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6
"혹시 할머니 기일에 꽃 제가 카지노 게임 될까요?" 물어보셨다. 작년에 올렸던 글을 기억하시고 마음에 남겨두셨다가 고민 끝에 질문을 건네는 단골꽃집 사장님. 그렇게 마음을 써주는 게 참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어깨에 손을 올리며 기운 차리라던 기희씨, 이사 갔다는 소식에 조금 더 자주 만날 걸 후회했다는 꽃집 사장님, 그리고 쉽지 않은 첫 육아 중에도 곧 내 생일이라고 선물을 물어보는 연아. 눈앞의 장면이 휙, 휙 바뀌는 와중이라 곱씹지 못했을 마음을 이렇게 일기를 쓰며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냉소적으로 살 수 없게, 온기와 다정만을 주는 사람들이 너무 고마워서, 그 큰 마음 앞에서 꼭 내가 조금은 작아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