구보고서 54-55쪽
그렇게 캠페인이 기획되고 사례가 선정되면 촬영에 들어가는데, 대체로 인터뷰이들이 과거에 비해 촬영 환경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무리한 연출이나 지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그리고 대부분이 자신은 그렇게 무리한 연출이나 지시로 인해 촬영 당사자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개별적으로 노력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몇몇 분들은 그냥 기계처럼 오더를 주는, ‘여기부터 저기까지 걸어가세요’ 이런 식으로 되게 구체적인 행동을 그냥 맥락 없이, 그냥 이렇게 막 드라마 찍듯이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 안타까운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학교를 못 다니는 아동이었는데 학교가 보이는 배경 앞에서 쭈그려 앉아 나뭇가지로 소꿉놀이하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는 분들도 계셨고. 근데 그 당시에 저도 그랬고 제 선임분도 그랬고 그거를 그렇게 하지 말자 이런 말을 못 했어요. (참여자 4) - 연구보고서 59쪽
촬영을 갈 때 NGO가 가는 이유가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거든요. 그러니까 만약에 그냥 진짜 촬영만 필요했으면 현지 프로덕션을 써도 되고 그냥 촬영팀만 보내서 아이들 인터뷰만 따 와도 돼요. 근데 그렇게 하면 사실 PD님들이 아이들한테 어떻게 강압적으로 할지도 모르고, 그 과정에서 PD님들은 뭔가 자극적인 장면을 원하니까 뭔가 이게 연출을 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기가 어려우니까 그거를 막기 위해서 가는 게 직원들의 역할이라고 봐 주시면 (...)네가 지금 찍고 싶지 않으면 찍지 않아도 된다. 저 PD가 이상한 거 시키면 나한테 얘기해라 약간 이런 식으로 아이들한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누군가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시키지 않을 수 있도록 그런 제재하는 역할, 보호하는 역할[을 하죠]. (참여자 2) - 연구보고서 60-61쪽
마지막 편집과 송출 단계에서는 단체 내부와 해외 지부 등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었고, 송출 후에도 옹호팀이나 콜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시민 의견을 받아 내용을 일부 수정하는 경우 등도 있었다. 예를 들어 콜센터를 통해 어떤 장면이 너무 불편하다는 민원이 들어와 무료 카지노 게임부서로 전달되는 경우도 있었고, 국내 장애인 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해서 대응했던 경험이 있다는 인터뷰이도 있었다. 하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을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은 캠페인을 통해 늘어난 정기 후원자의 수와 후원 유지율, 후원금 규모였다. 다른 평가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후원자들 반응도 보고 내부 반응도 보고 하잖아요. 그러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게 굉장히 자극적이구나 할 때는 좀 콘텐츠를 바꾸기도 하고, 아니면 반대로 옹호팀이나 아니면 국내·해외 사업팀에서 이 표현은 좀 그렇다, 바꿔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참여자 7) - 연구보고서 64쪽
그냥 회원 개발 실적이 몇 건이냐. 1만 원짜리 후원자 몇 명 개발했다 이게 지표였습니다. (방송 광고가 나간 뒤)전화 온 수, 모금, 실제로 회원 개발로 이어진 수 다 계산됩니다. (참여자 4) - 연구보고서 66쪽
‘네 성과가 제일 낮아’ 이런 평가를 들으면 저도 모르게 눈이 돌아서 숫자를 어떻게 올려야 되지 어떤 광고가 잘됐지 이런 것들을 보고. 그 광고들을 잘 된 거를 분석해 보면 빈곤포르노가 많잖아요. 그러면 이런 걸 해야겠다하고 기획하다가 또다시 근데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서 다시 회의감이 들어서 또 돌아오고. 그게 제일 어려운것 같아요. 그게 결국은 제가 모금 더 이상 못 하겠다고 떠난 이유이기도 하고요. (참여자 5) - 연구보고서 66쪽
그리고 사이: 무료 카지노 게임 생태계와 '빈곤포르노' 논란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인터뷰이들은 모두지금의 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의 서사가 지나치게 획일화되어 있고, 무료 카지노 게임 실적을 다른 무엇보다도 중시한다는 문제에 공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고 다르게 해 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비참한 모습을 부각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밝은 모습을 강조하고 변화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만들어 본다거나, 광고에서 자극적인 표현을 쓰지 않기 위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모금 부서가 이런 DRTV 만드는 거를 많이 했다 보니까 어떤 게 반응이 좋고 어떤 게 좀 떨어지고 이러한 정리를스크립트랑 영상으로 정리를 해 와서 지금은 약간 획일화돼 있는 게 있어요. (...) 그게 획일화라는 좀 안타까운 부분이 되기도 하고 어떻게든 담당자들은 그 획일화된 거 안에서 인사이트를 넣으려고 해요. (참여자 1) - 연구보고서 73쪽
근데 뭔가 그런[직설적이고자극적인] 단어를 썼을 때 확실히 사람들의 반응이 있어요. 실제로 그런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그 단어 하나때문에 최대한 그 상황을 표현하려고, 그나마 괜찮은 단어로 표현하려고. 그 단어 하나 때문에 몇 시간 동안 고민한 적도 있고 그러면 되게 막 괴로워요. 그리고 어떨 때는 그런 기획 같은 게 100% 제 의견대로 되지 않기도 하거든요. (참여자 7) - 연구보고서 68쪽
파리랑 아이가 같이 있는 그런 건 아예 쓰지 말자. 아이를 너무 무기력하게 보이게 한다거나 그런 건 좀 조심히 했고 모금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나올 때 아이의 얼굴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내부 지침은 있었어요. 모금은 우리가 하는 거지 아이가 모금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 이런 내부 규정이 있었어요. (참여자 2) - 연구보고서 69쪽
뭔가 하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래서 조금 더 밝은 캠페인을 제작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개 캠페인을제작할 때 10개 다 다 우울한 거를 한다기보다 그중에서 한두 개 정도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본다거나 아니면 그중에 한두 개 정도는 조금 더 변화에 집중한 그런 캠페인을 만든다거나 그런 노력은 계속하고 있어요. [하지만 성과가] 좋지는 않죠. 진짜 너무 분명하게 차이가 나요. (참여자 7) - 연구보고서 78쪽
무료 카지노 게임 생태계 전반의 문제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빈곤포르노'에 대한 생각은 다양한 편이었다. '빈곤포르노'에 대한 정의도 각자 달랐고, '빈곤포르노'의 '선'이 모호하다거나 '빈곤포르노'라는 낙인 때문에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못한다는문제점을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편, 몇몇은 '빈곤포르노' 논란이 일면서 캠페인을 제작할 때의 태도나 고려사항이 변화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어쨌든 비영리단체들이 갖고 있는 특수성은 있거든요. ‘어려운 사람들 돕자’라는 게, ‘어려운 세상을 바꾸자’라는 게 있다 보니까여기에 집중하게 돼요. 어려운 거, 어려운 세상, 어려운 사람을 보여 줘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사람들이 이해한다는 거예요. ‘저 아이가 학교를 못 가는 이유는 다리가 아파서다,’ ‘저 아이가 일상생활을 못 하는 건 얼굴이 아파서다.’ 질환으로 얼굴이 많이 변한 아이가 있었거든요. 그 아이를 찍고 고민을 많이 했었죠. 근데 아무래도 이 친구 이야기가 좋더라고요. 의지라든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고, 근데 이게 치료가 안 되면 생명에 위협이 되고, ‘어 이거 지금 필요하잖아요. 도와줘야 돼.’ 그럼 이 아이의 모습이 대중에게 보여야 해요. 결국 그 아이는 그렇게해서 수술을 받게 됐어요. (...) 이게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 거예요. (참여자1) - 연구보고서 71쪽
‘빈곤포르노’라는 단어가 너무 넓은 의미로 활용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만약에 학교에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친구가 있어서 인터뷰를 했다 그러면 그 친구의 마음을 보여 주고 이런 사례를 알려야 후원을 할 수있을 것 같은데, 그 아이의 인터뷰를 한 것도 일부러 마치 그 얘기를 듣고 싶어서 이렇게 막 조작한 것처럼 생각하는 대중도 있고 그런 경우들이 있는 것 같아요. (...) 저는 제가 하는 게 ‘빈곤포르노’가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는 아이를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걸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대한 얘기를 전달하는 거로 생각하고, 항상 변화된모습을 같이 보여 주려고 애쓰는 부분도 있어서 약간 억울하다는 표현을 썼어요. (참여자 2) - 연구보고서 72쪽
저는 ‘빈곤포르노’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 실제로 이 일을 하는 분들이 나와서 얘기하는 경우를 못 봤거든요. 근데 중요한 거는 그걸 실제로 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같이 들어가면서 해야 하는데, 저는 공격받는 느낌을 받았어요. 업무를 할 때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었지 그 비판 속에서 고민하는 사람으로 제가 이렇게 의견을 내거나 나와서 이렇게 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분명히 저는 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 그래서 [‘빈곤포르노’ 문제를 제기하는] 이런 분들이 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렇게 할수록 더 안 나올 거거든요. 저는 이런 누군가들[모금 관계자들]이 나와서 어려움도 토로하고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공론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참여자 4) - 연구보고서 72쪽
연구를 하면서 모금 캠페인의 '사이', '빈곤포르노'와 아닌 것의 사이, 인권과 모금 실적의 사이, 제작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와 고민 사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윤리적인 기준', '현실적인 대안'을 말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이 타인의 고통과 어려움을 다루면서도 그것이 비참함을 파는 것이 아니라 연대를 촉구하는 것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빈곤 당사자 관점에서 더 안전하고 존중받는 제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딱 떨어지는 기준과 답을 당장에 내놓거나 그렇게 만든 캠페인은 이런 모습일 거라고 말하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우선은 우리가 돈이라는 무료 카지노 게임 성과로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애써 외면했던 세심한 고려들을 되살려서, 그리고 제작에 참여하는 실무자가 각자 했던 노력들을 모두가 해야 하는 것으로 끌어올려서무료 카지노 게임 캠페인 제작 자체를 더 쉽지 않은 일로 만드는 것부터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캠페인을 만들고 돈을 모아야 하는 국제개발NGO 입장에서는 더 불편한 일이겠지만, 빈곤을 줄이고 어려운 이들과연대하겠다는 이들의 '진정성'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서라도 모금 캠페인 제작은 더 어려운 일이 될 필요가 있다. 관련된 제안은 연구 보고서 끝 부분에 담았다.
국제개발협력의 동료로서 기대와 연대, 그리고 바람을 담아 연구의 목적을 세웠다. 그 목적은 ‘빈곤포르노의 실상’을 폭로하거나 관계자들의 사정을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와 목소리를 모아 다소 흐릿하고 단순하게 이어져 온 모금 캠페인에 대한 논의를 더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만들고, 이를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사람들 사이에다리를 놓고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국제개발 NGO의 모금 문화에 대한 더 깊은 논의는 단체나 실무자들에게 부담이 되거나 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더 많은 시선이 모금 캠페인을 지켜보며 목소리를 낼수록 각 단체는쉬운 길을 택하기보다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내부에서 변화를 바라는 이들도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연구보고서 84쪽
이 연구를 시작으로 발전대안 피다는 올해와 내년까지 국제개발NGO의 모금 문화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이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빈곤 당사자의 생각, 모금 캠페인의 주된 대상 지역이 되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들의 생각을 배우기 위해 국내외 국외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보려고 한다. 이번 연구보고서,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이 모금 캠페인을 만들거나 보는 사람들에게 새롭고 구체적인 고민거리를 제시해 함께 변화를 논의하고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원해 본다.
연구보고서에 훨씬 더 많은 내용이 있으니, 다들 꼭 한번 읽어봐 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