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원짜리 카지노 쿠폰은 받아도 될까? - <더 글로리
#PSH독서브런치216
사진 = 넷플릭스1.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하도영(정성일 분)은 건설사 재평건설 대표입니다. 운전기사는 비가 오는 날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 하도영을붙잡으며 "죄송하지만, 잠시 우산 좀 부탁드립니다. 비서실에서 챙겨드리라는 와인이 조수석에 있어서요"라고 합니다. 한진마루 신 대표가 보냈다는 말에 하도영은 운전기사에게 "가져가 마셔요. 신 대표가 보낸 거면 100(만 원) 이하는 아닐 겁니다"라고 하죠. 운전기사는 하도영의 제안을 거듭 거절하며 "그렇다고 이 귀한 걸 제가 어떻게... 전 이런 거 마실 줄도 모르고 정말 괜찮습니다, 대표님"이라고 합니다. 하도영은 "괜찮다는 말은 내가 할 말이고, 이미 했고.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데"라며,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만 원짜리 와인을 한 병 사요, 치즈도 좀 사고. 그 만 원짜리 와인을 먼저 마시고 그걸 마셔요. 그럼 마실 줄 알게 될 겁니다"고 말한 뒤 집으로 들어가죠. "호감을 주려는 행위 자체야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그 행위는 머지않아 똑같이 되갚아야 하는, 어쩌면 받은 것카지노 쿠폰 이자를 보태야 하는 빚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을 읽는 기술, 이태혁)는 말을 생각한다면, 고가의 카지노 쿠폰을 거절한 운전기사의 처신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2.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배우 정성일은 극 중 하도영이 '준재벌' 설정이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발표하고 있는데, 공시대상기업집단이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자산 총액 10.4조 원 이상인 기업 집단을 말하며 삼성, SK, 현대자동차 등이 이에 속합니다.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 10.4조 원 이하인 기업 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한국앤컴퍼니그룹(舊 한국타이어), 태광, 금호석유화학 등이 이에 속합니다.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업 집단 중 극 중 재평건설에 비견될 만한 기업으로 재계순위 60위, 매출액 8,600억 원, 자산 규모 8조 원 수준의 대방건설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서 조회한 대방건설 별도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오너 및 특수관계자가 100%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간 급여를 제외한 배당금으로만 376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급여 또한 억 단위일 것으로 추정한다면, 대방건설 오너 일가에게 '100만 원짜리 와인'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 선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아요. 그렇다면 '100만 원짜리 와인을 받아도 될지 말지'에 대한 기준을 현재 한국에서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선물의 금액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2. 이왕주 교수는 <상처의 인문학카지노 쿠폰 미디어(Media, 매체)를 '심부름꾼'으로 비유하며 "충실한 심부름꾼은 망각된다. 심부름이 궤도를 이탈할 때, 그때 비로소 심부름꾼은 망각카지노 쿠폰 빠져나와 그 자체로서 주목된다. 그러나 이렇게 주목된 심부름꾼은 어떤 이유로든 더 이상 충직한 심부름꾼이 아니다. 심부름과 심부름꾼은 이처럼 본질적인 모순관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디어뿐만 아니라, 운전기사 또한 하도영의 출퇴근이 용이하도록 돕는 심부름꾼에 비유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비가 오는 날 하도영을 차 밖에 우산을 들고 서 있게 한 뒤 카지노 쿠폰을 수차례 거절하여 '그 자체로 주목'되기 시작한 운전기사의 처신을 적절하다고 하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애덤 그랜트는 <기브앤테이크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에서 "일단 어느 집단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어떤 행동이 그곳에 알맞은지 파악하려 한다"고 했는데, 운전기사는 그 점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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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미래 누군가로부터 100만 원짜리 카지노 쿠폰을 선물로 받게 될 때 적절한 처신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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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