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 공짜가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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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 공짜가 아니라서]

좋은 글은
그냥 나온 줄 알았다.
좋은 사진도
바다만 있으면 찍히는 줄 알았다.

그 카지노 쿠폰이,
얼마나 오래 맴돌다
종이 위에 내려앉았는지
그때는 몰랐다.

스크롤은 빨랐고
캡처는 쉬웠다.
출처는 나중에,
감동은 지금 내 것처럼 썼다.

누가 뭐라 하겠어?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나만 조심하면 바보 같잖아.
그래서 조심 안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내 시 한 줄이
낯선 곳에서
누군가의 인용구가 되어 있었다.
이름도, 흔적도 지운 채로.

그제야 알았다.
카지노 쿠폰 공짜가 아니라는 걸.
누군가 하루를 다 써서 만든 조각엔
그의 이름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다시 생각한다.
누군가의 카지노 쿠폰을 빌릴 땐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