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부모님들이 “우리 애는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혹은 "혼자서도 알아서 잘해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히 “혼자 공부하고 있다”는 의미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인강을 스스로 찾아 듣고, 문제집을 정해놓고 푸는 것을 자기주도 학습이라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기주도 학습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활동입니다. 자신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고, 계획을 세우며,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즉, 혼자 공부한다고 해서 반드시 자기주도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계획과 점검이 없는 혼공은 방임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진짜 자기주도 학습은 스스로 피드백을 받고, 학습 전략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공부하다가 잘 안 되는 부분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루틴이나 방법을 바꿀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획한 학습량을 끝내지 못했다면 “의지가 부족했어”라고 자책하기보다 “계획이 과도했나?”, “환경이 방해가 되었나?”를 질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주도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조율하는 힘입니다. 단순한 의욕만으로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 피드백 없이 반복하는 공부는 오히려 비효율과 탈진을 낳을 뿐입니다. 자기주도 학습은 능동적 성찰과 전략적 조정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자기주도 학습은 선천적인 성격이 아니라 배워야 하는 기술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학생이 스스로 계획하고 성찰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교사의 도움과 모델링, 점진적 피드백을 통해 배워 나갑니다. 따라서 교사와 부모는 아이가 혼자 한다는 이유로 손을 떼기보다, 점검과 질문을 통해 자기 점검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습니다. “왜 이 공부를 선택했니?”, “이번 주 루틴에서 힘들었던 건 뭐였어?”, “어떤 부분을 조정하고 싶니?” 같은 질문이 아이를 자기주도 학습자로 성장시킵니다. 자기주도는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공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