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단단해지는 중
나는 쉽게 상처받는 사람이다.
한마디 말에도 오래도록 마음이 무너지고
실수 하나에도 스스로를 자책하며 밤을 지새운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약해서 어떻게 살래?”
“세상은 더 센데 너만 그러면 안 돼.”
하지만 나는 안다.
나처럼 부서지기 쉬운 사람도 세상을 견딜 수 있다는 걸.
눈물이 많다고, 마음이 약하다고 단단하지 않은 게 아니니까.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땅 속으로 더 깊이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내 마음도 흔들릴수록 더 깊어졌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눈물 흘릴 줄 알고
작은 친절 하나에 오래 감사할 줄 아는
그런 마음이 자라났다.
약함은 약점이 아니다.
그건 단단함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과정일 뿐이다.
나는 유리처럼 투명한 사람이고,
그래서 더 빛을 담을 수 있다.
흔들리며 단단해지는 중인 나를
오늘도 다정히 안아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