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주적인 오해, 일곱 번째
지구력 2043년 3월 (티소론력 17933년. 참고로 그들의 6년은 지구의 1년과 같다)
사실 티소론 문명이 보낸 전파는 매우 미약했다. 전파 송출기의 초반 버전임을 감안하면 고개를 끄덕일만하게, 지팡이를 든 할머니가 천리를 걷듯, 신호는 약하게 후달거리면서 우주 공간을 헤쳐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 신호는 정말 운 좋게도 한 번에 지구에 안착했다.
2043년의 지구는 예전의 지구가 아니었다. 태양계 밖을 인류가 직접 탐험한 경험은 아직 없었지만(23년 태양권 덮개를 통과한 보이저 1호는 인류가 아니라, 인류의 부산물이므로 해당하지 않는다), 태양계 내를 떠도는 미세한 카지노 게임정도는 금세 포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렇게 미약한 카지노 게임는 지구의 한 외톨이 공학자, 아담 레녹스의 정수리를 찌릿하게 했다. 그는 스스로를 "괴짜"라 부르는 은퇴한 교수였다. 퇴직한 교수지만 실제로 그의 나이는 마흔 중반에 불과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꾸준한 연구이지, 앵무새 같은 강의와 성과를 당장 보여야 하는 논문 작성이 아니었다며, 스스로 물러난 것이었다.
다만 의외인 것은 오늘의(혹은 20년 전의) 외계신호를 잡아낸 그가 천문학자 출신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 공학자라는 점인데, 하지만 그가 교수시절 내내 NASA와 협업해 왔다는 사실을 알면 그의 취미가 새삼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그의 일을 좋아했다.
티소론의 지란의 호들갑과는 다르게, 그날의 카지노 게임마저 아담에게는 가끔 있는 명확한 잡음으로 여겨졌다. 당첨을 기대 안 하고 긁는 즉석복권마냥, 그 아담한 카지노 게임를 잘 저장해 프로그램에 넣고 돌렸다.
“오늘은 어디서 온 노이즈려나”
아담이 알수없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분석 프로그램을 실행한 채, 샌드위치를 사 오는 동안 그의 컴퓨터는 우주 저편 어딘가에서 오는 희미하지만 꾸준하고 끊임없는 신호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아담은 샌드위치를 사 온 후로도 한참 카지노 게임를 확인하지 않았다. 집 전체에 AIoT로 연결되어 있는 인공집사와 한참을 떠들고, 2000년대 초 올드팝송을 들으며 샌드위치를 다 먹고, 잠이 오려는 찰나에 카지노 게임 앞에 앉았다. 실은 결과를 확인하려는 것도 까먹고, 인터넷 뉴스나 봐야겠다는 참이었다. 그리고 그는 모니터를 보고 먹었던 음식을 다 뱉어 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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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오류인가?”
은퇴한 카지노 게임공학 교수인 그에게 카지노 게임는 자존심이자, 두뇌였다. 그에게 공학자로서의 명성은 욕심거리가 아니었지만, 그의 카지노 게임만큼은 최고로 유지하고 싶었다. 그의 카지노 게임는 양자카지노 게임가 아닌 한 가정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성능을 가졌다고 믿었고, 그렇게 관리해 왔다. 그러나 그의 카지노 게임가 오늘 처음으로 오류가 난 것이다.
그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이만한 오류가 났다면 바로 카지노 게임를 재부팅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의 조심스레 조율된 시스템의 상태를 현재 상태 그대로 해부해보고 싶었다. 물론 물리적인 해부가 아닌 소프트웨어적인 해부였다 그의 도전의식이 오랜만에 꿈틀 한 것이다.
그가 밤새 이 것이 오류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을 때도 디코팅은 0.081%만이 완료돼 있었다. 오류가 아니라면, 그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고, 즉, 본인이 감당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뛰쳐나가 오래된 연락처를 찾아 어딘가로 연락했다.
“아주 중요하게 할 말이 있습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아담의 면담요청을 빠르게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