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래요'라는 치료약 - 2025년 4월 28 잡생각일기

2025-04-28T10:45:21Z

나에게만 최고일지도 모르는 '치료약'때문에 고민하는 잡생각일기 최근에 가장 많이 치료받은 말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저도 그래요'라는 말입니다. '나도 그랬어'라는 공감의 말은 참 따뜻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나도 그랬어'라는 말은 '그래도 괜찮아'라는 말로 번역해서 들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대가 내 생각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해서 섭섭

'그러려니'가 지니는 따뜻한 무관심 - 2025년 4월 24일 일기

2025-04-28T14:19:15Z

며칠 전 외식하면서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다가 갑자기 '그러려니'는 아름다운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저는 ‘배려는 따뜻한 무관심이다‘ 라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브런치북을 연재해 보려고 검색하니 이미 이 주제로 글을 쓰신 분이 계시더라고요. 역시 좋은 단어들은 이미 선점이 돼있는구나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려니'가 되는 사람들

두릅이 제철인 계절, 연두색 잎들은 얼마나 예쁜지 - 2025년 4월 19일

2025-04-22T23:27:26Z

주말에 두릅이 제철인 시기, 연두색 잎들이 아름다운 계절에 왕할머니 댁에 다녀왔습니다. 2025년에 처음 먹은 두릅은 참말로 부드러웠고, 초록잎이 가득한 농촌 풍경은 그림 속에서 봤던 나뭇잎 색깔이었습니다. 왕할머니는 93세로 노치원에 다니십니다. 노치원에 가시기 전에는 살짝 치매가 오려고 하셨는데, 노치원에 다니시고 나서는 음식도 훨씬 잘 드시고, 얼

상상 속 음식의 현실 - 2025년 4월 15일

2025-04-16T21:41:18Z

지금의 나를 아는 사람들은 믿기 힘들겠지만, 예전에 저는 햄버거 반쪽도 못 먹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남편이 햄버거를 한 개 반씩 먹었습니다. 남편은 그때를 회상하며 그리워하곤 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햄버거를 3개 시킵니다. 그러면 남편은 그대로 한 개 반을 먹을 수 있거든요. 또 하나 변한 게 있다면 음료와 감자튀김은 시키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사람들 - 2025년 4월 13일 일기

2025-04-17T23:15:42Z

우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합니다. 물론 제 컨디션이 좋을 때만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아주 큰 일을 겪은 것처럼, 억울해서 못살겠다는 듯이 웁니다. 그야말로 실컷 웁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닭똥 같은 눈물도 흘리고 말입니다. 어제 둘째가 울면서 저에게 오더라고요. 식탁에서 책을 읽던 저는, 둘째가 보는 사람이 다 시원해질 만큼 운다고 생각하며 아

소심한 엄마가 아이들을 통해 못하던 걸 해봅니다. - 2025년 4월 12일 일기

2025-04-14T01:45:37Z

주말 오전에 아이들은 거실에서 포켓몬스터를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영상을 보는 동안 침대에서 힐링하던 엄마는, 믹스커피가 생각나서 주방으로 나왔습니다. 거실에서 영상을 보는 아이들 뒷모습만 봐도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갑자기 소리치고 싶어 졌습니다. "지금 신나는 사람 소리 질러!!!!" "예~!! 예~!!" 아이들은 손을 번쩍

나를 설명하고 싶은 밤 - 2025년 4월 11일 일기

2025-04-18T03:50:15Z

대청소 오늘은 오전 내내 대청소를 한 날입니다. 아이들의 등교와 등원을 마치자마자 바로 화장실에 가서 곰팡이 제거제와 욕실세정제를 뿌렸습니다. 양손에 들고 쌍권총처럼 뿌렸습니다. 어떤 어르신이 봤으면 "야야 그러면 안 된다" 하실 만큼 마음껏 쏘았습니다. 화장실 2개를 욕실세정제 쌍권총으로 초토화시켰습니다. 환풍기를 켜고 위풍당당하게 화장실을 나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모순적인 음악을 들으며 쓰는 일기. - 2025년 4월 9일 일기

2025-04-14T01:46:56Z

저에게 4월 9일은 꽤나 익숙한 날짜입니다. 도서관수업을 홍보할 때 한번, 신청할 때 한번, 다이어리에서 두세 번, 수업 전 날 또 한 번까지 꽤 많이 본 날짜거든요. 집에서 자기 계발과 SNS로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아줌마에게 4월 9일은 특별한 이벤트쯤으로 생각이 되나 봅니다. 도서관 수업에서 아는 엄마를 만났습니다. 이전에 부모교육은 듣는 사람들만

우리는 철이 드는 게 아니라... - 2025년 4월 5일 일기

2025-04-14T01:47:23Z

치팅데이 남편의 치팅데이를 맞아 저도 함께 했습니다. 요즘은 공복이 아주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지, 먹는 양이 이전보다는 줄었습니다. 그동안 육아를 하면서 빠르게 먹고 많이 먹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이십 대 때의 양이 되어간다고 착각될 정도입니다. 양은 줄어도 빠르게 먹는 건 참 고치기 어렵습니다. 빨리 먹기는 일하면서부터 조금씩 다져온 기술이라 획득한

아이가 스스로 다루어야 할 아이의 걱정

2025-04-07T07:59:29Z

첫째 아이는 새로운 걸 시작하기 전 며칠 동안을 걱정으로 보냅니다. 그래서 첫째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에는 엄마도 더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태연한 척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거든요. 5살 유치원에 입학할 때, 6살 새로운 반으로 갔을 때, 초등학교 1학년 환경이 바뀌었을 때 모두 우리 아이에게는 도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가며 몇 차례의 새로

따뜻한 아인슈페너가 먹고 싶어서... - 2025년 4월 3일 일기

2025-04-14T01:47:57Z

글을 자주 쓰고 싶은데, 일기도 쓰고 싶습니다. 그래서 브런치에 일기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매일은 힘들고 생각날 때마다 쓰기로 합니다. 기억에 남는 일들이 죄다 소심함을 고백하는 일인 것 같아서 쓰기가 망설여지지만, 오늘도 그냥 쓰기로 합니다. 그렇게 걸러내다 보면 맹물밖에 남지 않을 것 같아서요. 오늘도 생각나는 건 소심한 일화뿐입니다. 볼일을 보고 아

집 앞 카페, 슈뢰딩거의 고양이 - 2025년 4월 1일 일기

2025-04-14T01:48:19Z

거짓말같이 벌써 4월의 첫 째날이 되었습니다.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2시에 밥을 먹어야 하지만 공복시간을 당기기 위해 10시에 밥을 먹고 빨래를 널고, 빨래를 갭니다. 집에 있으니 해야 할 일밖에 보이지 않아서, 책을 보기 위해 카페로 향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낮시간에는 자주 가지 않는 카페입니다. 처음에는 젊은 여자 한 명이 앉아있었는데 한

육아하다가 서점산책을 다녀온 날의 일기 - 2025년 3월 30일 일기

2025-04-14T01:48:40Z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서점을 가려던 꿈은 포켓몬고 앞에서 물거품이 되고, ’ 엄마 혼자 다녀와!!‘라는 말에 섭섭하기는커녕 부모님 허락받은 아이처럼 속마음에 웃음이 번집니다. 날씨가 추워서 오늘따라 남편도 나가기 싫어하는 눈치길래 애들 밥 먹이고, ”그럼 엄마 잠시만 서점 다녀올게 :)“ 하고 서점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서점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육아하다가 후

관계를 지켜주는 '바운더리'의 힘! - 아이와 나의 관계에도 거리는 필요하다.

2025-04-13T07:48:50Z

우연히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5년 1월에 나온 따뜻한 기운이 남아있는 책입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이 책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도 인연입니다. 그래서 책에도 사람처럼 '만난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세상에 수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책도 사람처럼 인연이 되어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책들을 만나,

수다꼭지 잠궈 - 후회하지 말고…

2025-03-21T02:02:48Z

가끔 수다꼭지가 고장 날 때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유독 그런 편입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말하는 걸 안 좋아할 것 같지만, 사람만 만나면 수다꼭지가 풀립니다. 제 오랜 관계, 혹은 영혼이 통하는 관계들을 만나면 대부분 수다꼭지를 콸콸 틉니다. 어떨 때는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수다가 이어집니다. 달리는 말처럼 ‘다

해라 마라 하는 친구와 멀어진 썰

2025-03-19T06:35:38Z

결혼을 하고 주변사람들이 바뀐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바뀌는 시기가 있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바뀌는 걸 경험하니 신기했습니다. 함께할 사람과는 더욱 돈독해졌고, 멀어질 사람들은 새카맣게 멀어지더라고요.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함께 있을 때 즐겁지 않으면 인연을 이어가지 않고, 함께 있을 때 즐거운 사람과는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

같은 상황도 다정하게 받아들일 때, 나에게 친절해져요

2025-03-15T22:02:01Z

나에게 충분히 다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정한 문장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를 냉정하게 대했다는 자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자의로 멀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꽤 좋아했던 사람이라 문득문득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멀리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압니다. 알면서도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럴 때 다정한 해석을 들으면 이내

해석을 간주점프 하지 마세요.

2025-03-15T01:58:23Z

가끔 대화를 하다보면 제 의도와 유독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대화가 묘하게 자꾸 어긋나자, 그 사람들을 관찰했습니다. 제가 찾은 그들의 공통점은 2가지 였습니다. 하나는 저를 싫어해서입니다. (우리는 특별한 이유없이 미워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해석의 간주점프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조금씩 다른

이렇게 했더니 되더라고요.

2025-03-15T02:24:07Z

세상에 수많은 성공공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누구에게나 맞는 공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성향에 맞는 공식이 존재할 뿐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공식은 진리로 남아있겠지요. 출산을 하고 나면 대부분의 엄마들의 몸은 이전과 다릅니다. 출산을 하면서 몸에 있는 칼슘과 근육이 빠지면서 이전보다는 몸이 망가집니다. 근육이 빠지고 수유를 하다

다른 사람이 나를 나쁘다 하면,

2025-03-12T15:57:11Z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나를 나쁘다고 말하면 '그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상처받고, 곱씹고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하고, 쉽게 상처받는 성향이라 이십 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심리학에 관심이 갔습니다. 많은 책과 시간들을 통해 저를 성찰

유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