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자세
얼마 전, 지난 1년의 결과물을 마무리카지노 게임 추천.
다들 무리없이 하는 대학원 석사 과정을 나는 방황 속에서 유난스레 무려 5년이란 시간 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 포기하지 않은 의지 하나만으로도 스스로 떳떳할 수 있어 다행이다.
엄청 큰 꿈이라도 이룰 것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를 등지고 들어간 대학원, 전공도 러시아어학.
그러나 나의 오랜 사회생활은 학문의 세계를 순수히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들어 괴리감에 매일 사로잡혔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결과를 가져다 주었기에 고민 끝에 휴학을 했고, 우연한 기회로 기적처럼 원래 회사에 재입사하게 되었다. 한 동안은 휴학한 사실을 잊고 살 수 있었고, 은연 중에 학위를 그냥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이미 나를 지배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대 휴학 학기가 끝나갈 때 즈음 마침 회사가 나에게 횡포를 부려주는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내 삶이 없어질 뻔 한 위기의 순간에 내가 살기 위해 대학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학위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그동안 성취감을 가져다주었던 회사 일은 결국 그 조직을 위해 노동의 대가로 해야 했던 헛된 일 뿐이었지만, 학위는 온전히 나만을 위하면서 나에게 남는 일이란 카지노 게임 추천을 하니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았다.
특히 나란 사람은 '뭐 하나를 해도 제대로 잘 해보자'라는 나름의 소신을 가지는 고로, 적당히 교수님에게 잘보이고 구걸해서 학위를 따기는 싫었다. 그래서 더 최선을 다했고, 회사를 그만두고 논문 작업을 시작했다.
좋은 논문을 쓰려고 하다보니 작성에만 1년의 시간이 걸렸다. 감사하게도 지도교수님도 나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와 뿌듯했다. 회사 업무 후의 느낌과는 너무도 다른 성취감과 보람이었다. 물론 논문 작성 기간 동안 산고에 버금가는 힘든 시간들이 많았지만, 무사히 심사가 끝나고 나니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 이름으로 책이 나오다니!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러시아의 언어학이다.
무언가를 남긴다는 사실에 기뻤다. 내용에 대한 평가도 괜찮다 보니 이왕이면 5년 결과물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끝내고 싶은 생각이 드는건 당연지사. 하지만 이 시점에서 나의 완벽주의는 '깨져야만 한다'는 삶의 강력한 경고음이 울리게 된다.
실컷 문서 작업을 다 하고 인쇄를 넘겼건만, 내가 예상할 수도 없는 부분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이다. 책자가 이미 다 인쇄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는데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이었다.
사실 내용이 크게 잘못되었거나 수정사항이 반영 안됐거나 할만큼 그렇게 중대한 것도 아니었다. 한글에서 pdf 파일로 변환되면서 글 경계선 일부가 사라진 것, 그리고 신명조 폰트 때문에 모든 제목이 볼드 없이 인쇄된 것 두 가지였다. 이건 인쇄실 아저씨의 잘못도 아니고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온전히 내 실수였다. 평소 꼼꼼히 해오던 내가 한 순간 방심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정확히 방심이라기보다 몰랐다는 것이 맞겠다.
아. 다시 찍어야 하나...?
경계선이야 내가 그리면 된다지만 볼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얼핏 보면 잘 모르겠어도 교수님이 보시면 100% 알아보실게 뻔했다. 교수님 용으로만 따로 찍을까? 인쇄물을 받아본 하룻동안 너무나 많은 생각도 들었고 스스로 자책도 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될 일도 아니었다.
그 순간 회사에서의 일이 카지노 게임 추천났다. 회사에서도 이런 적이 있다.
책이 다 인쇄가 되어 나왔는데, 사장님 맘에 안들게 나와서 수정본을 추가로 찍어낸 기억이 있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다시 인쇄를 하는거지?'라고 카지노 게임 추천할 만큼 매우 사소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 때야 윗분의 지시로 어이 없이 했던 일이지만, 왜 지금의 나는 그 짓을 똑같이 하려고 하는건가!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본질은 흐려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원본 파일도 내용도 모두 정상이다.
인쇄물을 받고나서 너무 답답하여 찾아갔던 인쇄실에서 아저씨가 그러셨다.
"난 또 뭐 큰 일이라고. 그정도는 다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쓸데없는 것에 나는 그동안 고민을 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의 완벽주의는 본질 자체를 흔들어놓았던 독과 같은 것이었구나.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나란 존재가 그러하듯이.
모든 것이 정확한 자리에서 그 역할을 온전히 해야 한다는 내 강박관념과 생각의 틀은 우여곡절의 석사 논문으로 인하여 무너졌다. 스스로 질식시키지 말고 허리띠 좀 풀고 가끔은 실수도 하면서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주라! 그래야 앞으로 더 수월하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하겠지!
처음 인쇄된 논문에서 실수를 보았을 때는 마치 내가 낳은 아이가 너무 못생긴 것처럼 슬펐는데,
지금은 마음을 고쳐먹고 보니 내 아이가 눈코입 다 제자리에 붙어있고 건강하게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다. 그래,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본질이 중요하지 사소한 것에 얽매이면 감정 낭비일 뿐이다.
이런게 인생. 카지노 게임 추천 또 배운다.
에휴. 내 삶의 모든 과정들이 너무나 느리다.
언제 더 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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