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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자 Apr 25. 2025

카지노 게임 태블릿으로 부탁드려요

유부초밥과 타코사이

"어머니가 전라도 출신이셔?"

첫 직장에서의 일이다. 각자 싸 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먹던 중에 같은 팀 언니가 나에게 물었다.

"아닌데요? 왜요?"

"그래? 음식이 맛있어서 그런 줄 알았지."


서울에서 나고 자란 데다 딱히 지방에 친인척이 없었던지라,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두를 뛰어넘을 만큼 상식이 부족하여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았었다. 심지어 우리 카지노 게임 음식이 맛있다는 것도 스무 살이 넘어서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내 도시락 반찬은 인기가 좋았던 편이었다. 외국에서 전학을 왔던 한 친구는 한국 음식이 낯설어 한참을 도시락으로 싸 온 밥에 우유를 말아먹곤 했다. (아직 놀라긴 이르다. 콜라를 부어서 먹었던 날도 있었으니.) 하루는 그 친구가 방과 후 집에 돌아가 우리 집에 전화를 걸어서는 그날 나의 도시락 반찬이었던 멸치볶음이 너무 맛있었다며 요리순서를 하나하나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런 카지노 게임의 요리 중에도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메뉴가 있었는데 하나는 떡볶이, 하나는 김밥이다. 카지노 게임의 분식 메뉴는 말하자면 너무 고급졌다. 떡볶이에 그렇게 정성스레 육수를 뽑을 필요도 쌀떡을 쓸 필요도 비싼 오뎅을 쓸 필요도 없다. 김밥 역시 고기가 너무 많이 들어있다. 심지어 나는 고기를 썩 좋아하지 않아 더욱 카지노 게임가 싼 김밥이 싫었다. 그래서 항상 소풍을 갈 때면 카지노 게임한테 "유부초밥으로 싸 줘. 김밥 말고!"라고 두 번 세 번 다짐을 받으며 이야기해두곤 했다.


아부지는 내가 사회초년생일 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는 담당이었다. 그즈음에 한국에 처음 들어오기 시작한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도 아부지 손에 이끌려 온 가족이 처음 입성했다. 그 후에 조금씩 생겨나가 시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들도 아부지의 소개로 이곳저곳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 아버지가 퇴직을 하시면서 집 밖으로 나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시작하셨다. 그래서인지 아부지는 쿠팡은 애용하시지만 키오스크 카지노 게임 잘하실 줄 모르신다.


얼마 전 타코요릿집에서 가족모임을 했었다. 테이블 위에는 주문을 위한 카지노 게임이 놓여있었다. 아부지는 생소한 카지노 게임 주문에 놀라신 모양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테이블에 아래 있는 가방이나 옷을 두기 위한 바구니를 쓰레기통으로 착각하셔서 휴지를 버리시려고 했다. 어릴 적 아부지 손에 이끌려 새로운 식당에 가서 새로운 메뉴를 먹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때 나에게는 낯설지만 왠지 모르게 반짝거리고 재미있어 보이던 세계가 거꾸로 지금의 아부지한테는 세상이 전력질주하며 당신만 남겨두고 달아나버린 것 같은 전혀 다른 낯섦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아부지도 카지노 게임도 한 해가 다르게 나이가 들어가신다. 나의 노화를 자각하는 일도 슬프지만 부모의 나이 듦을 깨닫게 되는 것도 아무리 순리라고는 하지만 가슴 끝이 아려오는 일이다. 세월이라는 것이 우리 부모만 피해 갈 수는 없겠지만 어디에선가 길을 잃어 한참 돌아 우리 부모에게 닿아주길. 나는 아직 조금 더 우리 카지노 게임의 고급진 떡볶이와 고기 가득한 김밥을 먹어야하니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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