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정식 출간일을 앞두고 서점 MD님과 미팅을 위해 여의도에 다녀왔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15분. 도착한 시간은 약속 시간 20분 전이었다. 미팅 장소를 향해 걷다 보니 주변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바람이 불어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날리고 있었다.
|미팅은 5분 만에 마무리되었다. 간단히 책 소개를 드리고, 이번 책은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지 논의드리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해 주셨다. 간단명료한 미팅이었지만, 더 궁금한 것은 없었다. 나오는 데 홀가분하면서도 멍한 기분이 들었다. 잘한 걸까. 질문이 너무 없었던 건 아닐까. 책 어필을 더 했어야 했나.
|다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날리는 길로 돌아와 곧장 버스를 타려다 벤치 하나를 발견했다. 이대로 들어가긴 아까운 날씨였다. 왜 항상 일 때문에 나오면, 주변을 보지 않는지. 할 일을 마쳤으니 조금 쉬어가도 좋지 않을까. 벤치에 앉아보기로 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해낸(?)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친구의 안부도 물었다. 봄기운 때문인지, 반가운 친구의 목소리 덕분인지 들뜬 기분이었다. 전화를 끊고 보니 벤치 위로 예쁜 꽃잎이 여러 개 떨어져 있었다. 하나 주워갈까 하다가 그만두고 사진을 찍었다. 곧 시들 것을 갖기보다, 갓 떨어진 생생함을 담고 싶었다.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사람들이 어느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호기심에 나도 따라 걸어보았다. 한참 걸어가자 벚꽃 축제가 한창이었다. 근방에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돌아가려 했던 것이다. 꽃길 사이로 행사장에서 놓아둔 캠핑 의자들이 보였다. 잠시 앉아 쉬어가기로 했다. 모르는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 부드러운 바람에 꽃잎이 날리는 광경을 잠시 지켜보았다. 올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완벽했다.
수첩산문집 첫 번째 시리즈 :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앞에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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