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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Feb 26. 2025

[생각하는 책] 치치새가 사는 숲 - 장진영


카지노 게임 추천<치치새가 사는 숲 장진영



책을 덮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마치 전쟁터에 있다 돌아온 느낌이었다. 주인공의 삶을 생각하고 왜 이런 선택과 행동을 했을까를 곱씹을 수록 아팠다. 슬픔보다 아픔이 컸다.


처음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봤을땐, 싱그러운 봄 잔디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책을 펴 주인공을 만나자마자 나의 첫인상은 완전히 뒤바꼈다.




주인공 '카지노 게임 추천'과 그녀의 세계


주인공 ‘카지노 게임 추천’은 태어나서 한 번도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집은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다. IMF 이후 부모는 경제적 능력을 잃었고, 그로 인해 부모의 무관심은 학대와 다름없었다. 엄마는 불법 눈썹 문신 시술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고, 아빠는 무능력하게 엄마만 바라보며 살아갔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애정을 주지 않았다. 심지어 자식들에게 먹일 고기가 아까워 몰래 둘이서만 소고기를 구워 먹을 정도였다.


자식에 대한 사랑에도 평준화가 이루어지는 걸까. 어떤 엄마가 자식을 많이 사랑하면 어떤 엄마는 딱 그만큼 덜 사랑하게 되는 걸까.

학교도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했던 카지노 게임 추천은 중학교에 가서야 친구를 사귀었지만, 그마저도 조건부 관계였다. 친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무리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때로는 가해자의 위치에 서야만 했다. 교사들은 폭력을 방관했고, 아이들은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가족도, 학교도, 사회도 그녀를 보호하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혼자 남겨진 존재였다.


그래서 그녀는 '차장님'이 자신에게 준 이름,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다. 현실에서는 사랑을 받을 수 없었기에, 마음속에서 그 사랑을 창조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세계 속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고 믿었다.


그곳에는 ‘치치새’가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사랑을 받던 순간의 자신이었고,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숲은 그 사랑을 간직한 공간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세계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아이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유일한 피난처였다.




무너지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세계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차장님'은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준 사람이었다.


차장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 알던 어른들과는 달랐다. 그는 젠틀했고, 다정했으며, 다른 누구보다도 특별한 존재처럼 보였다. 가난한 집에서 부모에게 방치된 채 살아온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차장의 관심은 처음으로 받은 따뜻한 온기처럼 느껴졌다.


그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생일을 기억했고, 그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곧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부모에게도, 학교에서도, 세상 어디에서도 무시당하던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차장은 처음으로 그녀를 ‘존재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이름을 소중히 여겼고, 그것이 자신이 사랑을 경험했다는 증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루밍 성범죄였다.


차장님은 내게 돈을 준 적이 없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일까? 엄마도 내게 용돈을 안 줬다. 중학생이 되자마자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시켰다.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언니도 사랑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성인이 된 카지노 게임 추천은 이제 차장이 정말 성범죄 가해자라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은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 그녀의 세계도, 그녀가 믿었던 사랑도, 심지어 자신의 존재까지도 모두 무너질 테니까. 카지노 게임 추천 역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믿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만약 그것마저 무너진다면, 카지노 게임 추천은 누구이며, 그녀의 존재는 어디에서 증명될 수 있을까?

하지만 결국, 카지노 게임 추천은 자신의 이름이 어디에서 부터 나왔는지 알게된다.


김밥천국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꽁치 김치 조림.'


이제 더이상 '카지노 게임 추천'에 살던 치치새는 사라지고 없다. 더 이상 자신의 숲에서 치치새를 찾을 수 없었다. 어린 시절의 사랑을 경험한 아이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이제 더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자신이 사랑받았다고 믿었던 순간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착각이 깨지는 순간, 그녀가 애써 지켜왔던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세계도 결국 무너져내렸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둘러싼 가장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나는 사랑이 없는 삶은 죽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값진 감정이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단 한 번도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과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있을까?


카지노 게임 추천은 사랑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래서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이라고 믿었다.


엄마는 나를 때리지 않았다.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할 때 매를 든다. 왜, '사랑의 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차장님은 나를 때렸다. 차장님은 나를 사랑한다.


그녀는 가족에게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철저히 외면받았다. 사랑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 세계를 만들어야 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에서 더 큰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끝내 사랑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가?


카지노 게임 추천 같은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도 존재한다. 그들은 사랑을 찾지만, 종종 사랑이 아닌 것에 기대어 살아간다. 그렇다면, 사랑을 모르고 자란 사람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혹은 진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리뷰를 마무리하며


책을 덮은 후, 이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현실 속 어딘가에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그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다. 사랑받지 못한 채 세상에 내던져진 아이들은 현실에서도 존재한다. 그들은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한 채 스스로 사랑을 만들어내려 한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자신을 파괴하는 방법을, 오히려 더 고립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알지 못한 채,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바라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전쟁터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삶이 전쟁 같았기 때문일터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했고, 사랑을 찾기 위해 몸부림쳤다. 결국 그녀가 붙잡고 있던 세계는 허상이었지만.


사랑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때때로 사랑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보이지 않는 감정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에겐 사랑이 결코 당연하지 않았다. 그것은 끝없이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이었고, 때로는 잘못된 방식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현실 속 카지노 게임 추천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에게 진짜 사랑이 닿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이 나에게 던지는 많은 질문들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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