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추천의 영업비밀
상대를 죽이려면 반드시 녹슨 칼로 이 곰인형을 찔러야 해!
오점례는 난리가 났다. 그의 남자친구 점백이가 그녀의 임신 소식을 듣자마자 서울로 도망을 가버렸기 때문에 졸지에 미혼모가 될 판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혼자 읍내에 나가서 낙태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느라 나중에 급한 일에 쓰려고 모아둔 돼지 저금통을 깨야 했다.
수술을 받고 나서 그녀는 온몸이 아팠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겨우 집에 돌아와 2주 간은 꼼짝을 못 했다. 다행히 타지방으로 막노동 일하러 나간 아버지가 한 달은 더 있다가 올 수 있다는 소식에 엄마의 잔소리와 보호 아래서 힘겹게 몸을 추슬렀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점백에 대한 원망이 차올라왔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엄마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상대 남자가 누군지 끝까지 얘기하지 않았던 점이다. 직접 복수를 하고 싶었다.
‘개자식, 죽이고야 말겠어.’
복수에 대한 열망이 강해질수록 점례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렇게 혼전에는 절대 몸을 허락하는 일은 안된다고 했는데도, 사랑이란 이름의 거짓말을 입에 물고 자신을 유린하던 점백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몸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밭일을 하는 사이사이에 그녀의 눈앞에 점백이 보였다. 과거에는 그리움이었다면 지금은 철저한 앙갚음에 대한 갈망이었다. 물만 마셔도 가슴이 답답하게 체한 느낌이었다.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먹고살기도 힘든 새마을 운동 시기에 무슨 심리상담소가 있을 리 만무했다.
“용하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있던데, 한번 찾아가 볼려?”
낮에는 밭일하느라 바쁜 엄마와 달리, 몇 마디 건넨 것만으로 세상사에 달관해서 그녀의 속사정을 대충 다 알아챈 이웃집 할머니가 그녀에게 주소하나를 종이에 적어 주었다. 그걸 들고, 버스를 타고 1시간이나 걸려서 읍내 근처에 있는 그 용하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집을 방문했다. 새벽 첫차로 찾아갔는데도 어디선가 사람들이 줄지어 모여들고 있었다. 영험하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집은 소문대로 인산인해였다. 전국에서 모인 억울한 사람들이 대청마루에서 사랑채까지 수십 명은 되어 보였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다 못할 수도 있는데, 지금 대기 인원이 100명이여.”
“허이고, 지금 여기 들어와 있는 사람은 운이 좋은 거야. 조금 있으면 대기인원도 마감할 거라니까.”
“하루 200명 이상은 못하지. 아무렴.”
거의 2시간 반을 기다려서 점례의 차례가 되었다. 점례는 자신을 마음껏 유린하다가 헌신짝 버리듯이 서울로 도망간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카지노 게임 추천 앞에서 풀었다.
“아주 억울하겠구먼....”
카지노 게임 추천이 고개를 흔들었다.
“칼이 있으면 아주 찔러쥑었을 거구먼요.”
점례가 입술을 깨물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한동안 눈을 감고 부채와 방울을 흔들다가, 곰인형 하나를 교자상 위에 올렸다. 그리고, 근조 리본 크기만한 세로로 된노란색 종이 위에 붉은색 펜을 들고는 ‘김점백’이란 이름을 썼다. 이름 옆에는 남자의 생년월일을 적었다. 그리고는 스테이플러를 들고는 그 종이를 곰의 이마에 대고 두서너번 박아 넣었고는 눈을 감고 두 손을 하늘을 향해서 펼친 채로 주문을 외웠다.
“천지신명이시여, 이 억울한 여자의 한을 여기에 넣으셔서 인간 김점백의 신체발부를 여기에 동봉하오니, 부디 여기 인간 오점례의 한을 푸는데 도움을 주십시오.”
한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은 벽 쪽 신당 쪽에 놓인 금부처 모양의 불상을 향해서 두 손을 펼치기도 하고 양 손바닥을 싹싹 비비면서 같은 문장을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고 나서 눈을 크게 떠서 점례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아무도 없는 부엌 바닥에 놓고 못쓰는 녹슨 칼을 구해서 찔러. 반드시 시멘트가 아닌 흙바닥에 대고 마음 풀릴 때까지 일주일을 찔러. 곰인형이 너덜너덜해 지거든 아궁이에 넣고 다 태워. 다 타거든 그 재를 모아서 밭 한가운데 집어넣고 이 부적을 그 위에 덮어. 절대주의할 것은 아무도 이 광경을 목격해서는 안돼. 이건 살풀이니까. 알겠어?”
"......................"
"다시 말해줘?"
"아뇨, 알아들었습니다."
"그래, 주의할 건 반드시 녹슨 칼을 써야 해."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빛이 살벌하게 점례를 쳐다보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과 점례의 그런 모습을 문 입구에 앉은 카지노 게임 추천의 손발 역할을 하는윤세희 비서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점례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한 말을 잘 되뇌면서 돌아갔다. 점례는 그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억울한 마음이 올라와서 잠을 설쳤다. 눈만 감으면 자신을 쓰레기 버리듯이 버리고 도망간 점백에대한 원망이 올라왔다. 책상 위를보니 카지노 게임 추천이 준 곰인형이 애처롭게 앉아 있었다. '내일이면 그 원망이 좀 풀리려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점례의 엄마는아침식사를 하자마자 오일장에채소들을 팔러나갔다. 엄마가 나가자마자 점례는 농기구를 보관하는 창고에서 녹이 슨 식칼을 찾아서 곰인형을 부엌 흙바닥에 깔고곰인형의 배를 향해서내려 찍었다. 곰인형의 이마에서 배까지는 ‘김점백’이라는 이름이 쓰인 종이가 스테이플러 침 덕분에 잘 붙어 있었다. 그 종이가 찢어지고, 곰인형 안에 든 솜이 삐져나왔다. 점례는 그 모습을 보자 정신이 나간 듯이 칼질을 계속했다. 칼이 곰인형을 통과해서 흙바닥에 닿아서 흙먼지가 일었다.참 신기한 일은 그렇게 녹슨 칼을 들고 곰인형을 찌르다 보니, 수만 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이런 자신의 행동이 그놈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하니 왠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이 의식을 일주일 동안 하라고 했는데, 정신없이 칼로 내려찍다 보니 곰인형은 하루도 안돼 너덜너덜해졌다. 한 시간 정도 그렇게 수백 번을 내려찍기를 하고 나자 정신이 좀 돌아왔다. 이마에서 땀이 떨어지고 있었다. 엄마가 돌아오기 전에 정리를 해 두어야 했다. 그걸 주섬주섬 종이봉투에 담아서 자신의 책상 밑에 놓았다. 그렇게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다만 엄마가 집에 있을 때는 밭에 나간 시간을 틈타서 농기구용 창고에 가서 그렇게 자신만의 의식을 치렀다.
일주일 즈음 하고 나니 원래 이게 곰인형이었는지 솜뭉치였는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마침내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말한 일주일이 지났다. 마치 작은 솜으로 만든 손수건처럼 변한 그것을 들고, 늦은 밤에 아궁이에 넣었다. 마른 장작이 잘 타서 만들어진 아궁이 입구의 붉은 숯사이에 넣으니 금세 한 줌도 안 되는 재로 변했다. 그 재를 밭 한가운데 호미를 들고 가서 깊게 팠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추천이 준 부적을 꺼내서 제일 위에 덮었다. 참 희한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말한 행동을 하는데, 뭔가 자신이 하는 행동이 서울로 도망간 남자의 인생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대리만족이 되는 느낌이었다. 간절하게 찌르면 실제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했던가.
한 달이나 되었을까. 아침에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가 밥을 뜨면서 한마디를 했다.
“점례야, 니 저그 동네 이장 아들, 점백이 알재?”
“네? 알죠. 왜요. 엄니?”
점례는 갑자기 엄마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 이름을 부르자 깜짝 놀랐다. 자신이 혹시라도 점백이에 대해서 입이라도 뻥긋했던가. 아니, 절대 그렇게 함부로 그 이름을 발설하진 않았다.
“하이고, 서울에 돈 벌러 갔다던, 점백이 갸가 겨서 무슨 신호등을 잘못 보고 길을 건너다가 버스에 치여서 그만 길에서 객사했다고 하더라.”
점례는 그만 들고 있는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엄마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지만 그녀는 최대한 태연한 모습으로 겨우 벌벌 떨리는 손을 숨겨가면서 식사를 급히 마쳤다. 남은 밥에는 물을 말아서 천천히 떴다. 아직 돈이 좀 남아 있는 저금통에서 복채로 쓸 돈과 차비를 챙겨서 서둘러 그 용한 카지노 게임 추천를 다시 찾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 집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입구에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접수받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녀는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듣게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그 사연은 바로 무당의 비서 세희에게 전달되었다.카지노 게임 추천는 세희를 통해서 자신이 써준 부적과 살풀이가 통했다는 말을 듣고, 이제 막 점집에 들어와서 앞에 아직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것을 무시하고 점례부터 불러들였다. 본인도 자신의 부적이 통했다는 말에 점례의 사연이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었다.방에 들어오자마자 점례는 방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고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향해서 큰 절을 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선상님, 이렇게 영험하시다니요. 너무 무섭기도 해서 한달음에 달려왔어요.”
“그래, 그놈이 비명횡사했다고?” 점례의 등을 향한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이 커졌다.
“네, 맞어부러라 ~시방도 진정이 안 돼서 이렇게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라 ~” 점례의 표정이 환했다.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자신의 원한을 이렇게 시원하게 풀어준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신뢰감 등이 섞인 복합적인 표정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부채를 '팍'하고 소리 나게 펴서는 얼굴에 대고 연신 부쳤다. 얼굴이 순간
달아올라서였다. 그녀는 자신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에 괜히 기분이 좋기도 했고, 또 사람들 속에서 소문이 쭉 나서 한동안 손님이 많이 올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놀랠 것 없어, 아가씨, 내 신령님께 물어보니까 서울 가서도 나쁜 짓을 또 했더구먼. 받을 것을 받은 것이니까 걱정 말더라고. 그 짝만 저주를 퍼부은 것이 아니나깽. 걱정하지 말고, 이제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잘 살아 버려. 알겠재? 그 짝은 절대 나쁜 짓 허지도 말고.”
카지노 게임 추천의 회색 눈빛이 그녀를 향하자, 그녀는 다시 한번 고개를 팍 숙였다.
“암요, 아주 지는 착한 마음먹고 잘 살 것이구먼요.”
그렇게 몇 번이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점례가 카지노 게임 추천의 신당을 빠져나갔다. 신당을 빠져나가는 점례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보였다. 여자가 나가고 나자, 비서 세희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칭송했다.
“아휴, 선생님의 기가 또 통했구먼요. 훌륭합니다. 아주 멋져요.”
그 말에 카지노 게임 추천이 세희를 쫙 쳐다보면서 한마디를 뱉었다.
“쯧쯧쯧, 아직도 모르겠어?, 너도 조만간 독립할 거니까 잘 배워둬.”
“네? 무슨...”
세희는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무슨, 세희야, 그렇게 보고도 모르겠어? 영업비밀하나 알려줄게.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 말이지. 네가 보기에 하루 몇 명이나 찾아오는 것 같아?"
"하루 못해도 200명은 족히 되지요 ~." 세희가 허연 이를 드러내보였다.
"하루 200명이야,한 달이면 6천명, 일 년이면 7만 2천명인데그 안에서 아무도 안 죽으면 그게 더 기적이지 않니? 가끔 그래서 이런 행운이 와서 소문이 확 나곤 하는거야. 처방 받는 사람은 마음에 위로가 되고 하니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거지. ”
세희는 그 말을 듣자, 머릿속에서 느낌표 하나가 확 오는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 그럼 질문이 있는데요, 왜 녹슨 칼로 흙바닥에 놓고 인형을 찌르라고 하신 거예요?”
“그거야, 녹슨 칼로 해야 아무도 안 다치지, 콘크리트 바닥에 놓고 나면 칼날이 부러질 수도 있으니 흙바닥에 놓고 찌르라고 한 거고.”
“그렇군요.”
“너 내가 왜 여기 오는 진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에게 칼로 인형을 찌르라고 시키는 줄은 알고 있니?”
“아뇨.”
“누군가는 찔러 죽이고 싶은데 그 마음을 담아서 그렇게라도 하면 좀 풀리잖아. 사람 마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딘가에는 풀어야 이게 좀 풀리거든, 왜 속담에서 그런 말이 있잖아. 종로에서 빰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그런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거든. 그래서 끝이 뭉툭하고 녹슨 칼로 인형을 찌르게 시키는 거야. 일종의 심리치료 같은 거지.”
“그럼 부두교에서 나오는 저주 같은 걸로 사람 죽이는 건 없나요?”
“세상에 그런 게 어딨니?그런 게 있으면 너 나쁜 놈들은 너도나도 죽어 자빠져야 재. 이 세상의 독재자들을 봐라.거기 윗대가리들 멀쩡하게 살아 있잖아. 인형을 찔러서 죽을 것 같으면 진작에 죽었어도 몇천 만번은 죽었어야지. 욕을 먹으면 사람은 더 오래 살아. 죽기는 개뿔. 그리고 그런 것이 있었으면 전 세계 국가에서 뭐 하러 군대를 만드니? 그냥 다들 인형 갔다 놓고 칼로 인형 찌르게 하면서 주문만 외우게 하면 될 것을 말이야. 허허허.”
그 말을 듣자, 비서 세희는 멍한 표정이 되었다. 집안일 때문에 학교 교육을 거의 못 받은 그녀이지만 7만 명이란 숫자가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루 200명도 이렇게 많은데 말이다. 아무튼 자신이 모시고 있는 선생님은 대단한 사람이다. 자신은 아직도 감을 못 잡고 있는 이런 통찰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아니 억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이렇게 시원하게 어딘가에 풀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