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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웅 Apr 16. 2025

카지노 쿠폰의 힘

카지노 쿠폰의 힘


이승우는 ‘고요한 읽기’에서 헤세의 ‘데미안’을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은 카지노 쿠폰을 이끌어낸다.


“인간은 악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비범함에 이끌린다. 악을 행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악의 어떤 속성인 비범함을 소유하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내세우기를, 그렇게 보이기를 원한다. 모든 유혹의 핵심에 이 욕망이 깃들어 있거니와 특히 이런 유혹에 취약한 시기가 있다. 에밀 싱클레어의 시간이다.”


‘데미안’을 지금까지 세 번을 읽었건만 나는 단 한 번도 악과 비범함을 대비시켜 인간의 본성을 성찰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승우의 저 문장을 읽고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인간의 본성을 사유하는 수준에서 비범함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문이 열리는 듯했다. 그 문은 자기를 드러내려 하는 인간의 자기애와 교만, 그리고 타자를 짓누르고 그 위에 군림하려는 허영과 허세 가득한 인간의 심리를 가리켰다. 이를 악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고 나 역시 그렇게 해석해 왔었지만, 비범함이라는 단어는 그동안 내가 어떤 구체적인 단계를 건너뛰고 있었다는 걸 알려주었다. 말하자면 단어 하나로 인해 조금 더 나의 생각이 명료해진 것이다.


카지노 쿠폰이란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떤 한 단어, 한 문장, 한 단락만으로 기존의 생각을 뒤엎어 확장시키고 심화시키는 것. 고요한 읽기를 지향하고 삶으로 녹여내야 할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철학하기의 정수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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