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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MIN Feb 27. 2025

올해의 (메마른) 결심

2월 27일

모르겠다. 때로는 백지 위에 뭔가를 채운다는 카지노 게임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가 있다. 이럴 때 글 쓰면 정말 위험하다. 채우기 위해 온갖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갖다 붙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점이 창작에 많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브레인스토밍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러나 농축 플루토늄이나 농축 우라늄의 무궁무진한 힘을 사용할 때에도 엄격한 제한에 있어야 통제가 가능하듯, 이러한 브레인스토밍은 내가 다루는 재재에 대한 걱정이 없는 순수한 무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나는 카지노 게임한다.

크레용을 쥔다고 누구나 크로키를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무 도구나 줘도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건 팔과 손에 수 조개의 획을 그어본 경험이 깃든 장인들 뿐이다.

근데 백지에 뭔가를 채우는 갈망이 사라지면 마치 썰물에 해변가에 있던 모래까지 빠져나가듯, 영감까지 같이 빠져나간다. 카지노 게임은 뻘에 갇힌 배처럼 기우뚱거린 채로 메말라간다. 다시 물을 부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카지노 게임이 든다.

영감의 샘을 찾는 일은 젊음의 샘을 찾는 품을 들여야 찾을 수 있다. 한마디로 못 찾는다는 말이다. 영감은 자기가 영감이라고 말하지도 않고 어느새 들어찬다. 그건 망상이 될 수도 있고, 허튼 카지노 게임일 수 있다.

그 허튼 카지노 게임을 말이 되게하는게 바로 퇴고라는 사실을 한 선배에게서 들었을 때, 결국 나는 내가 품은 모든 의문점의 9할을 풀었다. 나머지 1할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백 년의 고독』을 읽고 나서야 풀렸다.

오르한 파묵은 자신의 소설 쓰기를 바늘로 땅을 파서 우물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손에 뭔가가 들어있다면, 우리는 드라이버로 땅을 파더라도 우물을 만들 수 있으리라. 중요한 건 당신 손에 든 것을 당신은 어떻게 이용하느냐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준비상태에 있다고 나는 카지노 게임한다. 그러나 그들은 쓰지 않았다. 나는 영감이 부족하다는 투덜거림 하나로 글 한 편을 일단 썼다.


내 카지노 게임에 자신의 부족함을 자신의 갈증으로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운 듯하다. 갈증이 원인이라면 바로 물을 찾으면 되는 거니까. 거기에 어떤 샛길이나 편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가끔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니 잘 써보려고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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