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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유현 Jan 22. 2025

카지노 쿠폰 톤이었으면 좋겠다.


기억은 뇌가 받아들인 인상과 경험 등 정보를 간직한 것이라고 적힌다. 수많은 이 삶 속에서 저장되어 있는 카지노 쿠폰은 어디에 저장이 되어 있는 것일까? 서랍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색일지도 궁금하다.


하지만 제때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무슨 비밀금고처럼 여는 방식이 까다로울 수도 있겠다. 기억하고 싶은 카지노 쿠폰이고 하나하나 추억을 곱씹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을 때 애잔하다. 요새는 계영 씨와의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데 당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초록색을 좋아했던가? 활짝 웃는 것을 좋아했던가? 서운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했던 카지노 쿠폰만이 가득 차서 때때로 눈앞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걸음을 멈추어 잠시 하늘을 본다. 그리곤 깊은 호흡 한 번으로 다하지 못한 마음들을 털어내려 애를 쓴다. 비밀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려 되뇌어봐도 돌아오는 것은 기억 은행의 마감 안내다. 그래서 기억하기를 멈추고 걸음을 걸어간다.


그러다 신기하게도 달리기를 하거나 걷기를 하며 동적 명상을 하던 도중 금고 번호는 아니지만 소중한 기억들이 떠올려지곤 한다. 그럴 때는 지체 없이 멈추어서 기억을 끄집어내어 오래 간직할 수 있게 적어두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 그런 귀한 순간들이 쉽게 오지 않기에 항상 설렘을 가지고 사는 것은 갑자기 찾아오는 기억에 대한 예쁜 자세다. 오늘도 기억 은행에서 서성이다 자리를 쉬이 떠나가지만, 아직까지 비밀 금고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이왕이면 카지노 쿠폰 톤의 초록색이었으면 좋겠다. 그럼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서 활짝 웃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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