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없는 곳에는 글도 없다
쓰기 시작한다.무엇을 쓰는가?지금 내게 떠오르는 생각을 옮긴다. 적어 내려가는 것은 무엇인가?글인가? 아니다. 내 생각이다.글은 그저 이용될 뿐이다.쓰는 것은 결국 생각을 옮겨 적는 것이다.생각이 없다면 쓸 수 없다.
흔히들 말한다. ‘글솜씨가 좋다’ 글을 읽을 때는 나도 그랬다.글솜씨가 좋아야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믿었다.글을 써보니 아님을 알았다.글솜씨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생각을 잘하는 ‘생각솜씨'가 없다면 글을 잘 쓸 수 없었다.‘잘’이라는 말을 빼더라도 글을 쓰려면 생각이 필요했다.글만 쓸 줄 아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다.생각이 없는 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결국 ‘글솜씨’가 아닌 ‘생각솜씨’가 그 글을 결정했다.
가끔 화려하고 보기 좋은 글을 발견한다.있어 보인다. 매력적으로 보인다.하지만 읽고 나면 무슨 글인지 모를 때가 있다.뭔가 잘 쓰인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이 안 된다.글에 담긴 생각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여러 번 읽어보다가 안 되겠다 싶어 포기한다.처음에는 내 독해력의 부족인 줄 알았다.나중에 이런 글을 자주 마주하다 보니 알게 되었다.글쓴이의 생각이 빠져있었다.생각이 없이 그저 글만 있었다.그러니 생각을 아무리 읽으려 해도 읽을 수 없던 것이다.꾸밈으로 가득한 글자들 사이에는 마음이 없었다.이제 이런 글은 읽지 않는다.글쓴이의 생각을 알고 싶어 글을 읽는 것인데 그것이 없는 곳은 갈 이유가 없다.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내 생각을 글자에 담기 위해서다.이 글자들을 누군가 읽음으로 인해 내 생각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그러므로 글을 쓰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내 생각’이다.생각을 하지 않고 쓰는 글은 글이 아니며 글로 쓰여 있어도 내용이 없는 글이다.생각이 부족하거나 정리되지 않는 채 쓰인 글은 그 생각과 마찬가지로 어딘가 아쉬워진다.내 생각을 단단하게 채우지 못한 채 그저 쓰기 위해 하얀 바탕을 마주하면 비어있는 글자만 나열될 뿐이다.
그렇다면 내 생각을 글을 쓰기 위한 수준으로 준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생각하는 능력, 즉 '생각솜씨’을 기르려면 계속 끊임없이 혼자서 생각만 하면 될까?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글을 써야 한다.내 생각을 기르고 그것의 상태를 알려면 글로 표현해야 한다.물론 최소한의 자기 생각을 가지려는 준비는 평소에, 그리고 글 쓰기 전에 꼭 해야 한다.(생각 없이 쓰인 글이 정말 많다. 쓴 사람도 알고 읽는 사람도 바로 안다. 쓰였다고 다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안다.)하지만 내 생각의 준비가 되었다면 써야 한다. 그래야 내 생각을 알 수 있고 그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적이 한 번씩 있지 않은가?마음속에서 맴도는 정리되지 않던 생각들을 쓰고 나니 명확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 경험 말이다.이렇게 쓰인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그중 부족하거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다시 생각한다.그렇게 생각을 해 나가며 내 생각솜씨를 길러가는 것이다.물론 아쉽게도 언어가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미 우리는 텍스트 밖에서 살 수 없기에 글로 표현하는 것이 생각을 발전시키는 좋은 도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글을 잘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이 쓰는 글과 책이 있다.글 쓰는 방법에 대한 글과 책도 있다.그렇다면 글을 잘 쓴다는 사람들도 다른 이의 글 쓰는 방법에 대한 글과 책을 읽고 잘 쓰게 되었을까?난 그렇게 믿지 않는다.그들은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글로 담고, 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했을 것이다.그래서 난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지 않고 따로 글쓰기 연습을 하지 않는다.당연히 남의 글을 필사도 하지 않는다. (물론 열심히 읽는다.)그저 생각하고 쓴다. 무식해 보이고 답답해 보일 수 있겠다.그렇기 때문에 별 다른 발전 없이 늘 그대로 일 수 있겠다.하지만 난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난 생각을 잘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잘 쓰고 싶다.
내가 매일 글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매일 생각을 한다. 그것을 글로 옮길 뿐이다.그냥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그리고 그 생각을 글에 담아서 다시 보기 위해.부족한 지금의 내 생각을 좀 더 낫게 만들기 위해.내 생각이 멈추는 순간 내 글도 멈출 것이다.생각이 없는 곳에는 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