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iter Lucy Jan 10.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갖고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아닐걸요.

발단은 어처구니없을 만큼 심플했다. 마트를 다녀오는 와중에 그런 생각이 든 거다. '멋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성장하려면 내가 가진 자격지심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 나를 알아야겠단 의지로 심연 속 얕은 물줄기까지 살펴보더라도, 어느 날 직감처럼 떠오르는 문장이 수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단 건 삶의 경험으로 쌓인 지론이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외출의 목적이었던 호떡은 팽개치고 책상에 앉아 맥북을 열었다. 대체 왜 나는 자격지심을 갖고 있다고 느낄까. 자격지심이 맞긴 할까. 자격지심을 검색해 보니 '어떠한 일에 대하여 자기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이란다. 혼용되는 단어로 '열등감'이 나왔는데, 자격지심은 자기 기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고 열등감은 남과 자신을 비교해 느끼는 감정이라 다르단다. 연관 게시글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진 사람은 애정 결핍 등을 보여 상대를 너무 피곤하게 만드니 얼른 도망가야 한다'는 글도 나왔다.


자격지심이라는 단어가 입과 마음에 붙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언뜻 떠올랐다 발광하듯 사라지는 단편적인 기억들을 보면 특정 상황에서 필요 이상으로, 타인이 뭐라 하지 않았는데도 주눅 든 내가 꽤 자주 보였다. 사회 초년생 땐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에게 주눅이 들었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준비되지 않았다'라고 느꼈던 상황들을 자격지심이라는 이름 아래뭉쳐 생각하게 됐다.'준비되지 않았다'에서 준비의 기준은 항상 내가 만든 기준이었다. '그만큼 준비해도 남들보다는 훨씬 노력한 거다'라는 말은별 위로도, 응원도 되지 않았다. 뭐든 '더할 수 있었는데'하는 미련이 남는 순간 만족감은 훅 떨어졌고 결과의 성패도 중요치 않게 됐다.


더 참을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더 버틸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더 아낄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더 모을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더 잘할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더 노력할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 모든 미련들의 전제는 '나는 내가 한 것보다 더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며, 만족할만한 기준점은 '더'라는 모호한 목표다. 전자는 욕심일 수도 있고 자만일 수도 있다. 후자는 본인도 납득하기 어려운 '노력'에 대한 이상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노력을 아끼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일 수도 있고, 현실성은 갖다 버린 오피스 드라마를 자주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만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인간을 한계에 몰아붙여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에 과한 로망을 갖고 있다. 변태 같은 건 초점이 '무언가를 이뤄내'가 아니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과정'에 있단 사실이다. 프로이트를 데려와 물어봐야 할 것 같긴 한데... 제 무의식에 대체 뭐가 든 걸까요.


과거의 경험에 빌어 스스로를 더할 수 있는 사람이라 치더라도 뭐든 '더'가 되는 게 옳은 일일까? 아니, 그전에 내게 좋은 일일까? '더'라는 건 구체적인 목표가 되기엔 너무 추상적이다.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는데 '더 해야지'한다면 그건 새벽 3시가 될까 4시가 될까? 그럼 난 만족할 수 있을까? 또 특정 분야가 아니라 삶과 연관된 모든 측면에서 '더'를 원한다면 나는 120%를 실현하는 완벽한 인간이 될까 아님 100%에 닿기도 전에 과부하로 쓰러지는 좀비가 될까. 이러다 멋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고 뭐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되기도 전에 생로병사에 나오게 생겼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갈취하고 구걸할 만큼 뻔뻔한 타입이 아니라 피해는 끼치지 않았다 생각한다만, 이런 성향이 도움이 안 됐다고 하는 것도 거짓이다. 기준이 높기 때문에 운동을 해도 마지막 에너지까지 착즙 해서 한 세트를 더 완성하고, 목표치의 반만큼만 노력해도 웬만큼은 결과가 나온다. 정말 아쉬운 지점이 있다면 그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내 모습이다. 무언가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해도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은 '이거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은 과정의 즐거움을 가리고 '더'에 대한 갈급만 불러일으켰다. 기호로 시작한 일도 당위성으로 끝을 맺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는 없어지고 불만만 쌓이다가 으스러져버린다. 누군가는 자격지심을 가진 사람을 완벽주의자라 칭하겠지만 나는 나를 셀프 채찍질하다 인생이란 달리기까지피곤해져 버린 주자라 칭하겠다.


최근에는 불 같이 타오르는 잠깐의 열정보다는 꾸준히 이어가는 성실이 낫고, 몸이든 정신이든 혹사하는 과정으로 남는 건 피폐한 건강일 뿐이라는 걸 깨닫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하루를 꽉 채우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는듯하고 세운 목표에 미달하는 결과는 기록에 남기지도 않는 게 맞냐 자문하면 아니라는 답이 돌아오니. 멋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되려면 더 현실적일 필요도, 더 스스로를 포용할 필요도 있다. 여기에서도 '더'가 나오네. 아직 한참 멀었다 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