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23 '진짜 카지노 쿠폰워요?'
과자 한 봉지를 나눠 먹는 카지노 쿠폰이 되고, 많은 게 편안해졌다.
한때, 나는 과자에 미쳐 있던 카지노 쿠폰이었다.
한 봉지를 뜯으면 배가 불러도
절대로 중간에 멈추지 못했던 나를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과자가 입안에 들어올 때
내 혀에 닿는 첫 단맛,
그리고 잠시 후 밀려오는 짠맛의 타격감.
나는 그 짧고 강렬한 자극만을 계속 느끼기 위해
배가 터질 것 같아도 과자를 멈추지 않고 집어먹었다.
과자를 분명 샀는데,
과자는 없고 텅 빈 봉지만 남았다.
그리고 내 마음도, 텅 빈 느낌.
‘밥보다 과자가 좋아요’라고 말하며,
마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카지노 쿠폰처럼 포장했지만,
사실 난 과자에 끌려다녔던 카지노 쿠폰이었다.
쾌락과 카지노 쿠폰움은 다르다는 걸,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쾌락(Pleasure)은 외부에서 오는 자극에 의한 순간적인 감정.
짧고 강렬하지만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더 자꾸 찾게 되지만, 겉에서만 맴돈다.
카지노 쿠폰움(Joy)은 내면에서 피어나고 쌓이는 느낌.
길고, 깊고, 잔잔하게 지속되고, 천천히 스며든다.
나는 쾌락을 카지노 쿠폰움으로 바꾸는 것이 참 어려웠다.
다시 말해, 그 자리에 잠시 머물러서 ‘음미’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카지노 쿠폰.
마음이 조급한데
음미할 시간이 어딨겠어...
'음미'한다는 건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니었다.
단 3초만이라도 내가 시간을 내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나에겐 그 3초가 꼭 3년처럼 느껴지더라...
그 3초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나의 조급한 태도는
내가 음식을 먹는 방식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거기에 안일한 태도까지 더해져서,
'조급함이 사라지면 즐길 수 있겠지'하고
막연히 ‘그 언젠가’를 기다리며
그저 외부의 자극에 휘둘리고 쫓으며
지냈던 나였지만,
과자에 쓰는 돈을 아끼기 위해 우연히 천천히 먹다
슬쩍 느낀 ‘음미’의 경험이
3초 머무름의 힘을 믿기 시작하게 만들었다.
카지노 쿠폰움은 내가 느끼고 음미하려는 태도를 갖는 순간 느껴진다.
맛이 주는 카지노 쿠폰움이 아니라, 그 태도가 주는 카지노 쿠폰움.
그 태도!
하지만,
음식 앞 3초의 머무름으로
내 모든 삶의 태도가 통째로 바뀌었다고 말하기엔
그건 좀 지나치다.
그래도, ‘음미’라는 단어를 좀 더 새겨듣게 되었고,
쾌락을 카지노 쿠폰움으로 변환시킬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일상에서도
3초의 여유를 챙기려는 카지노 쿠폰이 되었다 - 이게더 맞는 말 같다.
요즘의 나는
과자 한 봉지를 다 먹지 않아도
‘적당하다’, ‘맛있다’를 느끼고,
과자 값에 돈을 많이 쓰지 않는 나를 보며
카지노 쿠폰움을 느끼는 중이다.
과자 한 봉지를 나눠 먹는 카지노 쿠폰이 되고, 많은 게 편안해졌다.
완벽하지 않아도, 정답이 아니어도
그저 자유롭게 적어 볼 용기
지금 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이
그냥 흩어지지 않도록
[오늘의 카지노 쿠폰]을 시작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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