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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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25)
이작가노트
2022. 4. 19. (화)
[롯, 카지노 쿠폰 되다]
“아, 미처 몰랐어! 날고 싶은 것, 그건 또 다른 소망이었구나. 소망보다 더 간절하게 몸이 원하는 거였어.”
_황선미, <카지노 쿠폰 나온 암탉 중에서.
아들들의 오랜 친구 집을 방문하였다. 친구 집은 이미 동물농장이 되어있었다. 합방을 기다리는 가재들, 물고기, 병아리 몇 마리와 닭이 된 롯. 급격한 속도로 생육하고 번성하는 데 소명을 다하고 있는 집이었다. 롯은 수탉의 이름이다. (롯데리아의 롯이라는데? 이유를 묻지 못했다.) 여하튼 농장에서 얻어온 청계 유정란이 21일 만에 부화하여 건강하게 자란 것이다. 아파트에서 닭 사육이라니. 심지어 롯은 본인이 닭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손길을 구하고, 얌전히 걷고, 쓰다듬어주면 잠들고, 주인에게 와서 자신을 예뻐해 달라고 한다. 애완견 혹은 애완묘 못지않은 사랑을 주고받고 있던 카지노 쿠폰. 딸들은 병아리와 닭을 꼭 품고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데 내가 이토록 생소한 이유는 닭을 ‘치킨’으로만 만나왔기 때문이리라.
“엄마 한번 안아봐!” 억지로 들이미는 딸 덕분에 40년 만에 처음으로 닭을 안아보았다. 실제 닭은 참 따뜻했다. 롯의 몸은 고기가 되는 것보다 사랑의 존재가 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