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를 지배해 왔던 고정관념, 가치관, 그리고 교육.
스웨덴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첫 과정, '공인 영어 점수 따기'를 당당하게 마친 뒤, 나는 기대하던 입학 허가 메일을 받았고, 그렇게 9월 초.
스웨덴에서 나의 첫 대학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겠지만, 스웨덴도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
9월이 되자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입학식은 어디서 하려나? 스웨덴 대학 입학식은 무엇이 다르려나'
혼자 기대에 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어떤 입학식이나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안내 메일도 오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답답한 마음에 메일로 문의를 했다.
그리고 온 답장.
'우리는 입학식이라는 행사는 없어. 우리가 보내 준 안내 메시지 읽고 첫 수업 시간에 맞춰서 오면 돼. 앞으로 대학원 생활을 환영해.'
아니, 입학식이 없다고?
하다 못해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입학식이 있고, 어떤 작은 조직조차도 뭔가를 할 때 '기념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문화만 익숙한 나는 조금 황당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런 '행사'와 같은 이벤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는 대부분 조금 권위적이고, 보수적이며, 상명하달 식의 문화인 경우가 많다. 한국은 대표적으로 그런 나라 중하나다)
그렇게 짠, 하는 이벤트도 없이 시작된 첫 시간,
나는 첫 수업을 위해 안내받은 건물의 교실로 향했다.
첫날, 첫 시간.
나이를 먹어도, 시간이 지나도, '첫'이라는 말은 언제가 설레고 떨리는 법.
"Pedagogy (교육학)"
이제부터 내가 공부하게 될 건물.
둥근 모양의 건물에 1층에는 자그마한 카페테리아, 그리고 아담하지만 예쁜 도서관, 또 휴식공간.
한국의 번쩍번쩍한 건물들에 비하면 자칫 초라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는 그 소박함이 좋았다.
(애초부터 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리고 2층에 위치한 나의 첫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벌써 많은 학생들이 도착해 앉아 있었고,
앞에는 '교수인 듯 보이는(?)' 한 중년 무료 카지노 게임가 서 있었다.
"Hello, welcome to my class(내 수업에 온 걸 환영해)"
'내 수업'이라고 하는 걸 보니 저 사람이 교수는 맞는 것 같은데, 뭔가 이상한데?
그 중년의 무료 카지노 게임는 190은 되어 보이는 큰 키에, 깡 마른 체격, 그리고 머리는 대머리,
게다가 짧은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노란색 타이즈까지.
나는 최대한 그쪽으로 시선을 두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눈이 갔다.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은 중년의 무료 카지노 게임라니. 그것도 저렇게 짧은 미니 스커트를.
사적인 공간도 아니고 강의실에서? 저렇게 나이 많은 교수가?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고 혼란스러웠다.
"안녕. 내 이름은 ooo이라고 하고, 이번 학기 여러분의 메인 티처를 맡았어.
우리 과정에는 많은 티처들이 있고, 우리는 모두 협력해서 너희에게 도움을 줄 거고, 함께 이 시간을 잘 만들어 나가려 노력할 거야.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나, 그리고 우리의 모든 티처들에게 자유롭게 메일을 보내고 질문해도 좋아."
그렇게 그 특이한 복장의 교수는 이번 학기 진행되는 대강의 수업 개요를 소개했다.
"그 누구도 지금 말을 하지는 않지만, 나는 너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에 대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할 거야. 그렇지?
그래 알아. 노멀 하지는 않지. 아마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처음 본 사람도 있을 거고.
사실 이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내가 내 옷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옷이고, 오늘 첫 수업이니까 내가 특별히 골라서 입고 왔어.
오늘은 약간... 축제 같은 날이잖아, 그렇지?"
그 무료 카지노 게임 교수는 자신이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게 된 스토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 입게 된 스토리가 있어.
나도 처음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 입진 않았지.
내 학생 중에 중동의 어떤 나라에서 온 학생이 있었는데, 그녀와 이야기하다 그녀의 나라의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 늘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던 이야기였지만, 실제로 들으니 그 나라에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핍박이 더 처참했고,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로서 그리고 사회 문제를 다루는 학자로서 이곳에서 여성 인권에 대해 좀 더 액티브 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느꼈어.
그날부터 나는 쭉 무료 카지노 게임만 입고 있어."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는 행동은 핍박받는 여성들을 지지하는 나의 표현이야.
나는 마치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덧붙여,
지금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나쁜 일, 또는 과거의 일들이, 예를 들어 전쟁, 범죄 집단 등, 대부분은 무료 카지노 게임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으며, 그는그 시대를 함께 살아왔지만 같은 무료 카지노 게임로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학자로서 특별한 행동으로 보여 주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 모습들이 부끄럽다고도 말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아니,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지만 진짜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니.
물론, 나 한 명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는다고 세상이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들과 공감하고, 특히 스승으로써 제자의 말에 깊게 공감하고 함께 하고 있다는 표현을 하는 자체가 너무 멋지고 용감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렇게 특이한 행동조차 이상하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고, 존중하는사회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점점 더 극단적이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미워하고 배척하고있는 세상에서, 한 명의 교수가 보여주는 이런 행동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주어지다니.
앞으로 펼쳐질 그의 강의가, 이 대학원 생활이, 또 새롭게 만나게 될 사람들이 기대되었다.
심장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 나 진짜 유럽에 있구나.'
'내가 이걸 배우려고 여기에 왔구나.'
그는 진짜로 우리의 수업, 6개월 내내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고 강의실에 들어왔다.
때로는 미니 스커트, 때로는 롱 스커트.
때로는 무체색, 때로는 화려한 색.
신기하게 그가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입은 모습은 며칠이 지나자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다.
어느 날부터 우리 반 아이들은 그에게 '오늘 무료 카지노 게임 색깔이 예쁘네'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이제는 그가 바지를 입으면 어색할 것 같았다.
'사람의 고정관념이라는 건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누가 언제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는 바. 지. 만 입으라고 정했단 말인가.
왜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건 잘못됐다고 이상하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책을 읽어서도 배우지 못하고,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절대 깨닫지 못했을 그것을 나는 단 한순간에 깨달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부터 완전히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과연 무엇이 진짜 교육인가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4년 동안 교육학을 공부했고, 8년이 넘게 교사로 일했지만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 원론적인 '좋은 교육'에 대한 질문을 나는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