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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새벽 여섯 시의 공기를 만지러 서둘러 나선다
차 없는 도로 위에 서니 활주로처럼 길고 아득하다
유독 많아 보이는 신호등의 불빛이 새삼 정직하다
나는 별빛 아래서 기계만큼도 솔직하지 못했구나
마주하고 오는 사내는 불규칙한 노동을 한 후 귀가가 어울리지 않는 시간에 집으로 향한다
그는 기록과 무관하게 긴 코스를 완주한 마라토너
그에게 내 목에 두른 목도리를 꽃메달처럼걸어주고 싶다
결국지친 몸을 기댈 베개만도 못하겠지만
겨울이 떠나갈수록 새벽의 영토는 신속히 줄어든다
시간이 줄어들어도 공간이 협소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탄력은 유한의 절망과 환희를 동시에 준다
●멈추지 않는 감동의 콧물●
(이런 건 밤에 쓴 손편지 같아서 으스스하지만)
가끔씩 스스로 낯간지러운 껀수를 만들어 자축이나 기념을 하는 연유는 구독자들에게 카지노 쿠폰 빌미를 마련함에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 이유가 없다
나의 잔꾀에 내 코가 부러졌다
내가 준비한 카지노 쿠폰가 초라할 정도로 분에 넘치는 말씀을 제 브런치 현관앞에 놓고 가셔서 아침에 문이 안 열려 창문을 넘어 밖으로 나오는 촌극이
우선 모든 말씀을 락앤락에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꽃피고 나른해져 글근육이 녹아내릴 때즈음에 하나씩 꺼내 꽃차에 띄워 음미해보련다
부드럽지만 묵직한 언어들은 회초리가 될 것이다
특히 브런치내 문학평론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인상적인 행보를 하고 계시는 김왕식 작가님의 격려 말씀은 현재의 글쓰기를 새삼 반성케 한다
그저 열심히가 아니라 진실되게 써야함을 믿는다
쓰는 순간에서마저 나를 놓친다면
도대체 어디서 구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