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과 존중 사이, 저작권 - 그 어딘가.

2025-05-13T08:29:07Z

이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줘! 핸드폰 첫 화면에 위치한 ChatGPT 앱을 터치하고 잘 나온 셀피사진을 올린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잠시 후 내 얼굴이 지브리풍으로 바뀌고, 그것을 SNS에 업로드한다. 몇 주 전, 단 며칠 만에 전 세계의 인구가 유행처럼 지브리풍 그림을 업로드했다. 그것을 바라보며 AI의 신기함에 감탄했다. ‘우와! 이런

편안하고 포근한 마음 - 행복의 찰나, 향을 가진 것들

2025-05-13T11:48:30Z

[이 글에 나오는 모든 제품은 어떠한 홍보 없이 저의 개인적인 구매제품임을 공지합니다.] 향에 대한 큰 관심이 없었다.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인공적인 느낌,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향이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아서 향수대신 헤어 에센스나 바디로션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는 했다. 불편한 진실을 굳이 꺼내보자면 향에 신경 쓰고 살 여유가 없었다. 다른 사

감정을 쏟아내고 다시 채우는 - 행복의 찰나, K드라마

2025-05-10T22:11:25Z

순간순간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사실 그런 순간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어린아이 같다고 느껴서, 묵혀두었던 감정을 분리수거하듯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는 순간들이 있다. 우리는 이 것을 '스트레스 해소'라고 부른다. 샤워하기, 노래하기, 음악 듣기, 운동하기, 소리 지르기, 울어버리기, 잠자기, 웃긴 영상 보기... 등 사람마다 자신만의

모든 걸 주어도 아깝지 않은 - 행복의 찰나, 아이의 생일

2025-05-11T12:07:16Z

마법처럼 아이를 낳은 후부터 내 생일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사라졌다. 생일이 되면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주인공으로 살던 내가 말이다. 사실 생일뿐만이 아니다. 모든 면에서 욕심이 사라졌고 오로지 아이들에게 양보만이 있을 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들의 생일이 번갈아 다가왔다. 생일 파티를 원하는지, 가족들과 여행을 원하는지, 또 그동안 갖고 싶었던 것

남들은 잘 보지 않는 그곳 - 내가 느낀 행복의 찰나, 천장

2025-05-11T11:33:02Z

한 공간의 분위기를 느낄 때면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본다. 바로 그곳의 '천장'이다. 평소와 다른 목의 각도로 위를 한번 바라보고, 시선을 내려가며 인테리어와 소품들을 바라본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시선이 그곳에 잠깐 머물 뿐이다. 사실 천장에 신경을 쓰지 않는 매장들도 많다. 남들의 시선이 덜 닿는 그곳에 예산을 지출해야 한다면 차라리

잔디를 두 번째로 깎던 날 - 내가 느낀 행복의 찰나

2025-05-12T04:06:18Z

한국이 봄이 되어 벚꽃을 즐길 때 즈음이면, 뉴질랜드는 바람이 차가워지고 해가 짧아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훌쩍 다가왔다. 아침, 저녁이면 코 끝이 살짝 시려지고 이불속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뒹구는 시간이 길어진다. 아이들은 2주간의 짧은 텀 브레이크를 지내는 중이다. 덕분에 모닝티와 런치박스를 안 싸도 되니 나도 이불 밖을 부지런히 나가야

감정의 굴곡 - '지킬'과 '하이드'를 오가는 롤러코스터

2025-04-12T14:37:54Z

감정의 변화를 잘 느낀다. 그 감정의 높고 낮음의 차이가 너무 커서 수시로 롤러코스터를 탄다. 나는 그 롤러코스터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린다. 특히나 낮은 순간을 지날 때는 특히 더 그렇다. 친정 엄마가 말씀하셨다. "엄마 기분 좋아야 집 안 분위기가 좋은 거야."라고. 나는 웬만하면 높음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래야 나도 기분

세계지도 위 유타레라 - #10 [마지막 회]

2025-05-03T08:49:04Z

지잉-지잉- 흡! 호흡을 멈춘 후 얼마나 참았을까, 더 이상 멈추지 못해 한꺼번에 들이마시는 숨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이마와 등은 식은땀에 젖어있었고, 심장은 귓가에 매달린 듯 큰 소리로 발버둥 치며 뛰고 있었다. ‘헉헉헉헉…. 헉헉….. 헉……’ 내가 몰아쉬는 가쁜 호흡소리가 조용한 정적을 깨고 있었다. ‘헉헉… 나… 죽은 건가?’ 도

마지막 주사 - #9

2025-04-03T14:18:04Z

복도에서 주사를 맞고 쓰러진 후, 며칠이 지나서야 깨어났는지 모르겠다. ‘내가… 나를 보다니!, 꿈…이었나? 아니야! 분명히 봤어! 분명히 나를 봤다고!’ 창 밖의 내 모습을 보던 순간이 떠올라 다시 심장이 두근거렸다. ‘죽기 전에 여기를 빠져나가야 해!’ 아픈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나가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 뭐야?!’ 손과

창 밖의 나 - #8

2025-04-01T00:50:23Z

건물 밖에서 퍼져 나오는 시끄러운 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웅성거림, 사람들의 외침, 자동차 클락션 소리에 잠에서 깼다. 조용하던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창문 밖을 확인하기 위해 복도로 나가고자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다시 복통이 시작됐지만 약 기운 때문인지 참을만했고, 정신도 차릴 겸 병실 밖으로 몇

약이 필요해! - #7

2025-04-06T20:55:29Z

어제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작은 점이 하나 생겼다. 아니, 자세히 살펴보니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다. 왼팔과 다리, 오른팔과 다리에 작고 붉은 점들이 생겼다. 내가 이 병원에 오고 나서 말이다. 아주 뜨거운 햇살을 오래 받으면 피부에 나타나는 붉은 반점처럼 작은 점들이다. 생긴 지 오래돼 보이는 점들은 어둡게 변했다. 살짝 긁어보니 딱지가 떨어지면서 피가

죽음에 관한 고찰 - 당신은 감당 가능하십니까?

2025-03-26T10:46:28Z

'태어나는 것도 힘들지만 죽는 것도 힘들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태어날 때는 기억이 없어서 알 수 없고, 죽음은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누구 하나 자세하게 본인의 경험을 얘기해 주는 경우도 없다. 그래서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미지의 세계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다. 나의 외삼촌은 멀고 먼 기억 속에 계셨다. 초등학생 이후로는 만나본

이상한 꿈 - #6

2025-03-24T12:26:20Z

‘이곳을 어떻게 빠져나가지?’ 마른침을 삼키며 주위를 살폈다. ‘복도 창문? 비상구? 천장 환풍기?’ 영화에서 볼 듯한 장면을 연상시켜 가며 무엇이든 기회가 포착되면 바로 움직여 달아나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그때, 조용한 복도 사이로 여러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발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누… 누군가 아니, 여러 명이… 나에게

저 쪽 테이블의 남자분께서... - 복숭아가 뭐라고.

2025-03-21T01:00:23Z

저녁이 됐고, 아이들이 잠들었다. 우리 부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각자의 취미생활을 하며 온전한 자유시간을 갖는다. F1 경기를 보던 남편이 불현듯 일어나 냉장고에서 두 번째 맥주를 꺼내며 묻는다. "당신 맥주 마실래?" 맥주가 먹고 싶으면 혼자 말없이 꺼내먹는 사람이다. 나에게 먹을 거냐고 묻는다는 건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라는 걸 이제는

극심한 고통 - #5

2025-03-20T14:23:29Z

‘헉!!’ 잠인지 마취인지 모를 상태에서 깨어났다. 정신이 돌아옴과 동시에 극심한 통증이 내 몸을 휘몰아 감았다. 이미 온몸은 식은땀에 젖어있었고, 생전 처음 느껴보는 듯 한 극심한 고통이었다. ‘헉… 헉,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헉헉,,, 너무… 아파…. 이 통증… 이것부터… 줄여야 돼….!’ 배 안의 장기들이 꼬이고, 근육이 쥐어짜듯

도대체 여긴 어디지?! - #4

2025-03-16T22:30:51Z

‘기억이 안 나! 도대체… 여긴 어디지?!’ 일단 병원 침대 옆 커튼을 열었다. 컴컴한 것이 밤이다. 창 밖으로는 특별한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지나다니는 차량도, 가로등도 없는 듯하다. 귀신처럼 마르고, 지저분한 내 모습만이 창문에 비친다. ‘아, 맞다. 내 가방! 내가 가져온 작은 사이즈의 캐리어 하나와 백 팩이 생각났다. 그 안에 지갑과

정신 차려야 해! - #3

2025-03-24T20:31:18Z

#3 “정신 차려야 해!” 저녁노을이 드리워질 때쯤, 유타레라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나온 공항 밖의 공기는 약간 더운 듯했지만 습하지는 않았다. 앞에는 비포장도로의 흙먼지가 휘날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수많은 소리들이 겹쳐 퍼져나가고 있었다. 낯선 듯한 풀과 흙내음이 바람을 타고 풍겨져 왔다. ‘이런 새로운 느낌… 아주 오랜만이네…’ 혼자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 #2

2025-03-10T12:28:31Z

몇 시간 전 영화관 안 불이 꺼지고 스크린이 빛을 밝힌다. 그제야 혼자 있는 것에 대한 마음이 좀 가라앉는다. 나는 팝콘을 한 움큼 입에 넣고 화면을 응시했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빗길을 걷는다.슬로모션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지만, 혼자 멈춰있는 듯한 그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 조차 모두 떠나고 그는

세상에서 사라지 듯 떠나자 - #1

2025-03-06T07:36:09Z

결정했다. ‘그래! 혼자 여행을 가보자! 정말 혼자만 있어보는 거야!’ 바닥에 말려있던 세계지도를 펼쳤다. ‘어디를 가볼까…?’ 한 참을 둘러보던 중 한 곳이 유독 눈에 띄었다. 유타레라 ‘유타레라..? 이런 나라가 있었나? ‘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 다수의 관심에서 벗어난 듯 한적한 바다 한가운데 외롭게 떠있는 이 작은 섬에 공감

멜로무비 - 뉴질랜드 여름의 끝자락에서

2025-05-08T18:17:56Z

나? 로맨틱 코미디 좋아해. 무슨 영화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답변을 들은 이들은 '액션이나 호러도 아니고 로코?! 뭐야. 시시하게.'라는 표정을 눈으로 말한다. 그래서 나는 특별히 누군가 묻지 않으면 영화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는 편이다. 나에게 로맨틱 코미디는 어릴 적 디즈니 영화에서 처럼 미소가 지어지는 예쁜 이야기이

육십사 메가헤르츠