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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수 Apr 20. 2025

인간이 만드는 공간, 카지노 가입 쿠폰 만드는 인간

영화 <브루탈리스트 후기

카지노 가입 쿠폰ⓒ IMDb <The Brutalist (2024)

"정육면체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육면체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 늦은 밤, 독립영화관에서 영화 <브루탈리스트를 관람했다. 우리 지역에서는 마지막 상영회차인 듯했다. 러닝타임 215분에 지레 겁먹고는 매번 예매했다 취소하기를 반복했는데, 더는 미뤄서는 안 되겠단 생각에 과제도 제쳐두고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는 수작이었다. 브루탈리즘이라는 건축 양식을 건축가 라즐로 토스(애드리언 브로디)의 삶에 빗대어 그려냈다. 건축가 라즐로 토스는 유대계 헝가리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망명 간 1세대 이민자였다. 그는 건축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음에도 타지인 미국에서 온갖 수모를 겪는다. 하루아침에 프로젝트에서 해고되기도 하고, 임금도 받지 못하며, 심지어는 의뢰인에게 강간을 당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프로젝트를 완성시켜야 한다는 광기 사이 고뇌하는 장면은 참으로도 처절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과정이 아니라 결과물"이라는 조카 조피아의 말은 라즐로의 삶을 한 문장으로 응축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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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영화 <브루탈리스트 포토

라즐로의 프로젝트는 끝내 완성되었다. 그러나 그는 어쩌면 모든 것을 잃었다. 사랑하는 아내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하나뿐인 조카는 이스라엘로 돌아갔으며, 자신은 건강을 잃고 말았다. 그에게 남은 건 거대한 브루탈리즘 건축물뿐이었다. 프랑스어 béton brut,'날것 그대로의 콘크리트'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브루탈리즘이라는 건축사조는 영화의 주제 양식과 참으로도 닮아 있었다. 전후 사회의 이상과 좌절을 '날것 그대로' 그려낸 영화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아래의 두 장면에 있었다.

먼저, 라즐로 자신에게 건축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그는 의뢰인과의 대화에서 "전쟁 중에도 자신의 프로젝트들은 도시 어딘가에서 살아남았으며", "폭우와 홍수로 다뉴브 강의 물이 범람해 도시의 모두가 잠겨도 내 건물만은 남아있는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라즐로에게 건축 혹은 건축물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그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건축물이 미국 망명 이후로도 유럽 곳곳에 남아있는 것처럼,헝가리에서의 삶과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여전히 그 자신과 조국에 남아 있음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또한 영화의 에필로그에서는 그가 몰두했던 프로젝트인 마가렛 리 밴 뷰런 센터의 숨겨진 의도가 드러난다. 프로젝트가 한창이던 당시, 아내 에르제벳 토스는 남편 라즐로에게 "왜 이렇게 방의 크기가 작냐"고 묻는다. 라즐로는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며 답변을 둘러댄다.


그 의도는 훗날, 라즐로의 말년에 열린 건축 비엔날레에서 밝혀진다. 몸이 불편한 라즐로 대신 조카 조피아의 연설로 전해지는데, 마가렛 리 밴 뷰런 센터의 방 크기를 라즐로가 지냈던 강제수용소의 방 규격 그대로 설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의 건축물은 단지 카지노 가입 쿠폰을 도서관, 체육관, 예배당처럼 기능적으로 나눈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억압과 고통, 그리고 기억을 물리적으로 재현한 장소였던 것으로 보인다. 좁디좁은 수용소에서 느껴야만 했던 갑갑함과 고통, 정체성의 상실, 카지노 가입 쿠폰 존엄훼손이센터의 구조 속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던 셈이다.

ⓒ 네이버 영화 <브루탈리스트 포토

다시 말해, 라즐로의 건축물은 라즐로 개인의 작품에 불과한 것이 아닌 기억과 고통의 재현이면서저항의식을 지닌 사회정치적인 산물로 작용한다. 동시에 권력과 폭력으로 가려진 비가시적인 목소리를 조명하고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낸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보인다.


이처럼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유대계 이민자의 삶을 그려낸 영화이면서도,

'인간에게 카지노 가입 쿠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말하고자 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건축물을 만들어낸 건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카지노 가입 쿠폰에 의해 인간은 다시 만들어진다. 수용소라는 억압적인 트라우마의 카지노 가입 쿠폰, 건축물을 통해 드러낸 자기의식, 그리고 후대 사람들에게 전한 라즐로의 메시지까지. 그의 삶은 자신이 제작한 건축물에 과거-현재-미래로 각인되며 영화는 끝맺는다.




건축가 유현준은 저서 <인문건축기행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이며 그 사회의 반영이자 단면"이라고 말이다. 덧붙여 그는 '새로운 건축물은 새로운 카지노 가입 쿠폰을 만들고, 생각에 영향을 주며, 사회를 변화시킨다'고 보았다.


유현준의 말처럼 건축물은 그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라즐로가 설계한 마가렛 리 밴 뷰런 센터 역시 당대의 삶을 녹여낸 작품이었을 테다. 그렇다면 2025년 대한민국의 건축물은 무엇을 반영하고 있는가.


나는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의 모습을 보며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여지를 남기지 않는 극도의 효율성. 그것이 현대 한국인의 정서와 닮아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아파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가 만든 카지노 가입 쿠폰에 우리는 다시 예속되고 있다. 인간이 카지노 가입 쿠폰을 만들고, 카지노 가입 쿠폰이 인간을 만든다.



[참고자료]

앙리 르페브르, 『카지노 가입 쿠폰의 생산』, 양영란 옮김, 에코리브르, 2011.

신승원, 『앙리 르페브르』, 커뮤니케이션북스, 2016.

유현준,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을유문화사, 2023.

유현준, 『카지노 가입 쿠폰 인간』, 을유문화사, 2025.

사진: ⓒ IMDb <The Brutalist (2024), ⓒ 네이버 영화 <브루탈리스트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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