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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MIN Oct 18. 2024

조각 카지노 게임 대한 짧은 추억

10월 18일

맛집을 찾아서 이 동네 저 동네를 돌아다니는 편은 아니다. 맛집 하나만 들르겠다고 다른 동네로 건너간 적 또한 없다. 대다수가 들른 김에, 여기 온 김에 들른 맛집이 내 맛집 리스트의 거의 전부다.


지금은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이 자리 잡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 자리가 푸드 코트였다. 책을 어마무지하게 쌓아놓은 기둥 대신 가지런히 정리한 테이블이 넓게 자리 잡고 있었고, 그 테이블을 중심으로 주변에 음식점이 빼곡히 들어차있었다. 지금도 치르고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을 거기서 치를 때마다 나는 거기 푸드 코트에 들렀다.


스바로(sbarro)라는 이름의 얄궂은(?) 어감을 생각하면서 나는 수많은 카지노 게임들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그 집의 카지노 게임 메뉴 하나하나를 마치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도전하는 탐험가처럼 도전했다. 집과는 멀고 매번 가지도 못했는 데다가 어린 나이이긴 했지만, 갈 때마다 다른 카지노 게임를 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내가 혹했던 건 조각 카지노 게임를 판다는 사실이었다. 한 판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나이에 조각 카지노 게임를 먹는다는 사실은 내게 매혹적인 제안이었고, 나는 그 제안에 번번이 넘어갔던 것이다. 물론 맛 또한 훌륭했다. 슈프림 카지노 게임 같은 카지노 게임만을 알던 내게 그 집 카지노 게임는 페퍼로니 카지노 게임와 치즈 카지노 게임의 맛을 일깨워줬다.


일회용 접시나 플라스틱 칼마저도 신기한 집을 나는 어느 순간에 잃었다. 내가 다시 그 집을 찾았을 때는 이미 문 닫고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전에도 그 후에도 나는 나만의 많은 맛집을 잃었다. 그러나 모두 그때의 충격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후로 코스트코나 다른 데서 조각 카지노 게임를 파는 걸 발견할 때까지 나는 그 조각 카지노 게임에 대한 추억을 글로 서툰 솜씨로나마 남기기까지 했다.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카지노 게임스쿨에서, 나는 카지노 게임 굽는 냄새를 맡으며 잠시 이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르다 가라앉는 걸 음미했었다. 설마 내가 지금 아침부터 군침 흘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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