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일기 #13
새해가 시작되고 삼 일째였나 컨디션이 다시 안 좋아졌다. 이번 달 목표는 새롭게 세운 루틴을 천천히 적용하는 것인데 11월의 코로나와 지난달 과거 트라우마 마지막 정리 이후 심신이 지쳤는지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나만의 속도로 가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걸 알면서도 그러기엔 3년이나 정체기를 보냈으니 조급하다.
어제는 강렬한 패닉 어택이 내 몸과 마음을 훑고 지나갔다.
몇 시간이나 혼절하듯 울고 기운이 너무 없어 소울 푸드인 초밥을 시켜 먹었다. 이상하게 심신을 소진하고 나면 밥이 들어가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남편이 정성스레 만들어 놓고 나간 팬케이크까지 디저트로 야무지게 먹으니 이내 기운이 돌고 슬픔이 가신다.
나의 패닉 어택의 패턴은 늘 같다. 남편과의 의견 불일치 - 매번 그런 것은 아니고 심신이 예민할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랜덤으로 온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이어진 어머니와의 힘들었던 관계 덕분에 가장 가까운 사람(남편)과 의견 불일치 상황에 다른 대상임에도 어머니의 이미지와 겹쳐 보이고 그런 상황에 놓이면 손쓸 틈도 없이 어릴 때부터 줄곧 느껴온 어머니에게 느꼈던 감정이 나를 뒤엎고 'Ahh... not again'과 함께 울음이 터지기 시작카지노 게임 사이트.
패닉 어택의 울음은 보통의 울음과 다르다. 그 순간엔 정말 죽을 것만 같은 극심한 고통에 꺽꺽대며, 눈물 콧물은 물론 어제는 그 고통과 슬픔이 너무나 강렬해서 침까지 흘려대며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울었다. 곧 있으면 마흔셋이 되는 내가 아이처럼 울 수 있다니 신기하면서도 허탈하기 그지없다.
이 울음은 흡사 갓난아기가 자지러지게 우는 것과 같다. 부모는 말 못 하는 아기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어 기저귀도 확인하고 젖도 물려보고 안아도 준다. 패닉 어택에 놓일 때마다 나는 자지러지게 우는 갓난아기의 마음을 이해한다. 부모는 이 아기가 괜찮을 거란 걸 알지만 아기는 뭔지 모를 불편함이 생존과 직결되기에 죽을힘을 다한다. 내게 패닉 어택이란 주체할 수 없는 갓난 아기의 울음이다. 문제는 마흔 넘은 다 큰 어른이 이러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도 답답하다. 그러니 병이겠지.
참기 힘든 격렬한 고통 속 사랑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생각한다. 특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는 사실이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강렬한 고통이 인다. 울면서 벙찐 표정의 남편에게 얼른 아이에게 가서 놀라지 않게 다독이라고 소리친 뒤 가슴을 부여잡고 울음소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디찬 차고 안 차 안에 들어가 꺼이 꺼이 울었다.
다른 것 생각 않고 그저 고통에서 살아남는데만 집중하고 싶지만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패닉 어택에 처해 있는 내가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교통정리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이 때로는 억울하기도 하지만 나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나 자신만큼 사랑한다.
지난 3년 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우울증을 겪으며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나의 증상을 어떤 성격이나 태도로 인식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반응이다. 오해는 마시라, 남편과 아이는 나를 무한 지지해 주고 비현실적일 정도로 자기 일에 성실하며 사랑스럽고 착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병이 꾀병인 것만 같아 인정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다른 사람들 눈엔 오죽하랴.
게다가 패닉 어택과 같이 큰 증상은 어쩔 수 없지만 매일 찾아오는 자잘한 증상들은 혼자 묵묵히 이겨내는 편이다. 나의 고통으로부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고 그들이 단단한 일상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다. 거의 24/7 붙어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에게 나도 지겨운 이 증상을 뭐가 좋은 일이라고 사랑하는 이들을 붙들고 하소연하고 싶지도 않다. 말하면서 듣는 내가 지겹다.
한편 이건 또 이것대로 부작용인 건 내게는 이번 패닉 어택의 전조증상을 며칠간 겪었으니 이상하지 않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갑자기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거기다 나의 트리거가 남편과의 의견 충돌에서 오다 보니 남편도 아이도 이게 패닉 어택인지 늘 헷갈려 한다. 매번 부부 싸움으로 치부하기 일쑤니 한 번 더 무너진다.
지난 3년간 수만 번도 더 한 생각. 내가 만약 눈에 보이는 병에 걸렸더라면, 다리 하나 부러졌다면 어땠을까, 일상 속 감정적으로 예민한 상황에 놓일 때마다 나를 배려해 주고 조심해 주지 않았을까. 물론 이 배려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아픈 사람은 배려 받아야 하지만 그 배려가 당연하다거나 환자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니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나의 하루엔 감사함, 슬픔, 비참함, 기쁨, 안정감 등 여러 순간이 존재카지노 게임 사이트. 비극도 희극도 모두 있다. 패닉 어택에 세 식구가 함께 비극에 처했다가도 몸을 동그랗게 말아 서로 포개는 고양이처럼 온기를 나누며 함께 회복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리고 저녁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함께 먹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함께 잠을 청카지노 게임 사이트.
새해 들어 매일 조금씩 걷기 루틴을 실행하고 있다. 캐나다의 겨울은 바람이 많이 불어 낮에도 체감온도가 영하 14도로 얼굴이 얼어붙는 날씨에 오래 걷기는 힘들지만 어쩐지 어제는 오래도록 걷고 싶었다.
긴 산책 후 집 근처 잔디밭 벤치에 잠시 걸 터 앉았다. 음력 초하루가 지난 지 얼마 안 된 예쁜 초승달이다. 저 멀리 보이는 파도처럼 겹겹이 쌓인 구름 위 무심히 떠 있는 달이 반가워 소원을 빌어 보지만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소원 대신 그저 오늘 지금 이 순간 추위를 느끼며 걸 터 앉아 달을 구경하며 이곳에서 존재하고 살아 숨 쉬고 있음에 감사했다. 사랑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그러하듯 귀한 생은 힘들어도 당연히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모두에게 힘들었던 하루가 또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