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들과 전공 관련 인문학 책을 읽어보자고 시작한 독서 모임이 만 3년을 맞았다. 이제 슬슬 우리도 모임의 이름을 지어볼까 제안했더니 '송유정 북클럽'이 어떠냐고 입을 모았다. 독서 모임을 제안하고 매월 일정을 조율한 공로도 있지만 책에서 한없이 멀어져 가던 중년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그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었고 내심 흡족하기까지 했다. 호들갑 떨며 나를 드러내지 않았어도 주변에서 알아봐 주는 것이 꽤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전면에 내 이름을 내세우는 모임이라니,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결국 독서 모임 이름은 우리의 출신 학교 지역 명칭을 넣어 지었다. 이름 어디에서도 내가 드러나지 않자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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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런 양가적인 감정에 시달리고 그 안에서 진짜 나는 무엇인지를 찾느라 속이 시끄럽다. 나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서는 잘 웃고 떠든다. 모임을 마치고 들어오면 그 시간만큼은 누워있어야 기력이 회복된다. 일정이 없어 며칠 동안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는 날이 지속되어도 크게 답답하지 않지만, 보고 싶다며 집으로 쳐들어온 지인들과의 수다는 반갑다. 시끌벅적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의 모임은 생각만 해도 기가 빨리지만 그렇다고 일대일 대화를 선호하지도 않는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독대'에는 더 많은 에너지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생각에 부담감이 올라온다. 셋 정도는 되어야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듣기에 집중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한 것이다. 그런데 또 강의할 때면 수십 수백 명 앞에서 두 시간 동안 혼자 떠드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
이런 나는 내향인인 걸까 아니면 내성적인 성격인 걸까? 내향인과 내성적인 것은 어떻게 다른 걸까. 내향인과 외향인은 어떤 차이점이 있고 나의 위치는 대략 어디쯤일까. 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한 나는, 이상한 사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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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에 한 번 동네 호프집에서 우연히 만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있었다.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합석하게 되었는데, 나이도 같고 아이들 나이도 비슷해서 금세 친해졌다. 술자리가 파할 즈음에는 말도 편하게 놓고 전화번호까지 교환했다. 나를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이 질투가 난다고 할 정도로 그날의 나는 낯설었다. 몇 달 후 호프집에서 상대를 다시 만났을 때, 난 깍듯이 인사를 했고 말을 놓지 못했다. 완벽한 외향인이었던 상대는 이런 날 의아하게 쳐다봤다.
“유정아. 너 왜 그러니? 우리 그날 좋았잖아. 말도 놨잖아.”
낯가림이 심하고 말도 쉽게 놓지 못하는 내가 그렇게 변했다는 게 신기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술의 힘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아는 많은 이들이 이런 불편함에 노출된다고 생각하니 미안해졌다. 어떤 때는 격하게 환영하다가 어떤 때는 한없이 거리를 두는 사람. 내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인 걸 알더라도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사람 만나는 것을 충분히 좋아하지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와 양,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적은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가 남아있는 상태일 때 상대를 만났을 때와 소진된 상태에서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나의 반응이 왜 달랐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는 나를 대하기 조심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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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약속이 항상 많으시죠? 만나고 싶은데 바쁘실 것 같아서 물어보질 못했어요."
주변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에게서 많이 듣는 말이다. 아이들 학교에서 학부모회장과 운영위원을 맡아 했었고 학부모 동아리, 지역 봉사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조직하는 일에는 많은 에너지가 쓰이는 법이다. 게다가 모르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모은다는 건, 새롭게 상대를 알아보고 이해하고 조율하는 전 과정을 포함하는 말이니 고단한 일이다. 그런 일은 주로 외향적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몫이다. 그러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만나는 것,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라는 평판은 당연했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난 늘 혼자 점심을 먹었다. 일로 만난 사이라도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친목을 도모해야 하는데, 난 거기까지 쓸 에너지가 없었다. 다음 일정이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처럼 부리나케 자리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식탁에 혼자 앉아 아늑하고 평온하게 식사를 했다. 어쩌다 약속이 있을 때면 약속이 깨지기만을 학수고대했다. 거짓말로 약속을 깨거나 누가 아프기를 기도할 수는 없으니, 천재지변이 생기기를,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사유가 생기기를 바라고 또 바라곤 했다. 외로움을 만끽하기 위해 진실을 숨겨가며 조금은 피곤하게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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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혈액형을 비롯해 MBTI 같은 성향 분석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사람을 4개 혹은 16개로 분류해 그 안에 가두어둔다는 발상이 마음에 들지 않거니와 성향이 어느 한쪽으로만 100%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향은 나이 들며 계속 변한다. 타고난 기질이 변하지는 않지만 살면서 습득한 사회적 기술에 따라 외향성을 절제하기도 하고 조작하기도 하며 내향성을 감추기도 하고 일부러 이용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특별히 이상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내향인'을 알아보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다. 이제는 지인들에게 솔직한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내향인'임을 드러내는 일이 필요하고도 말이다.
어떤 단어는 그 자체로 사람을 그 안에 가두어 둔다. 단어는 편향과 낙인 혹은 절대적 신뢰로 상대를 규정한다. ‘외향적’, ‘카지노 게임 사이트적’이라는 단어가 특히 그렇다. 그 둘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는 없을까. 나를 표현할 언어, 단어가 필요하다. 좀 더 면밀히 나를 관찰해 봐야겠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