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이전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읽고
지난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하였다.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123일 만의 결정이었다. 헌정 사상 정부 수립 이후 2번째 탄핵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벌어진 또 한 번의 탄핵 사건이었다.
그가 계엄령을 선포했을 당시만 하여도, 나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검사에 검찰총장까지 재직한 사람이 무슨 이유로 계엄을 선포했는지가 의아했다. 당연하게도 계엄령 선포 이후 그에게는 불명예스러운 '최초' 타이틀이 달렸다. 21세기 동아시아 최초로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이자 세계 최초로 재임 중 구속 기소되어 피고인이 된 현직 대통령이라는 수식어 말이다. 국내 언론을 비롯해 외신 기자들까지도 이 사건을 세계 곳곳에 전했다.
123일간의 그의 행방을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은 그는 결코 사심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누구보다 치밀하고 대중을 선동하는 능력을 지닌 무서운 사람이라는 사실 말이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해' 행동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와 그를 둘러싼 장관들의 행적을 보며'예루살렘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 겹쳐 보였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동명의 저서 <예루살렘의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아돌프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악의 평범성'테제로 설명한다. 아렌트가 보기에 카지노 게임 추천 사건은 판단 능력을 결여한 '평범한' 사람이 저지른 범죄라는 이유에서다. 재판 당시 카지노 게임 추천은 자신의 판단에 의해 행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끔찍한 나치기계의 톱니 하나"인 것처럼 보이도록 진술했다. 그러나카지노 게임 추천은 한나 아렌트가 묘사한 것과 달리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후의 여러 연구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은 무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독단의 사유방식과 적극적인 자기변호를 통한 고도의 전략적인 인물이었음이 드러났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재판 과정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유리해 보이는 구절만을 찾아 입장을 변호하거나 "알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라고 하며 자신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한 친위대 동료와의 인터뷰에서 "난 일반적인 명령수행자가 아니었어요. 만약 그랬다면 난 그저 얼간이에 불과한 거죠. 난 함께 생각했으며 이상주의자였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아이히만의 행위는 무사유가 아니라 치밀하고 계획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위로 보인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배와 권력이 작동하는 곳에서는 가해자와 가담자의 능동적인 행위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너머의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는 상부의 명령을 넘어선 능동성과 자율성 그리고 그만큼의 권력이 요구된다. 그렇기에 카지노 게임 추천이 모략한유대인 학살은평범하지 않은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행위였다고보여진다.
2024년 12월 3일 이후 우리는 지난 4달간 '그'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를 비롯하여 함께 사건에 가담한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렸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사건처럼 거대한 악은 평범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몇몇의 비범한 인물 덕분에 또 한 번의 참혹한 계엄을 경험할 뻔하였다. 그들이 비범할 수 있는 까닭은 "아는 것이 힘(power)"이었고 '가진 것이 힘'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말하기'의 권력을 없애기 위해 나열한 포고령 조항만 봐도 그렇다. 언론과 국회, 정당활동, 집회 등을 모두 금지함으로써 앎과 말하기를 모두 차단하고자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직·간접적으로 몇 번의 계엄을 경험한 이력이 있었다. 말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두 눈으로 보았고 두 귀로 들어왔다. 많은 이들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저항했다. 다행히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쓰여지지 않았다. 매일 밤 촛불을 들고 나선 시민들과 국회의원들의 빠른 행동력그리고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 덕분이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 또한 그 덕분이다. 많은 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알베르 카뮈의 희곡 『계엄령』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오, 파도여. 오, 바다여. 꺾이지 않는 투사들의 조국이여, 내 승리를 선언하는 그대의 민중이 여기 있다. 쓰디쓴 소금물을 양분 삼아 바다 깊은 곳에서 솟아난 거대한 너울이, 민중의 오염된 도시들을 쓸어낼 것이다!
-알베르 카뮈, 『계엄령』, 안건우 옮김, 녹색광선, 2025, 179쪽.
[참고자료]
베티나 슈탕네트, 『예루살렘 이전의 카지노 게임 추천』, 이동기·이재규 옮김, 글항아리, 2025.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카지노 게임 추천』, 김선욱 옮김, 한길사, 2006.
알베르 카뮈, 『계엄령』, 안건우 옮김, 녹색광선, 2025.
한겨레21, "아렌트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 속았다", 이동기의 현대사 스틸컷 1046호, 2015.01.28.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