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몸을 뜯어 우리의 행복을 바란다
벨벳언더그라운드 앤 니코의 시 ’헤로인‘ 낭독되며 카지노 쿠폰 <구미식은 시작한다. 곧바로 이어지는 선언. 그는 자신이 <유리동물원의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성 연인이었던 프랭크 멀로라 말한다. 이어서 자신을 <유리동물원의 주인공으로 소개하는 톰이 등장한다. <유리 동물원의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는 게이였다. 그리고 톰은 원작의 톰 윙필드가 아닌 작가의 성을 딴 톰 윙필드인 채로, 그러니까 게이인 채로 대한민국 구미에 도착한다.
구미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구미공단병원에서 태어나, 구미공단에서 일하고, 다쳐서 구미공단병원으로 돌아간다는 말. 그리고 박정희. 경북 구미공단은 박정희 시대 조국 근대화 사업으로 시작됐다. 최초 두 개의 주요 산업군은 섬유와 전자공업이었다. 그러나 섬유산업의 경우 1990년대 이미 해외 경쟁 등에 밀려 후퇴했고, 전자공업 역시 국내 주요 전자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2010년 초가 되면 내륙 최대 전자 공단이라는 명성의 구미공단은 급속히 쇠락하게 된다.
이를테면, 박정혜와 소현숙 두 여성 노동자는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터였던 불탄 공장 옥상에 올라 농성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들의 일터였던 한국옵티칼은 일본 화학기업인 니토덴코의 자회사로, LCD의 핵심부품인 편광필름을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해 왔다. 구미의 전형적인 전자공업 공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던 중 2022년 화재가 발생했고, 회사는 공장을 재가동하기보다 희망퇴직을 통보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선택을 했다. 끝까지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았던 노동자 17명은 해고되었고, 그것이 두 노동자가 공장 옥상을 올라야 했던 이유이다. 회사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화재 보상금을 받은 이상 더 이상 구미에 공장을 유지하는 것이 손해라는 계산-공장 폐쇄를 결정하지만, 그 책임은 손쉽게 전가해버린다. 누구에게?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에는 왕자와 제비가 등장한다. 부유한 왕자는 핍진한 민중의 삶을 알지 못하였고, 죽어 동상이 되어서야 불쌍한 백성들의 면면을 높은 곳에 서서 발견하게 된다. 그로 인해 왕자는 마음이 안 좋다. 그는 죽었지만, 다행히도 동상에는 호화스러운 보석들이 박혀 있다. 그리고 왕자에게는 조력자 제비가 있다. 제비는 기특하게도 동상에서 보석을 뜯어 삼키지도, 빼돌리지도, 떨어뜨리지도 않고 필요한 곳에 보석을 전한다. 백 개의 다이아몬드가 있어도 세상의 가난은 사라지지 못하지만, 왕자는 나누는 마음이 행복해 사라지지 못한 가난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 <구미식에도 행복한 동상이 등장한다. 우리의 동상도 익숙한 동화 속 동상과 마찬가지로 호화스러운 보석이 박혀 있다. 다만 동상의 가슴은 뚫려있다. 동상은 생전 심장에 총을 맞아 죽었기 때문이다. 그 동상의 이름은 박정희다. 그는 행복한 왕자가 그랬던 대로 이제 이 높은 곳에 오르니 국민들의 고통이 잘 보인다고 말한다.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노인과 그의 아픈 손자에게 루비를 건넨다. 고시원의 청년에게는 사파이어 눈알을 건넨다. 그들은 모두 성실하고 가난한 보수의 지지자들이었다. 아 위대한 지도자이시여, 당신을 저는 믿었습니다.
위대한 지도자는 없는 제비도 직접 창조해 내신다. 동화 <행복한 왕자 속 제비는 자발적으로 행복한 왕자의 선의를 지지하는 조력자였다면, 카지노 쿠폰<구미식의 제비는 마약 하는 동성애자 톰이다. 톰은 제비도 아니고 사람 동성애자일 뿐이었지만 행복한 동상은 마약을 대가로 톰에게 명령한다. 톰은 억지로 제비옷을 입혀지고 명령을 거부하지 못한 채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동상의 은혜를 전한다. 그리고 그에게 쥐어지는 것은 마약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명령을 거부하지 못함과 강압적으로 강제당함이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카지노 쿠폰은 행복한 동상이 자신의 지지자와 조국의 일탈자를 대하는 다른 방식-지지자에게는 보석을, 일탈자에게는 마약을-을 보여준다. 다른 방식의 대우는 그러나 하나의 통치성으로 합치됨을 우리는 카지노 쿠폰에서 목격한다. 마르크스는 그의 저서 <공산주의자 선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에서 잃을 것은 쇠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세계다.’ 이어서 이런 결론이 나온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행복한 동상은 말한다. ‘우리가 얻을 것은 조국의 근대화요, 잃을 것은 노동자의 생명뿐이다. ‘그가 국민에게 보석을 주는지, 마약을 주는지는 중요한 분별점이 아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조국의 근대화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것은 한 위대한 지도자의 지도력으로 가능했다기보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 냉전 질서 등을 고려해야겠으나, 이런 건 계산할 필요 없이 그곳에 너와 나의 자리는 없다.
카지노 쿠폰 <구미식에서 동상은 계속 늘어나며 공원은 계속 넓어지며 생동한다. 행복한 동상에 대한 묘사는 명확히 박정희라는 역사적 인물을 겨냥하고 있으나, 박정희 그 자체는 아니다. 박정희는 분명히 죽지 않았는가. 또한 동상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 그것은 죽어서야 될 수 있는 것, 진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생동하고 번식하는 박정희 동상들과 공원은 그것이 실재하는 진짜가 아니기에 의미가 생긴다. 우리가 여전히 무엇 위에 있는지 기반을 질문한다.
카지노 쿠폰의 배경 구미시에는 ‘가상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필요하다. 그것은 구미시와 박정희가 실재하기 때문이다. 구미에서 시작한 성매매 방식을 지칭하는 구미식도 실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카지노 쿠폰의 재연 방식은 자신이 존재하는 가짜의 세계를 진짜라고 믿게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관객들은 그 세계를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내러티브 카지노 쿠폰이라면 진정성과 진실성을 회피할 수 없다. 이렇듯 강조하지 않더라도 카지노 쿠폰이 보여주는 재현의 세계가 가짜임을 생각한다면 ‘가상’과 ‘꾸며낸 이야기’임을 강조하는 <구미식의 문법은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하는 카지노 쿠폰의 장치로 받아들여야 타당할 것이다.
카지노 쿠폰 <구미식은 카지노 쿠폰을 구성하는 요소를 갈갈이 난도 하여 관객에게 들이민다. 판소리꾼처럼 장면을 해설하고, 부담스러운 부연을 덧붙인다. 계엄을 일으킨 인물들의 연설문을 그대로 인용한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을 대놓고 규정짓는다. 물론 우리는 카지노 쿠폰에 난입하는 해설자의 설명을 모두 신뢰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하여 이것을 부조리극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각 장면은 분명한 서사와 인과관계 완결성을 짓는다. 다만 그것을 찢고 마음대로 덧붙여놨을 뿐이다.
이런 방식의 난도 된 구성으로 카지노 쿠폰은 자신에게 모니터를 들이민 듯하다. 관객과 호흡하고 중간에 퇴장할 수 없는 무대 대신, 1분짜리 영상도 집중해 보기 힘든 뉴미디어로 가득 찬 모니터로 자신들을 봐주길 바라는 듯. 카지노 쿠폰 내내 반복되었던 지울 수 없는 광고창과 성매매 홍보 삐끼를 연상하게 하는 명함들, 구청에서 만든 구미시의 홍보영상과, 죽는 순간마저 영상 플랫폼의 콘텐츠가 되는 기괴함. 이러한 연출의 방식은 카지노 쿠폰을 모니터 안의 세계로 가두어, 모니터 밖에 진짜 세상이 있다고 말하고자 하는 듯하다. 연거푸 반복되었던 세 가지의 가짜 결론 대신, 카지노 쿠폰의 진짜 마지막 장면에서는 혼란스러운 세계 속 카지노 쿠폰의 의미에 대한 대사를 배우들이 나누어 읽었다는 점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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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카지노 쿠폰 <구미식은 자신의 형식 자체로 결국 ‘행복한 왕자’가 된다. 자기 몸, 구조와 텍스트를 뜯어 카지노 쿠폰 밖을 호명하고 그것은 관객에게 나누어준다. 그러나 결코 그 방식은 동화 <행복한 왕자 혹은 카지노 쿠폰 <구미식 속 행복한 동상의 방식과는 다르다. 상대를 분별하지 않고 자신에게 해결책이 있다 의기양양하게 말하지 못한다. 카지노 쿠폰의 이야기가 하지 못한 것을 카지노 쿠폰은 하고자 한다. 부유한 동상들처럼 나누어줄 것이 없어 두 손이 민망하더라도.
*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했습니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4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