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² 방을 가득 채운 기쁨
가뭄에 콩나듯 서류전형에 통과하여 면접도 보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래도 면접을 볼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회사들은 ”안타깝게도…“라고 시작되는 이메일을 보내왔기 때문이었다. 독일에서 학,석사도 마치지도 않고, 유럽에서의 직장생활이 전무한 외국인에게 독일 취업의 문턱은 예상했듯이 높았다. 어학비자가 만료될 기간이 한달 남짓 남았기에, 정처없이 흘러가는 하루 하루가 소중하고 야속했다. 지난 주에 면접을 보았던 프랑크푸르트의 식품회사 마케팅팀 업무는 아직까지 답변이 없었다. 안개처럼 짙은 불안이 내 삶에서 좀처럼 걷히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평범한 목요일이었다. 장을 보고 와서, 이메일을 확인 했다.
간절함 끝에 마주한 한 카지노 게임 추천 문장 — “Congratulations! 축하합니다”.
고요한 오후, 이카지노 게임 추천 한통이 나의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될 줄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나는 내 작은 9m² 방이 꽉 차고도 넘치게 소리를 질러 대었다. “꺅 꺅” 소리에, 집에 있던 룸메이트 시몬이 옆방에서 뛰어나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눈이 휘둥그레진 채 물었다. 나는 시몬에게 좌초지종을 설명하면서도, 합격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시몬을 껴안고 맨발로 춤이라도 추고 싶은 지경이었다. 감정을 추스린 후 나는 올리비에에게 전화를 걸고, 시차 때문에 주무시고 계신 엄마에게도 전화를 했다. 좋은 소식은 혼자 품기엔 벅찼고, 그 행복한 감정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었다.
인사팀 담당자가 보낸 합격 이카지노 게임 추천에는, 계약서가 곧 우편으로 배송되니 3-7일 안에 사이에 우편함을 잘 확인 하라고 했다. 이제 다음 해야할 일에 집중 해야만 했다. 합격했다고 모든게 끝난게 아니었다.
계약서가 있어야 독일 관청에 가서 워킹비자(취업비자, Arbeitserlaubnis)를 지원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것을 서류로 처리하는 독일이다 보니 우편으로 계약서를 주고 받는 일쯤이야 당연한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집 앞 우편함을 수시로 확인카지노 게임 추천. 그러나 한주가 지나도 우편을 받지 못하자,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혹시나 중간에 분실된 건 아닐까 불안카지노 게임 추천. 답답한 마음에 우편함을 뒤적이다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해, 주변까지 두리번거렸다. 우편함에서 왼쪽으로 몇 발짝 떨어진 큰 쓰레기통 위에 서류봉투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 설마 이건가?’ 조심스레 수취인을 확인하니, 영문으로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서류가 너무 두툼하고 커서 우편함에 들어가지 않자, 우체부가 쓰레기통 위에 올려놓고 간 것이 틀림없었다. 소중한 미술품을 옮기듯, 나는 그 계약서를 방으로 가져와 조심스레 열어보았다.
계약서에는 근무 시작일, 근로시간, 연봉 및 상여급과 월급 지급일, 휴가 및 병가/유급 병가 조건 등의 근로자의 권리가 꼼꼼하게 영/독어로 기재되어 있었다. 유럽에서는 채용 확정 전에 계약서를 미리 작성하고, 법적으로 명확하게 고용 조건을 정리하는 문화가 더 일반적이다. 이는 고용주의 책임과 노동자의 권리를 사전에 분명히 해두려는 법적·사회적 시스템에 기반한 것으로, 구직자가 입사 전부터 안정감 있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독일처럼 근로자 보호가 강한 국가에서는 근로 계약서가 거의 소논문과 같은 분량이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취업이 확정된 이후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입사 전에는 계약 조건이 구두나 이카지노 게임 추천 등으로만 안내되고, 실제 서면 계약은 첫 출근 무렵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봉또한 세부내역 없이 총액으로만 적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차이는 노동시장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고용 안정성, 법적 보호에 대한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지점이었기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원본 한부를 싸인해서 보낸 후 나머지 한부는 싸인해서 동네 외국인청에 들고 가 비자 신청을 했야만 했다.
그날 밤 침대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보니, 만약 프랑크푸르트로 간다면 지금 만나고 있는 벨기에 남자친구인 올리비에와는 장거리 연애를 하던지, 헤어져야만 할 상황이었다.
이 거리가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알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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