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에서 몽블랑트레킹까지
남편이 무료 카지노 게임(homo walkers, 무료 카지노 게임 인간)가 되었다. 동트는 새벽에 일어나 간단한 먹거리를 챙겨 집을 나선다. 아침마다 10킬로씩 세 시간을 혼자 걷는다. 지팡이에 의존해서 거북걸음으로 한 걸음씩 내딛던 남편이 무료 카지노 게임가 되면서 남편과 내 삶이 달라졌다.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한창일 때도 남편은 꼭 필요한 길 외에는 걷지 않았다. 차로 이동해서 일을 처리하는 편이었다. 맨발 걷기 강의를 듣고 와서도 건강을 위해 달릴지언정 지루하게 걷지는 않겠다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단 하루에도 걷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호모워커스가 되었다.
뇌경색이 찾아온 7년 전, 휠체어에 앉았다가 지팡이에 의존했을 때 남편은 하루아침에 달리는 것이 꿈이 된 무료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자만했던 사람에게 신이 한 대 때려 혼내주기나 한 것처럼 걷는 것 외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처음엔 지팡이를 짚고 마을탐색부터 했다. 한발 한발 걷기에도 온몸에 땀이 났다. 옆에서 같이 걸어주지 않으면 불안했다. 혹시 균형을 잡지 못할까 걸려 넘어질까, 나는 뒤에서 조심스럽게 그의 발걸음을 따라 걸었다.
우리는 시간을 정해두고 동네 여기저기를 매일 걷기 시작했다. 차로 지나치거나 들어가볼 일 없는 동네 구석구석을 탐색하듯 샅샅이 살펴보게 되었다. 숨이 차거나 금방 피곤해져서 처음엔 한 시간을 걷지 못했다. 차츰 남편은 조금씩 몸의 변화를 느끼고, 나는 사람 사는 모습과 풍경에 재미를 느끼며 우리의 걷기가 시작되었다.
동네 구석구석을 걸으며 2년이 지났을 때 동네 주변 작은 산에 올랐다. 스틱을 짚고 왼발을 끌 듯 무료 카지노 게임 남편 뒤에서 남편의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나도 뒤따른다. 작은 산을 성공적으로 올랐을 때 우리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산을 오를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추가되는 셈, 느리게 평길을 무료 카지노 게임 그 지루함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남편은 조금씩 무료 카지노 게임 범위를 넓혔다. 주말마다 둘레길을 잘라 걷거나 다른 지역 산들을 하나씩 오르면서 남편의 다리에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힘이 차는 것이 보였다.
걷는 것 외는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어 걷고 또 걸었지만 4년 만에 우리는 한라산 백록담을 오르게 되었다. 그동안 노력했던 걷기의 결과로, 우리에겐 훌륭한 성적표였다. 한라산 등반은 설악산 등반을 꿈꾸게 하는 마중물이 되었고, 거북이가 된 지 7년 만에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 올랐다!
동네 한 바퀴는 나비효과가 되어 대청봉 정상을 오르게 했고, 이 성공 경험은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
대청봉을 간 사람은 몽블랑 트레킹도 할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친구 부부가 한 말이다. 우연히 만나 대청봉에 오른 이야기를 듣고, 친구는 1년 뒤 몽블랑 트레킹을 가자고 제안했다.
삶은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운명이나 필연까지 가는 듯하다. 몽블랑 트레킹은 순전히 몽.블.랑.이라는 이름이 주는 아름다운 느낌 때문에 우연히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원하는 일은 일단 결정해 두고 모든 일정은 그 결정에 맞추어 준비하는 것, 우리 부부가 긴가민가할 때 결론 내리는 방식이다.
몽블랑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 초보 트레커였지만, 우리는 그때부터 몽블랑 트레킹을 받아들이고 준비에 들어갔다. 10일 동안 170km를 걷는 여정, 평균 17-18km를 매일 걸을 수 있는 체력과 보행능력을 1년동안 길러야 했다.
매일 걷는다. 집 근처 둘레길로 아침운동 삼아 하루 10km를 세 시간씩, 어떤 날은 남파랑길의 어느 코스를 하루 종일 걷기도 한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둘레길만 아는 우리는 코리아둘레길도 알게 되었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평화의 길로 구성된 코리아 둘레길을 차근차근 걸어보려고 한다.
몽블랑 트레킹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시작된 우리의 걷기 여행은 무조건 걷는 것이다. 걷다 보니 근력도 생기고 체력도 길러졌다. 어느새 몸의 불필요한 지방들이 빠져나갔는지 둘 다 몸이 단단하다. 길 위에 잡다한 생각들도 내려놓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길 위에 멋진 풍경은 덤으로 왔다.
속도를 맞추며 걷는 것은 '존중'이고 '배려'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속도에 맞추어 걷기 힘들다는 것을 걸으면서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은 말없이, 어떤 날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나란히 또는 앞사람의 발걸음을 바라보며 뒤에서 걷고 또 무료 카지노 게임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서로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다.
연애시절 이후 새롭게 맞이하는 '탐색'이다. 관심을 갖고 다시 바라보며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우리는 서툴고 관계에 어설펐던 신혼 때보다 더 편안하고 안정된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말하지 않는 눈빛과 표정 속에서 무엇이 필요한 지 서로 안다.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니 냉전기간도 없고 함께 있는 공간이 평화롭다.
존중과 배려가 베인 부부! 졸혼이나 별거, 황혼이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중년 이후 부부생활에 참 귀하고 감사한 인연을 얻었다.
당연한 공기의 고마움을 시시 때때 감사하게 여기는 우리는 서로에게 당연하지만 감사한 존재로 제2의 화양연화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